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물가 8.2% 급등
한파 등 이상기후와 AI, 국제 곡물가 상승 영향

올해 1분기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이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농수산물 코너의 모습. <사진=김미현 기자>
▲ 올해 1분기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이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농수산물 코너의 모습. <사진=김미현 기자>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올해 1분기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이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달리 32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

26일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급등했다. 이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 집계가 완료된 OECD 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OECD 32개국의 평균 식품물가 상승률은 1.4%를 기록했다.

한국의 식품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분기 1.7%(25위), 2분기 2.5%(27위)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낮은 수준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3분기 6.4%로 크게 뛰어오른 뒤, 4분기 7%대를 찍으면서 4위로 올라 앉았다.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칠레가 6.5%, 아이슬란드가 6.4%, 콜롬비아가 4.8%로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 

1분기 식품물가 상승률이 이렇게 오른 것은 지난해 겨울 한파와 폭설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신선식품의 출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식품물가는 농·축·수산물과 공장에서 만드는 가공식품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안정적인 가공식품보다 등락이 큰 농·축·수산물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농축수산물의 상승률은 올 1월 10.0%, 2월 16.2%, 3월 13.7%로 연속 높았다. 세부품목별로 보면 1분기 파 가격이 1년 전보다 191.6% 뛰어올랐으며 양파가 54.9%, 사과가 52.0%로 급등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달걀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32.1%나 올랐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계속된 109건의 AI로 산란계(달걀을 낳을 수 있는 닭)의 22.6%가량에 해당하는 1671만수가 살처분된 여파다.

잇따른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공식품 가격 상승도 상승률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제 곡물은 식품의 주된 원료이기 때문에 국제 곡물 수입 가격이 오르는 것은 국내 식품 물가를 끌어 올린다.

국제곡물 가격은 주요 수출국의 작황 부진과 중국의 사료 곡물 수입 확대, 미국 곡물 재고 감소 등으로 계속해 오르고 있다.

2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식용 곡물 수입단가는 t당 밀 282달러로 전월보다 1.7%, 옥수수는 265달러로 1.3%, 채유용 콩은 499달러로 1.6% 올랐다. 같은 기간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는 t당 밀 267달러, 옥수수 247달러, 대두박 440달러로, 각 5.8%, 5.9%, 5.7%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선제적인 물가 안정 차원에서 국제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업계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사료 및 식품·외식 업계 원료구매자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4월 수입 물량을  2500만개에서 4000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산란계 수가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6월까지 수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역대 긴 장마와 겨울 한파로 작황이 부진했는데다 AI로 인한 가금류 살처분, 국제곡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식품물가 상승률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걀 가격이 현재 내려가고 있고, 대파도 조생종 출하로 가격이 점차 안정되고 있는 추세라, 농축수산물 가격도 점점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지난해 4월과 5월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대를 기록해 기저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처럼 식품물가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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