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선 이슈] D-15 서울시장 선거…박영선 정권재창출 vs 오세훈 정권재탈환 '분수령'

2021.03.23 22:49:20

LH 여파로 인한 '정권심판론', 박영선·여권 지지율 하락 결정적 요인
보궐선거 판도 바꾼 '야권 단일화'…조직력·확장성 갖춘 오세훈 확정
국정 동력 마지노선도 뚫려…보선 결과로 文대통령 '레임덕' 갈림길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4·7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가 23일 기준으로 15일 앞에 다가왔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고 보수 야권 단일 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자 대결 구도가 구축됐다. 다음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선거는 차기 서울시장을 결정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정권 재창출이 되느냐 또는 보수 야권의 정권 재탈환이 되느냐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는 25일 공식 선거 운동을 앞두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세는 이미 야권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여파와 현 정부의 소극적인 젠더 이슈 대응의 실망감으로 여권이 수세에 몰리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권 심판론'까지 맞물리면서 야권 단일화 국면은 이미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도를 바꿨다. 

23일 여야 맞대결 대진표가 확정되자마자 오 후보는 4·7 재보선 승리를 내년 정권 교체로 가는 교두보로 규정하고, 야권 통합의 대선 승리 밑그림을 제시하면서 여권에 분노한 민심을 끌어당겼다. 반면 박 후보는 야권 단일화 성사를 깎아 내리며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실패한 시장'임을 언급하며 집중포화를 펼치는 등 반전을 노리고 있다. 

40대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 균열
4.7 보선 패할 경우 文레임덕 가속화 조짐 
文대통령 부정평가 62.2% 역대 최고
與 지지율 28.1% 현 정부 출범 후 최저

3월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LH 사태는 여권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LH 직원과 여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여권에 악재를 안겼다는 것이다. 여권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제안했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를 촉구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민심을 다독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의 지지율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4.7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위험하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지지율 하락이 이어질 경우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하면 본격적인 레임덕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YTN과 리얼미터가 지난 15~19일까지 실시해 22일 발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4.1%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3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운영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5% 밑으로 추락한 것이다. 부정평가도 62.2%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역시 28.1%로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제1야당 국민의힘 지지율은 35.5%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이 LH 사태와 관련해 연일 고강도 대처를 주문하고 대국민사과도 했지만 정부 여당에 대한 민심이 회복되지 못하는 것은 25차례에 이르는 부동산 정책 실패,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세금 폭탄 등 민생과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상황에 민심 이반이 가속화 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문 대통령 지지율은 LH사태가 발발한 3월 1주차(40.1%)를 기점으로 3주 연속 하락했다. 

민주당 서울지역 한 의원은 23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LH 문제를 불공정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의 반감이 크다"면서 "지도부가 특검과 전수조사를 빨리 진행하고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빨리 경질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지난 22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LH 사태는 공정에 대한 문제"라며 "LH 문제 하나만이었다면 수습할 수 있었겠지만, 남북 단일팀 때부터 이른바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LH 사태까지 계속 누적돼 왔다는 것이 (여권 부정적 여론 확산의) 원인"라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 여당의 책임론은 민주당을 떠받치던 콘크리트 지지층인 40대에서도 균열되는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2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3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40·50대 모두 각각 5.8%p, 4.4%p, 5.7%p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세대별로 보면 40대 지지율이 1.2p(43.5%→41.3%)를 비롯해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하락했다. 

민주당의 우군으로 꼽히던 40대가 LH 사태 여파로 지지율에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당에 가장 견고한 지지층인 4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 4월 59.2%에 달하는 지지율과 견주면 민주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 정도가 낮아진 셈이다. 

민심 악화 박영선 후보 입지 좁혀 
방송 3사 吳 47.0% vs 朴 30.4%
JTBC 吳 53.4% vs 朴 31.4%…22.0%p 격차

민심 악화는 서울시장 여권 후보로 나선 박영선 후보의 입지를 점점 더 좁히고 있다. 단일 후보 확정 전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나서도 박 후보를 앞설 것이라는 가상조사 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KBS·MBC·SBS 공동 의뢰로 3개 여론조사전문기관(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영선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각각 일대 일 가상대결을 벌일 경우 오·안 후보 모두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후보로 오 후보가 나올 경우 박 후보 30.4%, 오 후보 47.0%로 오 후보가 16.6%p 오차범위 밖 격차로 앞섰고, 안 후보의 경우도 45.9%로 29.9%인 박 후보보다 16.0%p 격차로 우위를 보였다.

비슷한 여론조사 결과는 또 있다.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같은 날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와의 맞대결에서는 '박영선 31.4% 대 오세훈 53.4%'로 조사됐고 박 후보와 안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는 '박영선 29.2% 대 안철수 55.0%'로 집계됐다. 오 후보의 경우 박 후보에게 22.0%p 격차로 앞섰고 안 후보는 박 후보에게 25.8%p 우위를 나타냈다.

이같은 여권 열세에 민주당은 서울에서는 후보 중심 선거, 부산에서는 조직 선거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 고 박원순 시장 성폭력 문제와 LH 여파에서 멀어지기 위해 서울에서는 여성 후보인 박 후보 중심의 강점을 부각하는 것이 국면 전환에 더 낫다고 보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22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서울의 경우 여당이 직접 나설 경우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박영선 후보는 여성 후보의 강점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LH이슈 등 프레임에 갇히는 것도 피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권의 위기 의식은 한동안 물밑 행보를 이어가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선거 전면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패할 경우 문 대통령 레임덕은 물론 차기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민주당 안팎에서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지금 열세라는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승기를 잡으면 레임덕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이낙연 전 대표 역시 패배 책임론에 휩싸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권력 지형도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기에 이번 보궐선거는 우리에게 절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野 '정권심판론'에 기대...단일화로 중도·보수 확보 

민심 악화로 여권은 위기를 거듭하고 있지만, 야권은 단일화로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과 중도 성향에 가까운 부동층까지 껴안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이탈했던 중도 보수층이 공정 훼손이라는 LH 민심 악화와 함께 야권으로 회귀한 것이다. 또 야권 차기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상과 중도층 인사들이 연대하면 범야권 재편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야권의 기대도 나온다. 

23일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 실무 협상 과정에서 파행을 거듭했지만, 막판 협상에서 안 후보와 '양보 배틀'을 벌이며 당 지도부가 요구한 10% 유선 조사까지 포기하는 등 진정성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부각했다. 특히 안 후보측이 요구한 100% 무선 조사를 수용한 점도 단일화 경선에서 오 후보의 승리를 굳힌 셈이 됐다.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오 후보와 안 후보의 격차는 분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각 실시한 적합도와 경쟁력 문항에서 모두 오 후보가 앞섰다. 개별 문항별로 3~4%p 이상 오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의 시정 경험과 실용적 중도 우파 성향이 앞선 나경원 예비후보와의 대결과 안 후보와의 대결에서 모두 강점으로 작용했다. 또 오 후보가 제1야당 후보라는 점에서 거대 조직력을 업은 박영선 후보와 본선 대결에서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는 분석이 있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 발표 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 후보로 단일화되는 것이 상식이라 생각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 후보가 "윤석열, 김동연, 홍정욱, 금태섭 등 유능하고 정의로우며 합리적인 중도우파 인사들을 넓게 삼고초려해 명실공히 든든한 개혁 우파 플랫폼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언급한 만큼 야권 내에서는 오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당선 시킨 뒤 중도 보수의 인사들을 결집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의 시너지 효과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일화 이후 안 후보와의 감정 대립 상태를 봉합하지 못했을 경우 향후 야권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종찬 소장은 "단일 후보 발표 이후 두 후보가 어떤 협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공동선거 운동, 선거 이후 합당 등 논의가 있어야 하고, 단일화 이후 상생적 협력이 있는지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선거 당일 투표율 오를 듯…부동층 표심 어디로? 

정치권에서는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에서 우세를 보이는 여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야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이 있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적극적인 열혈 지지층만이 투표에 나서는 것으로 보지만,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중도층까지 참여했다고 볼 수 있어서다. 부동층을 움직이는 힘은 '정권 심판론'인 셈이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현재 여론조사상 서울시장 보선 판세가 야권 후보에게 기울고 있지만, 당일 투표율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내놨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세대를 비롯한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율 교수는 "현재 상황은 야권이 유리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율"이라며 "선거 당일 투표율이 역대 보궐선거처럼 (투표율이 낮은) 30%대가 된다면 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처럼) 조직력이 강하거나 열혈 지지층이 많은 곳은 눈이오든 태풍이 불든 투표장에 간다"면서 "현재 여론조사 상에서는 야권이 유리해 보이지만, 보궐선거는 이 사람들, 소수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선거 승리를 위해) 실제 선거일에도 친문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종찬 소장은 "이번 보궐선거는 대선을 앞두고 있고, 부동산이나 젠더 문제 등 이슈도 많아 관심도가 높아 투표율이 (이전 보다는) 높을 것"이라면서 "정치 혐오가 있는 20대 투표율은 높지 않겠지만, 40대와 60대 등 세대별 투표율이 전보다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투표율이 높아지면 대결 구도가 치열해진다. 다만 이것이 어느 한 쪽 진영으로만 일방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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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oh@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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