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① 4.7 보선 지형, 전통적 세대구도 붕괴 2030세대 ‘정권심판’ 대열에  

2021.03.28 18:57:24

‘LH사태’로 불공정에 분노한 젊은층, 60대 이상과 함께 ‘문재인 정권 심판’에 동승 

[폴리뉴스 정찬 기자] 4.7 보궐선거는 차기 대선 1년 전 선거지만 미래권력이 아닌 현직 대통령이 전면에 선 ‘정권심판 프레임’이 작동하는 선거다. 1년 전 4.15 총선서 의회권력을 장악한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과 견제심리’가 최고조에 이른 선거다. 

4.7보선 심판 프레임은 4.15총선 결과에 의해 이미 규정됐다고 볼 수 있다. 총선 후 터진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 등 각종 정치현안들은 총선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경고였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수도권 집값 상승’은 문재인 정부 정책실패의 상징으로 규정됐다. 그러나 ‘부동산 프레임’이 심판선거로 이끈 근본동력은 아니다. 2030세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여권 지지에서 이탈한 것은 ‘불공정’에 대한 분노였다. ‘부동산 약자’인 젊은층이 ‘부동산 강자’인 국민의힘의 ‘부동산 프레임’에 동승한 것이 핵심동인이다.

4.7보선의 상반된 이해관계를 지닌 ‘부동산 약자’와 ‘부동산 강자’가 정권심판 정서를 공유하며 연대한 특이한 선거지형이다. 전·월세 거주자 많은 2030대 연령층은 ‘부동산 불공정’에 분노로, ‘주택’을 ‘재산증식 수단’으로 간주하는 부동산 기득권과 고령층 주택보유자들은 자산이 위협 받는다는 불안감으로 지금의 ‘부동산 프레임’이 가동된 것이다. 

또 한국사회 부동산 투기는 기득권과 투기세력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공무원, 대기업 직원, 은행원, 교직원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 직장에서 안정적 소득을 얻는 다수 ‘평범한 국민’도 가담해 있다. 부동산이 중요한 재산증식수단인 이상 이러한 사정은 불가피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과의 전쟁’이 그랬듯이 현 정부의 2.4부동산 대책은 ‘평범한 국민’의 ‘평범한 악’에 대한 대응으로 비쳐지면서 민심 이반을 더 깊게 했다.

즉 이번 선거를 ‘심판 선거’로 가도록 한 흐름을 만든 핵 젊은층의 이탈이다. 이들이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에 선거지형이 변한 것이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주창하는 정치적 가치에 동의하기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불철저한 공정가치 구현’에 대해 단속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이번 보선 국면에서 드러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창한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자신을 향하는 칼날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진보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고 ‘도덕과 정의의 가치’를 독점했을 때 이 현상은 역사적으로 반복돼왔다. 김대중 정부는 법무장관 부인의 ‘옷 로비’ 의혹으로 정권이 휘청거렸고 노무현 정부는 변양균 정책실장과 관련된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으로 난도질당했다. 

이는 ‘도덕적 가치’를 선점한 진보세력이 집권했을 때 각오해야 할 대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입시 의혹’이 정권의 ‘불공정’으로 연결된 것도 이러한 전례와 닮아 있고 박원순 전 시장 사건으로 ‘위선과 오만’에 가득 찬 정권이란 이미지를 얻게 된 것도 비슷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조국 사태’는 특수했다. 과거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물러섰던 관행과는 달리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대중이 뭉치면서 ‘대중 대 대중’ 간 전쟁으로 비화했고 그 결과 4.15총선서 여권이 승리했다. 그러나 야당 심판에 나섰던 2030세대가 총선 후 ‘공정과 정의’ 가치 속에서 여권 심판정서를 축적한 것이 여권 위기의 본질이었다.

총선 이후 여권 내에서 ‘도덕과 정의’의 가치가 망실되는 사건과 논란을 거치며 4.7보선을 앞두고 선거지형의 변화가 발생했다. ‘2040세대-60대 이상 대결, 50대 캐스팅보트’라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의 전통적 세대구도가 흔들리며 ‘2030세대와 60대 이상’이 문재인 정권 심판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4.7보선은 반문 진영의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친문 대 반문’이 격돌하는 선거다. 야권은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로 단일대오로 정비함에 따라 선거지형은 후보 간 인물·정책 경쟁보다는 ‘문 대통령 지지냐, 심판이냐’를 두고 펼쳐지게 됐다.

4.7보선 야권 우위 여론지형, 60대 이상-2030세대 ‘문재인 정권 심판’에 동승

4.7보선 선거지형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그 지표다. 이를 보면 친문은 40%선 아래로 떨어졌고 반문은 60%선 근접한다. <한국갤럽>이 3월26일 공표한 3월4주차 문 대통령 지지율은 34%로 취임 후 최저치이고 부정평가는 59%로 취임 후 최고치다. 

‘친문 대 반문’이 약 ‘4 대 6’으로 이번 보선이 ‘정권심판 선거’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 조사에서 4.7보선 의미에 대해선 ‘정권지원론 33% 대 정부견제론57%’로 견제론이 24%p 더 높고 4개 여론조사기관 NBS(전국지표조사)의 3월22~24일 조사에서도 ‘국정안정론’이 34%, ‘정권심판론’이 52%로 심판론이 안정론에 비해 18%p 높았다.

4.7 보궐선거 선거운동 돌입일인 3월25일 즈음 공표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각각 선거 초반 판세를 장악한 흐름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 전인 24일 실시한 <리얼미터> 서울시장 선거 조사를 보면 오세훈 후보가 55.0%, 박영선 후보 36.5%로 오 후보가 18.5%p 격차로 우위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연령별로 보면 40대(34.7% 대 57.9%)에서만 박 후보 우위였고 나머지 모든 연령대에서는 오 후보 우위다. 18~20대(60.1% 대 21.1%), 30대(54.8% 대 37.8%)에서의 오 후보 우위는 4.7보선이 ‘심판 선거’가 된 동력이 어디에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30.1%)과 정의당(5.0%), 열린민주당(3.7%) 지지율 합은 38.8%, 국민의힘(37.7%)과 국민의당(9.1%) 지지율 합은 46.8%로 야권 우위다. 여기에 무당층(오 60.8% 대 박 11.2%)이 오 후보 지지에 가세해 판을 기울게 하고 있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94.3%)에서는 90%대였고 국민의당 지지층(82.7%)에서는 80%대였다. 박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88.2%)과 열린민주당 지지층(88.8%)에서 80%대,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50% 수준이었다. 지지층 결집력도 야권이 더 강하다. 

<알앤써치>가 오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 막판 시점인 지난 20~21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40.5% 지지율로 박 후보 30.0%에 비해 10.5%p 앞섰다. 이 조사는 ‘오-안 경쟁’ 국면 조사이기에 양자대결에서는 오 후보 지지율이 다소 낮게 조사된 것으로 보인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보면 KBS·MBC·SBS 공동 의뢰로 3개 여론조사기관(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이 3월20~21일 실시한 조사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38.5%로  26.7%를 얻은 김영춘 민주당 후보에 11.8%p 앞섰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선거운동이 시작된 국면에서 야당 우위의 선거지형이 확연하다. 역대 선거를 돌아볼 때 약 2주 동안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두 자릿수의 지지율 격차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동원력에서도 여권보다는 야권이 더 강해 보이는 상황이다.

서울시 구청장과 시의회, 구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조직 동원력이 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영향력은 미지수다. 조직선거가 돼 투표율이 50%선 이하로 저조할 경우 20~40대 연령층에서의 투표 포기가 더 많을 개연성이 커 박영선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다.

다만 집권세력을 향했던 성난 ‘부동산 민심’이 오세훈 후보 내곡동 땅 의혹과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의혹 등으로 옮겨 탈지 여부는 변수다. 또 오 후보나 박 후보 모두 ‘공정’을 담보한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하기보다는 ‘과거 기득권’의 이미지 때문에 심판의 장에 나선 2030세대의 정치적 욕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선거운동 기간 중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전통적인 여권 지지층이 ‘과거회귀’에 대한 위기감으로 결집할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는 박영선 후보가 여권 지지에서 돌아선 2030세대를 다시 돌려세울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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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jc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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