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제일은행, 중소기업 4% 미만 저금리 대출 96.8%, 98.1%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대한 고려 없어

<사진=씨티은행, SC제일은행> 
▲ <사진=씨티은행, SC제일은행> 

 

[폴리뉴스 신미정 기자]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춰 기업 금융 비중을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요구한 비우량 기업에 대한 정책적 자금 지원에는 소극적인 태도다.

4일 전국은행합회에 따르면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올해 2~4월 동안 취급한 중소기업 대출 중 4% 미만 저금리 대출 비중은 각각 96.8%, 98.1%에 달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비중은 각각 88.5%, 84.6%였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의 비중은 각각 94.7%, 94.4%, 90.5%로 모두 90% 이상으나 외국계 은행보다는 낮은 수치다.

은행권의 우량 중소기업 유치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바젤Ⅲ 도입에 있다. 바젤Ⅲ는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금독위원회(BCBS)가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위기 시에도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고안한 은행 규제법이다.

핵심은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 위험 가중치를 100%에서 85%로 낮추고, 기업대출 가운데 무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부도시 손실률(LGD)을 각각 45%→40%, 35%→20%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이에 신용위험이 큰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을 늘리는 것이 BIS자기자본 비율을 포함해 은행 자본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유리해졌다.

금융당국은 바젤Ⅲ를 2022년에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빠른 위기 극복을 위해 중소기업대출 비중 확대를 내걸고 실행 시기를 2020년 중순으로 앞당겼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의도와 달리 외국계 은행들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은행 이익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특히 씨티은행의 경우 소비자 금융 매각을 앞두고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유치로 기업규모를 불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야 함에도 (은행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위험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그만큼 우량 중소 기업에 대해서 은행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 1.5% 초저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이차보전 대출을 도입한 바 있다. 14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시행했으나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대출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에 할당한 이차보전 지원액을 각각 25억원→3억원, 33억원→5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남는 50억원은  KB국민 · 신한 · 하나 · 우리 · NH농협은행에 10억원씩 재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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