[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 "LH사태는 4.7 서울시장 선거의 블랙홀"

2021.03.19 15:17:47

김능구 3월 들어 불과 2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민심의 변동 폭은 몇 달에 걸친 변화 이상으로 느껴집니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다시 30%대로 떨어지고, 향후 정국의 바로미터가 될 서울시장 후보들의 가상대결에서는 야권의 압승을 전망하는 조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3월 첫 주에 터져 나온 윤석열의 검찰총장직 사퇴와 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이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지, 4.7 재보선과 향후 대선 정국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될지 계속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이강윤 소장님과 함께, 여론 추이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여야 정치권에의 영향과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대선 구도에 직격탄이 된 윤석열 사퇴의 파장을 살펴보겠습니다. TBS 의뢰로 KSOI가 윤석열 사퇴 후 첫 번째로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했습니다. 사퇴 바로 다음 날 조사한 결과가 대선주자 1위 윤석열이라는 것 때문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 조사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조사의 특징과 관심을 두어야 할 대목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강윤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가 지지난주 목요일 오후 2시였고, 저희 KSOI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이틀간 조사를 진행합니다. 공교롭게 시차가 딱 들어맞았다고 볼 수 있는데, 한마디로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진 걸로 판단됩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실질적인 정치 데뷔선언이라고 읽는 게 맞겠는데, 그의 정치 참여 여부를 포함해서 과단한 그리고 예상보다 조금 앞당겨진 사퇴 선언이 일파만파를 불렀습니다. 조사가 만 하루 뒤 실시됐는데, 뉴스가 퍼져나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고, 더군다나 모든 신문 방송이 목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아침까지 메인 탑 뉴스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전파속도가 굉장히 빨랐고 국민들에게 윤 총장의 사퇴가 갖는 정치적 의미까지 전달되기에 충분했는데, 조사를 그때 시작됐던 겁니다. 사퇴 때문에 부랴부랴 조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어쨌거나 피크일 때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윤 총장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났는데, 그 전 주까지 1위 이재명 지사와 굉장히 차이가 벌어지는 2, 3위권 주자가 단번에 30%를 상향 돌파해서 32.4%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24.1%, 이낙연 후보 14.9%, 모두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내고 윤 전 총장이 1위를 한 건데, 그 일주일 뒤인 3월 2주차 조사에서도 37%를 넘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효과가 단 한 주에만 파급을 미치는 일시적 뉴스는 아니라는 것, 이제 윤석열은 정치권의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 그리고 대선에서 윤석열을 어떤 식으로든 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줬습니다. 여기에 LH 사태로 인한 정부에 대한 반감까지 윤석열과 결합되면서, 상호 상승 작용을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능구 다른 조사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이강윤 대표적인 것이 KSOI보다 하루 늦게 조사를 했고 조사기간은 더 길었던 리얼미터의 경우인데,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순서는 똑같았습니다. 지지율은 저희보다 조금 낮은 28%대였는데, 숫자보다는 순위가 같았다는 것, 윤석열이 1위로 치고 올라왔다는 것을 단기 추세로서 주목해야 될 것 같습니다.

김능구 갤럽의 3월 2주차 조사에서는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24%로, 이재명 지사하고 동률로 나왔습니다. 한 달 전 2월 1주차 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9%였는데, 무려 15%p가 상승입니다. 제가 지난주 정국진단에서도 ‘갈 곳 모르던 문재인 정권 반대 정서가 윤석열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모습이다’ 이렇게 표현했는데, 보수 야권 지지층이 급속하게 윤석열로 결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윤석열 지지가 28%에 불과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64%가 지지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는 20%에서 42%로, 중도 성향은 10%에서 30%로 상승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기대하는 사람 중에서 윤석열을 지지하는 비중이 18%에서 50%까지 올라갔습니다. 상대적으로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사람들 중 이재명 지사 지지도가 46%입니다. 그 보다 결집도가 더 크다는 것인데, 윤석열에 쏠리는 기대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또 하나의 블랙홀이 된 것이 LH사태입니다. LH사태가 정치권 전반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는데, 윤석열 지지율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LH사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이강윤 당연합니다. 일단 30% 지지율을 오르내린다는 것은 윤석열 전 총장이 현 시점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보선이 이제 3주 밖에 안 남았는데 윤석열과 LH, 두 가지 이슈 말고는 크게 잡히지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LH는 분노에 가까운 국민적 반감, 한마디로 촛불정부의 정체성과는 도저히 양립될 수 없는 허탈감까지 가져왔습니다. 부동산 문제로 인한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극에 달해있는 상태에서, 국가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상 직무상 의무를 지고 있는 LH 공사 직원들에 의해 조직적이고도 영악한 투기가 벌어진 것이고,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보선, 특히 서울시장 보선은 LH사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고 하겠는데, 윤석열 개인으로 보아도 LH사태에 대한 비판은 현 정부와 집권 여당 쪽으로 가기 때문에 손해 볼 게 전혀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겁니다.

김능구 사실 대선주자 윤석열이 부상하는 문제는 그 지속 여부를 떠나서, 야권 결집에 따른 반작용으로 여권 지지층의 결집도 끌어낼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거시적인 정치지형이 승부를 결정짓는 대선구도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탄핵 이후 변화된 여론 지형을 고려하면, 여당의 입장에서 또 한 번 해볼 수 있는 흐름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LH사태는 전혀 다릅니다. 이 소장이 잘 지적했지만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의 가장 약한 고리였습니다. 정권 초반부터 투기 세력을 잡겠다는 대증적 처방에 몰두했지만 결과는 가격 폭등과 무주택자의 불만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상 지난해 총선도 코로나 19에 대한 이른바 K-방역의 성과와 재난지원금 효과가 없었다면 여당의 압승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LH 사태는 대통령이 사과하면서 부동산 적폐 청산이라는 이야기도 내놨지만, 실제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기획 파트, 실행 파트, 감시 파트 이 모두가 ‘민나 도로보데스’ 즉 ‘모두가 도둑놈’이라는 인식을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기획하는 조직, 그리고 LH 같이 실행하는 조직, 감시를 하는 감사원, 검찰, 또 한편으로는 국회와 언론까지, 저는 이들 모두가 어우러진 카르텔이 결국 이런 부패를 낳았다고 보기 때문에 LH 사태는 조만간 수습되기 어렵다는 것이고, 아마 내년 대선까지 가도 해결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그 기득권 카르텔이 어떻게 말하면 지금 대한민국의 중심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3기 신도시를 지정한 공공개발조차도 취소하라는 여론이 있는 것입니다. 공정과 신뢰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가치를 중대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여권에서도 특검과 국회의원 전수조사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건의 파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고 일차적으로는 4·7보궐 선거에 직격탄이 될 것 같은데, 이 소장께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강윤 굉장히 많은 화두를 한꺼번에 던져주셨는데, 일단 이 이슈가 대선까지 지속될 것이냐 라는 문제는, 대선은 아직 일 년이 남았고 이 문제가 어떤 변용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분노 게이지가 유지될지 지금 말하기에는 조금 속단인 것 같습니다. LH 사태가 터져나오면서 집권 여당의 지지자들도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껴서 그들을 다시 똘똘 뭉치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 와도 상당히 중요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대선, 총선에서 건드리면 안되는 역린이 병역, 부동산, 탈세 등입니다. 이 정부 들어서 부동산의 대책 없는 폭등으로 ‘영끌’이 등장하는 판인데, LH의 탈선으로 이 지경까지 와버렸으니 분노하는 게 당연합니다. 이 정부도 물론 어처구니가 없겠지만 최종적으로 포괄적 책임을 져야하는 게 정부여당과 청와대입니다. 그래서 변창흠 장관의 첫 반응이 민심에 불을 붙인 겁니다. ‘그들이 신도시에 편입될 걸 알고서 산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직원 개개인의 일탈이다’ 이게 변창흠 장관의 일성이었습니다. 신도시로 개발되지 않을 걸 알고서도 58억원이라는 거액을 빌려서 땅을 사고 거기에 묘목을 심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촛불정부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비판을 말씀하셨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한 여당의 가장 큰 정치적 데미지가 이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이 부분 때문에 김 대표께서 내년 대선까지도 계속 갈 수 있는 이슈라고 보신 듯합니다. 정체성에 대한 비판은 그에 상응하는 어떤 조치가 있어야 넘어갈 수 있습니다. 과연 이것보다 더 큰 테제 또는 이슈가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해야 성난 민심을 다독거리면서 보완책을 내놓고, 그래서 사람들이 재발 방지에 대한 기대심리를 갖게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인데,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만큼 짐은 무거워질 겁니다. 갤럽에서 3월 2일에서 4일 조사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잘못하고 있다 74%, 잘한다 11%였습니다. 74%라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절대 다수라고 하고 도저히 뒤집어질 수 없는 수치인데, 백지 상태로 되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라는 국민적 명령으로 해석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능구 이 문제를 두고 전우용 역사학자는 야바위라고 표현합니다. 투기란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것인데, 이미 자기들이 얻을 이득을 예상하고 한 것이기 때문에 야바위라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저는 이것을 한국 현대사에서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적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차기 대선에서 후보들이 그것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그 이후 정부가 전면적으로 해결해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문제 자체를 모두 드러내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역사에 워낙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해방되고 나서 일제가 강점했던 자산을 국유화했는데, 이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온갖 특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왕실재산이 있는데, 왕조 국가에서 식민지를 거쳐 민주국가가 됐기 때문에 왕실 재산을 국가가 공유하면서 제대로 써야 했지만, 그것을 일부 불하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앞의 과정은 사실 친일파들이 주도했고, 뒤의 과정은 군사정권 하에서 주로 군대 장성들한테 불하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에도 나왔던 걸로 기억하지만, 강남개발시대에는 아예 정부가 앞장서서 강남의 요지들을 다 사들였던 것이 서류에도 나와 있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대놓고 땅투기를 한 거죠.

그런 것들이 지금까지 계속 잔존, 온존, 확대되어 왔는데, 다만 우리 사회가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모두들 금기시 해왔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엘리트라는 것은 ‘그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사람’, 이 사람들이 진짜 엘리트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정부 부처라든지 국정원이나 검찰, 경찰 등 공권력 기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입법기관인 국회, 심지어 언론까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드러내기 힘든 것입니다. 어찌 말하면 전부 다 공범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과감하게 이 문제를 제대로 드러내기만 해도,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로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될 것으로 봅니다.

이강윤 우리 현대사의 시작이 비리와 부정의 온상이었고 그 확대 재생산이었다는 것인데, 김 대표께서 짧지만 역사적으로 정리를 잘 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일단 사과를 했고, 부동산 적폐와의 싸움이 당신의 남은 임기 1년간의 주목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김 대표는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드러내고 잘 정리해 놓기만 해도, 다음 정부 사람들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정표를 만드는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해주셨습니다.

기본적으로 동의하는데, 다만 민심은 이번에 분노가 너무 컸기 때문에, 일단은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 하나이고, 두 번째는 영역을 구분해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진단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한다는 대강의 틀이라도 짜서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임기 마지막에 그리고 다음 대선의 여권후보들이 국민들을 향해서 표를 호소할 수 있는 그나마 근거가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년 대선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21대 국회의 후반부가 되겠죠. 이번에 갈무리를 잘 해놓으면 그 2년 동안 적어도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부정과 구조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그리고 역사적으로 대단히 잘못되어있던 것을 확 갈아엎을 수 있도록 부동산 문제의 틀을 다시 짜야 합니다. 한번 아팠던 곳이 또 한 번 아파지려면 역치가 높아져야 한다는 이론이 있지 않습니까. 이 문제가 계속 되풀이 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능구 지금 시대적 과제와 화두가 공정입니다. 특히 젊은층들의 공정에 대한 불만이라든지 불신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LH 문제 때문에 청년들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기성세대 전부의 책임 아니겠습니까. 저는 문재인 정부가 책임을 지는 부분은 지겠지만 아까 말한 대로 정말 마음을 비우고 기득권 카르텔을 드러낸다면, 이건 우리 현대사에서 역사적으로 정말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여권이 원치 않던 결과가 서울시장 가상대결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박영선 후보가 등장하고 컨벤션 효과로 따라갔지만, 지금은 차이가 확연한 조사결과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강윤 박영선 대 오세훈 또는 박영선 대 안철수, 누가 붙더라도 18~21%p 차이로 지는 것으로 나옵니다. 민심이 가장 화가 나있고 이 문제가 거의 피크를 향해 가고 있는 시점에 조사된 것들이기 때문에 그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 못할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격차는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보고, 디데이인 4월 7일까지 20일 정도 남았는데 과연 얼마만큼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민주당 측에서 보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들어갈 때 골든크로스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지금 벌어져 있는 격차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남은 20일 기간 동안에 이 LH 문제를 핵심으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게 마땅치 않다는데, 정부와 집권여당의 고민이 있습니다.

24번 정도의 보완책을 계속 내왔지만 효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했고, 변창흠 장관이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내놓은 게 이른바 2·4 부동산 대책이고 32만호를 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30년 전 노태우 정부 시절 시행한 분당, 일산, 산본, 평촌 등 1기 신도시 물량을 다 합쳐도 29만호 밖에 안 되는데, 이번에 내놓은 것이 32만호, 우선 물량 면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지금도 전국적으로 주택 보급율이 107%, 가구수가 100이면 집이 107채입니다. 이게 예정대로 집행된다면, 산술적으로 집값은 떨어져야 합니다. 현실화되는데 약 3~4년 걸리고 그러면 집값이 잡혀야 합니다. 그런데 막 첫 삽을 뜨려하는 즈음에 이번 LH사태가 터졌고, 이것으로 인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확 커져 버렸습니다.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를 재지정하거나, 취소 또는 보류해야 된다는 말들도 나오는데, 이건 야당에서 정치적 공세를 펴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번 사태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보류한다면, 이제 정말 부동산 관련 정책을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어집니다. 엄벌을 할 건 엄벌 하고 다 조사해서 환수할 건 하고, 국민을 조롱했던 LH 직원들 끝까지 찾아내서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국민 분노가 풀어질까 말까 하겠지만, 3기 신도시는 계속 집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최소한의 국민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지 이런 일이 터졌다고 다 무효로 하고 새로 하겠다고 하면 그 혼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겁니다.

어쨌거나 이번 선거는 LH 사태 선거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 불만이 LH 사태로 대폭발한 것이고, 윤석열 등장도 잠시 쉬어갈 정도로 모든 이슈를 다 빨아들여 버렸습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부동산과 병역은 역대 선거 최대의 역린인데 이번엔 아주 제대로 건드렸고, 만일 3기신도시 보류시에는 국민적 혼란과 비판이 더 거세져서 이 정부는 남은 1년 동안 제대로 된 정책을 펴기 힘들만큼 그로기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김능구 LH사태는 이번 서울 시장선거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아왔던 야권 단일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3자대결에서도 오차범위 안이긴 하지만 오세훈 후보가 1위 하는 그런 결과가 나오고 있고, 오세훈 지지세가 안철수를 넘어서는 조사결과도 나왔는데, 어제 TV토론이 끝나고 오늘하고 내일 조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지정문제가 막판에 영향을 좀 미치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쨌든 지금 팽팽합니다.

이강윤 아까 김능구 대표께서 시대의 화두가 공정이라고 하셨는데 정직성으로 집결되는 것이고, 2,30대 이른바 MZ세대로 넘어가면서 공정, 정의에 걸리면 누구도 살아날 수 없는 분위기인데, 그건 사회가 맞게 가고 있다고 봅니다. 그 기폭제가 됐던 게 촛불이었고 촛불 정신으로 출범한 게 이번 정부인데 거기에 불공정한 것이 나타나면 분노는 2배, 3배로 커지는 겁니다. 박근혜 정부나 이명박 정부에서 불공정한 것이 드러나면, 출범부터가 그렇고 그 당의 정체성이 원래 그런 것 아니냐는 인식이 좀 있는데, 지금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는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세훈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에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어제 TV 토론 끝내고 원래 오늘 내일 이틀 간 여론조사를 하기로 했는데, 세부적인 룰이 합의가 안돼서 아직까지 진행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여론조사 진행에 문제가 생기면 이미 ‘아름다운 단일화’ 효과는 상당히 휘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막판에 암초를 만났는데, 그럼에도 단일화는 가까스로 되기는 될 것으로 저는 예측합니다.

김능구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것은 노무현 정몽준 단일화입니다. 2002년도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 1위가 이회창 후보였기 때문에 2, 3위 후보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국민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모든 여론 조사에서 정몽준 후보에게 5%p 내지 10%p 사이에서 뒤지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에 흔쾌히 합의하고 경선에 들어갔고, 여론조사 결과가 엎어진 겁니다. 그래서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고 본선 승리까지 이어졌는데, 이번에 오세훈과 안철수 단일화에 있어서는 샅바싸움이 너무 길다는 겁니다. 특히 지금까지 안철수의 단일화는 ‘저 사람이 과연 할까’ 의심할 정도로 그 동안 국민들한테 계속 실망감을 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철수 후보가 좀 결단을 해야 하지 않느냐 봅니다. 그 결단이 손해 보는 것이라 해도 자신이 승리의 길로 갈 수 있다고, 국민을 믿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서울시민이 시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올 것이고, 시민들이 시장으로 생각한다면 어떤 조건을 받아들이더라고 결과는 같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LH사태의 칼날이 여권으로 향하는 것은 여러 분석에서 분명합니다. 그래서 재보궐 선거의 결과를 떠나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해 정부여당이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를 다독이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대안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늘 정국진단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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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은 ourcye@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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