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방해’와 ‘태양반사광 침해로 인한 생활방해’는 큰 차이"

3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신모씨 등 주민들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네이버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진=네이버 사옥>
▲ 3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신모씨 등 주민들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네이버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진=네이버 사옥>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네이버 사옥 통유리 외벽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한 인근 주민들의 소송에서 네이버 측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신모씨 등 주민들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네이버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1년 신 씨 등 주민들은 외벽 전체가 통유리로 된 네이버 본사 사옥에서 반사되는 태양광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태양광 차단시설 설치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에 대한 배상도 함께 청구했다.

앞서 1심은 “네이버 본사 건물에 태양반사광을 줄이는 시설을 설치하고, 정신적 손해배상금을 한 세대당 1000만원씩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이어 “네이버 본사 사옥이 공법상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고 중심 상업 지역에 존재한다고 해도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아파트 주민들의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주거에 대한 소유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심에서 주민들의 피해가 ‘참을 한도’를 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네이버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실내 일부가 특별히 밝아져 정신적‧감정적으로 불쾌할 수 있지만 반사광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감정인의 의견”이라며 “다소 불편할 수 있어도 반사광이 들어오는 시간은 1~3시간으로 커텐 등으로 차단할 수 있고 일조권 침해에 해당하는 4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손해배상 및 방지청구를 기각한 부분이 다시 판단되도록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일조방해’와 ‘태양반사광 침해로 인한 생활방해’는 ‘피해의 성질과 내용’의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생활방해의 참을 한도는 일조방해의 판단 기준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를 시력 저하 등 건강상 피해와 주거 내에서 독서나 바느질 등 시각 작업 등의 방해로 좁게 판단한 것은 법리 오해와 심리 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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