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사흘 앞두고 강북 텃밭 찾은 박영선 "선거 뒤집히고 있어"
"시민들 반응 하루하루 달라져…2030 갈등하는 분들 많아"
서울시민 인터뷰 "오세훈 다시 서울시장 나오는 것 잘못된 행동"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 마지막 주말인 4일 노원구를 방문 총 유세에 나섰다. <사진=김유경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 마지막 주말인 4일 노원구를 방문 총 유세에 나섰다. <사진=김유경 기자> 

[폴리뉴스 오수진·김유경·신미정·홍석희 기자] "노원에 오니까 승리가 보입니다. 저는 오늘 부활절을 맞아서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진심이 거짓에 승리하는 서울을 만들어 달라고"

서울 노원역 사거리와 쌍문역 일대가 파란색 물결로 넘쳤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4일 선거 유세 마지막 주말을 맞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노원구 일대를 총력 유세 장소로 정하고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강북에서 세를 확장하고,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노원구 첫 유세 장소인 롯데백화점 앞 선거 유세 차량 주변에는 박 후보가 모습을 보이기 전부터 엄지 손가락을 높이 들며 '1번 박영선'의 승리를 외치는 지지자들과 노원구민들이 몰려 들었다. 이날 현장은 박 후보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이 민주당 당색을 상징하는 파란색 풍선을 들고 모이면서 거리 일부가 통제되기도 했다. 경찰 추산 400~500명, 민주당 선거 캠프 추산 1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지도부도 한자리에 모였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노원구 지역 의원인 우원식, 고용진, 김성환 의원과 김종민 의원, 박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시민들에게 '박영선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 유세 현장에 함께 있던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을 언급하며 "제가 가는 곳마다 장애인 연대 부모님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장애인을 차별하고 아이들 밥그릇과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는 사회를 원하시느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또 오 후보의 용산참사 발언을 지적하며 "(오 후보의) 용산참사 발언에서 서울시민들이 과거의 오세훈 서울시장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임차인의 폭력적 저항이 (용산참사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다시 뽑는다면 우리의 재건축‧재개발을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 곳을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킬 것을 고민해야 하는데, (오 후보의) 뉴타운식 재개발은 원주민 정착율이 20% 정도뿐인 과거형 재개발이다"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도 겨냥해 "지금 생태탕집 주인과 아들의 증언이 나오고 처남이 내곡동에 없었다는 사진이 나온 다음부터 오 후보가 말을 안 한다"며 "시민들은 '그래 맞아. 거짓말을 하는 후보를 시장으로 만들 순 없지. 우리가 그 정도의 시민은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깨어있는 시민(깨시민)들이 한 분씩 두 분씩 깨어나고 있다"고 했다.

역대 재보궐선거 가운데 최고를 기록한 사전투표율도 언급했다. 박 후보는 "사상 최고 보궐선거 투표율이었다. 승리가 눈 앞"이라며 "박영선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 투표하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노원구 유세 직후 기자들을 만나 밑바닥 민심이 변화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명함을 나눠드리면 10명 중 3명 정도가 사전 투표를 했고 1번을 찍었다고 한다"며 "이번 선거가 뒤집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반응이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빛 둥둥섬을 찾은 오 후보를 향해서는 "세빛둥둥섬이 자본잠식 상태"라며 "다시 빚더미 서울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李 “吳는 10년 전 실패한 시장…朴이 감성과 능력 갖춘 적임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신미정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신미정 기자>

이날 집중 유세에 함께한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오 후보에 대한 공격적인 연설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그는 오 후보가 지난 2011년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사퇴했던 것을 언급하며 "제가 (전라남도) 지사로 일할 적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아이들과 같이 밥을 먹었는데, 한 명의 아이도 예외 없이 학교 밥이 맛있다고 말했다"며 "학교에는 영양사가 있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 및 칼로리를 계산해서 식단을 짠다”고 무상급식의 효용에 대해 역설했다. 이어 유치원생 7만 5000명에 대한 무상급식을 제안한 박 후보를 추켜 세웠다.

이 위원장은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세워진 건축물에 대한 지적도 했다. 그는 "서울시내 있는 최악의 건축물 5개 가운데 3개가 오 후보의 서울시장 시절에 세워진 것"이라며 "쓰나미가 건물을 몰아치는 형상인 서울시청과 뭐하는 곳인지 알지도 모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세빛둥둥섬이 그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 광풍이 불고 부동산 값이 춤추고, 턱없는 건축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면 저희는 사양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에 대한 칭찬으로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박영선 후보는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며 “어려운 분들에 공감할 줄 아는 동시에 일 할 때는 무서울 정도로 냉철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따뜻하고 공감을 잘하는 분이 일할 때만큼은 무섭다”며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역임하던 시절 이루어낸 성과들을 언급했다. 그는 “(박 후보의 재임 기간에) 중소기업 수출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천 억 달러를 돌파했고, 두 번째로는 수출 중심 국가인 대한민국의 수출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로 가장 높아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자 앞에서 공감하고 함께 울어주고, 해야 할 일은 똑부러지게 매섭게 해내는 사람을 원한다면 당연히 선택은 박영선”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시민 인터뷰 "오세훈 당을 떠나서 이미 실패한 사람"

4일 열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를 보러 나온 노원구 쌍문역 주변 지지자들과 시민들 모습. <사진= 오수진 기자>   
▲ 4일 열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를 보러 나온 노원구 쌍문역 주변 지지자들과 시민들 모습. <사진= 오수진 기자>   

이날 <폴리뉴스>와 만난 서울시민들은 박 후보가 오 후보보다 전임 시장의 시정을 더 잘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미 한차례 서울시장 직을 내려놓았던 오 후보가 다시 시장으로 나서는 것에 비판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현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정모 씨는 "박 후보를 앵커 시절 때부터 좋아했다"며 "오 후보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은 투표로 당선된건데 스스로 직을 버렸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직이라면 모를까, 다시 서울시장으로 나오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떠나서 이미 실패한 사람"이라며 오 후보를 비판했다. 

이전부터 박 후보를 지지해왔다는 80대 노원구 주민 이태인 씨는 "(박 후보는) 일 잘하는 후보이고 법사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지냈다. 4선까지 한 인물"이라면서 "이번에 꼭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지도자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는데 오세훈 후보는 거짓말을 많이 했다. 잘못했다고 말해야 하는 부분에서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 한게 더 큰 문제"라면서 "그런 사람은 정치인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유광석(58)씨는 "박 후보는 박원순 시장의 개혁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책이 왔다갔다 바뀌지 않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는 것과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간 의견 조율, 이 부분을 제일 중요하게 본다"며 박 후보를 지지했다. 

노원구에 사는 30대 남성 김모 씨는 "(박영선 후보는) 평상시에 좋아하는 후보는 아니였다"면서도 "박영선 후보 자체가 유능하다. 워낙 오세훈 후보가 싫어서 지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에게 어떤 정치를 기대하냐는 질문에 김씨는 "코로나19 방역을 잘 대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후보가 당선되면 이상한 단체들이 서울시에서 집회를 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박 후보가 당선되면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봉사' 명찰을 단 채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있던 노원구 월계동 주민 김인국(45)씨는 "가리봉동 교회에서 짜장면 봉사를 하면서 박 후보를 알게 됐는데 정치인 중에 '초짜' 같은, 연출된 것 없는 즉흥적인 순수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부활절이었던 만큼 박 후보는 이날 노원구 유세에 앞서 종교계 표심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첫 일정으로 구로구의 한 교회를 찾아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박 후보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의 부활절 미사와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기독교 연합예배에도 잇달아 참석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심이 거짓을 이길 수 있는 세상 만들어 주옵소서"라며 "부활은 거짓과 불신에 대한 정직과 진심의 승리, 믿음의 승리입니다. 서울시민 모두가 큰 소망 이루는 부활절 되시기를 기도하며 박영선이 진심과 정직과 믿음으로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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