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6월 23일 "이준석 현장·세대교체 현상 민심 속 여야 잠룡 본격 출마선언"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다음은 좌담회(2)-2. 범여권편 전문 이다.]

김능구 : 여권은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한다. 송영길 당 대표는, 흥행을 위한 경선으로 가기 위해서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경선 연기파들에 대해서, 상당한 사유가 못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이재명과 반이재명 구도가 불거졌다.

차재원 : 내일 결론은 경선연기 불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이재명 지사가 승리하는 모양새가 되는데, 저는 이재명 지사가 전투에는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사실 명분을 떠나서 이재명 쪽에서도 경선 두 달 연기한다고 판세가 바뀌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1등으로 독주하고 있지만 완전한 이재명 대망론까지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당내 선거라는 특성상 여기서 정치적인 포용을 보였으면 어땠을까. 본인이 통크게 양보하면 전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고, 경선 자체에서 더 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면서 이재명 독주세를 대망론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스스로 찬 것이 아닐까 싶다는 거다. 경선이 예정대로 9월에 치러지는 것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그 정치적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거다. 대표적인 것이 친문과의 갈등인데, 기억하시겠지만 2018년도 경기도지사 선거 때 법정소송까지 갈 정도로 치열했는데, 그 정치적 앙금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본인이 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본선에서 힘을 결집하는데 제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경선연기론은 이재명 쪽에서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껴안을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황장수 : 저는 청와대에서 경선 연기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는데, 경선 연기가 결정되면 사실상 이재명이 대선 후보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좀 있다. 경선 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를 제거하거나, 이재명으로 상징되는 대선 자체를 없애는 개헌 등이 그 배경이지 않나 본다는 거다. 두 달 연기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고 가면 갈수록 대세론이 더 강해질 거다. 그래서 두 달 연기는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건데, 최근에 보면 부동산 관련한 권익위 조사로 출당권고한 12명, 안 나가고 있지만 그 사람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굉장히 적극적이라고 한다. 예사롭지 않은 부분인데, 제가 볼 때 경선 연기 논란 이후 여권 내부에 조만간 사단이 좀 날 거라고 본다.

김능구 : 홍형식 소장님, 경선에 대해 여론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홍형식 : 사실 국민들이 판단하기가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일단 당헌 당규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찬반 식으로 물으면 연기하는 것보다 그대로 하는 것이 높게 나올 거다. 찬반 주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 서로가 충분히 정보를 공유한다면 거기에 대한 찬반 비율도 달라질 수가 있을텐데, 어제 여론조사 나온 걸 보니까 예정대로 하자는 의견이 높은 걸로 알고 있다.

김능구 : 이낙연 후보는 전체 대선 주자 1위로 쭉 있다가 작년 말부터 흔들렸다. 올해 들어오면서 여권 2위로 내려 앉았는데 최근에는 조금 지지세가 회복하고 있다. 또 자신감도 상당히 있어 보이더라.

차재원 : 이낙연, 정세균 후보 두 사람을 엮어서 보고 싶은데, 저는 사실 이낙연 후보가 반등할 가능성은 사실 좀 어렵지 않나, 경선을 연기한다 해도 힘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낙연 전 대표가 합리적인 면모가 있지만 이것이 유권자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선후보로서 이낙연, 정세균의 결정적인 약점이라고 한다면, 당내 경선뿐만 아니라 본선에 가서도 문제될 것이 현재 권력인 문 대통령하고의 차별성이 드러나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권력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버틸만한 다른 역대 정부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그 지지율을 갖고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드러나지 않는 후보라는 거고, 제 2의 문재인처럼 보이는 후보라고 한다면 사실 그런 측면에서 매력적인 상품은 아니라는 거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지난 1월 박근혜, 이명박에 대한 사면론을 이야기했다가 결국은 본인이 판단 잘못했다고 꼬리를 내렸었다. 이런 부분들은 대권 주자로서 결정적인 하나의 패착을 둔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사면론 자체는 내가 주장한 게 맞는데, 예를 들어 현재 당원들이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면 당원을 설득해서 여론을 끌어가는 것이 대권 주자의 모습인데, 뭔가 친문에게 좀 영합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비친다는 거다. 그리고 정세균 전 총리 같은 경우도, 본인은 그런 의미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장유유서 발언 자체가 이준석 현상과 맞물리면서 일종의 꼰대처럼 비친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만회하기 위해서 힙합바지 입고, 가죽 모자 쓰고 여러 가지 정치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너무 가식적이라는 거다. 전체적으로 사실 이낙연, 정세균은 반등을 하기가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최근에 출마한 추미애가 어떤 조사에서는 3위, 4위까지도 나오더라. 본인이 꿩 잡는 매, 강력한 윤석열 공격수가 되겠다고 하는데, 오히려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황장수 : 추미애는 조국 문제를 가지고 일정하게 대깨문 지지가 형성돼 있다고 보는데, 이번에 의아하게 생각했던 건 경선연기 문제와 관련해서 연기를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편에 섰다. 추미애가 당 대표까지 했던 백전노장인데, 그 성격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이 국면에서 이재명 쪽에 줄을 선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가. 본인이 대선에 당선될 거라고 출마하진 않았고 가다가 기회를 보려는 것인데, 추미애가 대깨문의 지지를 받으면서 줄은 이재명 편에 선 것이라면 조금은 서로 모순이 있다. 그래서 제가 볼 때 추미애의 지지는 유지되기 어려워서 큰 변수가 안 될 것 같다.

김능구 : 현재대로 확정을 하면 예비 경선 과정을 거쳐서 여섯 분이 민주당 본 경선에 나서게 된다. 김두관, 이광재, 최문순, 양승조, 박용진 이런 분들이 그 가운데 마지막 1~2 자리를 경합하지 않겠나 싶은데, 이분들에 대한 지지도는 다들 1% 내외에 있는 것 같다. 당원과 국민여론조사는 5:5의 비중으로 반영된다고 한다.

홍형식 : 당원경선 여론조사는 발표된 것이 없어서, 국민여론조사를 갖고 봐야한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 당심하고 민심이 따로 노는 것보다도 당심이 민심 쪽으로 달려가는, 결국은 민심이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민의힘과는 좀 다른 것 같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을 보면 민심하고는 별개로 자기네들의 주관적 판단이 명확해서 과연 당심과 민심이 같이 갈지는 판단을 못 하겠다. 최근 국민여론조사로 나오는 결과를 보면 순위가 어느 정도 명확하게 나온다. 국민여론조사를 전체로 볼 수 있는 순위가 있는데, 아마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층만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할 거다. 그렇게 제한해서 하면 국민여론조사보다도 특정 후보들한테로 지지율이 더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현재 국민여론조사를 전체로 보면 예를 들어서 한 자리를 놓고서 한 네 후보가 경쟁을 하는 구도인데,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층만 놓고 본다면 한 4명 정도까지가 안정권인 것 같고 나머지 5명이 2자리를 놓고서 경쟁을 해야 되는 구도다.

차재원 : 저는 이번에 박용진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한다. 박용진이 이준석 바람과 함께 깜짝 상승을 했다. 그런데 지금 여당의 대선 경선 자체가 결선 투표제다. 그러니까 만약 박용진이 2위를 할 경우에는 상황 자체가 상당히 복잡미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아까 이야기한대로 이낙연, 정세균 두 사람이 친문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라고 했는데, 이 두 사람이 2위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 만약 두 사람이 힘을 받지 못하고 추미애까지 힘을 받지 못해서, 경선 과정에서 박용진이 2위 그룹으로 뛰어 오르는 순간에는 저는 2002년도 노풍과 같은 바람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때 친문들이 과연 박용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인식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만약 ‘좋아, 이재명보다는 그래도 박용진이 낫지’ 이렇게 해서 2위로 결선 투표로 갈 경우에는, 결선 투표의 양상 자체가 상당히 불투명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박용진 후보가 얼마만큼 2위 그룹 안으로까지 빨리 치고들어갈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나름대로 박용진은 국회의원이 되고 난 뒤에 분명한 박용진 정치를 보여주었다. 나름대로 일관성과 원칙을 가지고 있고, 예를 들면 삼성 저격수를 넘어서 유치원 3법 같은 경우는 사실 어느 정치인도 감히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이런 부분들이 조명을 받기 시작하면, 그리고 이준석 바람과 맞물리면서 소위 젊은 사람들의 바람만 타면, 저는 박용진이 2위를 하는 순간, 그리고 그 때 친문의 생각이 결합되면, 상당히 무시하지 경우의 수가 되리란 생각이 든다.

김능구 : 그동안 대통령 선거도 그렇고, 각 당 대통령 경선에서도 줄기차게 제안해온 개혁과제가 결선투표제인데, 대선에는 아직 채택이 안 됐지만 민주당에서는 결선투표제를 채택했다.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고 있는데, 이번 경선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1위 후보가 50%를 넘지 못할 때는 1, 2위 후보로 결선 투표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번에 박용진 후보는 일찍부터 경선연기 반대의 입장에 섰는데, 일관성을 보여주는 효과는 있지만, 결선 투표를 고려하면 또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예비경선이 끝나고 본 경선에 들어간다면 아마 합종연횡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인데, 정책 연대나 세력 연대 등 우리 경선에서 보지 못했던 움직임들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데스게임, 데스매치, 예를 들면 한 사람씩 탈락하는 오픈 프라이머리같은 모습과 결선투표제가 결합된다면 나름대로 역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 내일 민주당은 대선경선기획단이 안을 검토해서 역동성이 있다면 굳이 경선 연기 필요없다고 결정할 것 같은데 한 번 지켜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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