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과 함께 합병 의혹 해소
자사주 소각은 자본 시장의 모범 사례

SK텔레콤이 자사주 869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연내 인적 분할 추진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사진 = 연합뉴스>
▲ SK텔레콤이 자사주 869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연내 인적 분할 추진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사진 = 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상원 기자] SK텔레콤이 약 2조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869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2017년 삼성전자의 사례(약 49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이번에 소각되는 자사주는 SKT 총 발행주식 중 10.8%이며 보유한 자사주 대부분에 해당한다. 이번 결정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일각의 의혹을 해소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거래되는 주식 수가 줄어, 주주들이 보유한 기존 주식의 가치는 상승한다. 이에 따라 SKT는 지난달 14일 인적 분할 연내 추진 방침을 발표한 전후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당시 인적 분할 방안을 발표하며 “기업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결정을 통해 SK가 그룹을 분할해 신설 투자전문회사를 합병하고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만들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SKT는 인적 분할 방침을 발표하면서 신설회사와 SK의 합병 계획이 없다고 명시했음에도 일부에선 꾸준히 합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SK가 아닌 중간지주사 하에 두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설회사 합병이 시작된다면, 신설회사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존재했다. 그러나 SKT의 이번 조치를 통해 이 우려는 불식됐다.

아울러 재계 관계자는 "SKT가 선제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한 것은 글로벌 자본시장의 모범사례"라며 "세계가 한국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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