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패권, 국가 경쟁의 가장 중요한 척도"
"과학기술인, 자긍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 만들고자"

지난 12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대변혁시대’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한 순간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영식 의원실>
▲ 지난 12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대변혁시대’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한 순간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영식 의원실>

 

[폴리뉴스 대담 전규열 정치경제국장, 정리 김유경 기자] “꿈을 꾸어봤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예속이 돼 상납을 하며 살아왔던 과거가 있었다. 그러나 과학기술강국이 되면 중국이나 미국 어느 쪽도 두렵지 않도록 대한민국만의 독립성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

지난 12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초선‧경북 구미시을)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일본과 지난해 기술표준 때문에 싸웠고 미국과 중국이 기술패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며 “예전에는 총칼을 들었지만 지금은 싸우는 방식이 달라져, 기술 패권이 국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제가 공학도로 살아오면서, 이공계가 500만이 넘는다고 하는데 사회적 지위나 핵심적 부분에 공학도가 없어 가슴에 좀 그런 게 있다”면서 “원론적 얘기지만 과학기술인이 자긍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대변혁시대’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한 순간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기능과 권한을 확대하는 ‘미래산업발전촉진기본법’을 발의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정부가 만들어놨지만, 정작 그분들은 지금으로선 미래 터전을 제대로 논의할 수가 없고 사실상 자문역할만 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를 분명히 하고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도록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와 같이 규제를 일시적으로 풀 수 있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보다 더 속도감 있게 대응해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내놓았다.

또 2005년 법제화된 국가 연구개발(R&D) 성과평가 제도를 전면 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연구개발 방식이 과거에는 추격형(패스트팔로워)이었다면 최근에는 선도형(퍼스트무버)으로 바뀌었다. 즉 미지의 영역을 연구하는 데 있어 기존 연구 평가 방식은 유효하지 않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데, 자신의 연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연구자가 성과 평가와 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하고자 했다.

-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이 편향적이란 논란이 있어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알고리즘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어떤 의도를 갖고 하느냐가 담겨 있는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짤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밀 노출을 꺼린다. 이익이 되는 부분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가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들지만 감시망을 좁혀가야만 기업들이 대놓고 하진 않을 것이다. 뉴스 서비스를 언론으로 간주하고 그에 준하는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알고리즘의 편향성은 AI 설계자와 데이터베이스의 구성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기술적 분석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책임지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 온라인플랫폼 규제 권한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갈등이 번지고 있다.

온라인플랫폼 규제법은 플랫폼 기업에 정보와 부가 쏠림에 따라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올라온 법안인데, 정부 부처간 규제 강화 경쟁이 반시장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하기보다는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규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벤처 스타트업에 더 강하게 적용된다. 굳이 따지자면 방통위 법안이 차악이라고 보는데, 규제 수위가 낮고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게 담겨있다. 공정위는 주로 현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 시장 활성화보다 지배를 위한 하나의 툴로써 사용한다. 공정위 규제가 도입되면 향후 인터넷 규제의 갈라파고스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전규열 정치경제 국장(좌)이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영식 의원(우)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영식 의원실>
▲ 전규열 정치경제 국장(좌)이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영식 의원(우)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영식 의원실>

 

- 과방위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다 최근 구글이 결제 수수료를 일부 인하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어떻게 보나.

수수료율 인하와 결제수단 강제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수수료율은 시장경제 차원에서 사업자가 자율로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플랫폼을 선점한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결제까지도 다 하려는 것은 공정 경쟁을 방해하는 반시장적 행위다. 결제수단 독점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며 4월쯤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 FTA 조항이나 미국과의 외교적 관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탈원전‧북원전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원자력은 탄소가 가장 적게 발생하는 에너지원이며 경제적으로도 가장 효율적이다. 전세계가 원자력을 탄소중립 핵심으로 인정하는데 정부는 이에 역행한다. 신한울 3‧4호기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줄곧 포함돼있었고 2017년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현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됐다. 지금까지 대형 원전사태를 보고 불안감이 있었는데 SMR(소형모듈원자로)의 경우 빠르고 안전해 미래지향적이다. 정책을 결정할 때 정부 입김을 배제하고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전력정책심의위를 중립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탈원전을 단순히 환경이나 안보로 인해 추진하기보다는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등 다른 요인이 있다고 판단한다.

- 분리공시제와 단통법 등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제도는 무엇인가?

가계통신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단말기대금이라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 분리공시제는 하책이다. 단말보조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는 애플을 제외하면 사실상 분리공시제는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한다. 그런데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해 사실상 삼성 독점 상황인데, 분리공시제를 실시하면 삼성 역시 단말보조금 배포를 중시할 것으로 예측돼 오히려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알뜰폰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소비자들이 외면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요금에 서비스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 4월 국회에서 알뜰폰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도록 나서겠다.

- 금오공대 총장을 마치고 학부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인문학과 철학은 삶의 시작이자 국가의 방향이기도 하며, 과학기술은 마무리라고 생각한다. 전공 분야에 주력하다 보면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는데 개발을 해놓고 판매를 창출하고 이익이 오가는 부분을 활용해야 한다. 공학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철학적 사고를 갖고 크게 보라는 말을 한다.

김영식 의원은 1959년생으로 영남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아이오와 대학교 기계공학 석사,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원자력연구소를 거쳐 금오공과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에 임용되었으며 금오공과대학교 총장, 창업진흥원 초대이사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아시아창업보육협회 AABI 회장, 지역중심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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