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 설립…기존 투쟁 노선 아닌 상생 대화로

2021.04.12 17:57:44

2일 사무직 노조 설립신고서 제출, 7일 설립 신고증 교부
기본급 동결 및 생산직과의 차별 대우 등으로 사무직 불만 폭발
“회사와 대립각만 세우지 않고 상생의 길 모색하겠다”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가 지난 7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아 노조 설립 절차를 마무리했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투쟁 위주인 기존 생산직 노조와 다르게 회사와 상생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전체 근로자 5000여 명 중 사무직은 1500여 명에 달한다. 임직원의 30% 정도를 차지하지만 4년 연속 기본급 동결, 연차수당 미지급 등으로 불만이 쌓인 상태다. 그러다 최근 생산직과 사무직을 차별적으로 대우했다는 논란이 터지며 별도의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번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동조합 결성을 지원한 손보영 대상노무법인 선임 공인노무사는 폴리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존의 노조가 생산직 위주 노조라서 사무직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라며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부분이 분명 있어서 사무직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창구를 만들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에 ‘생산·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격려금 100만원 지급’, ‘통상임금 소송 해결’ 등을 합의했다. 그러나 격려금이 생산직에게만 지급되며 사무직 근로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카카오톡 익명채팅방과 네이버 밴드에 200~300여 명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직 노조는 생산직과의 차별적 대우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 실적에도 불만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작년 별도 기준으로 40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및 미국 소재 법인의 적자가 누적돼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한 탓이다. 두 법인뿐만 아니라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한 곳이 있을 정도로 해외 종속사의 경영 성과가 부진했다.

김한엽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동조합' 네이버 밴드를 통해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 목적 중 하나는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판단해 최소한의 경영에 참여하려는 것”이라며 “10년간 회사가 어렵다고 (임금협상 과정에서) 인내했지만 매출액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더이상 경영을 잘못하여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을 방관하고 우리가 대가를 치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사무직 노조는 기존 생산직 노조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네이버 밴드 입장문에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은 우리 모두 공유하고 있으며 노조 설립이 우리나 사측 모두에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라며 "사무직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당분간은 양대 노총 산하에 속하지 않은 채 독립적으로 사측과 교섭할 계획이다. 손보영 공인노무사는 “기업의 목소리는 기업에 속한 노동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현실성 떨어지는 교섭을 원치 않기에 현재 단계에서는 (양대 노총에) 가입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향후 기술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면 가입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사무직 노조 설립에 대하여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석희 hong901001@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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