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으로 컨벤션 효과 누린 윤석열... 이재명 집결 효과 없어
지지율은 올랐는데 계속 터지는 사건 사고... 속 타는 국민의힘
남심 겨냥해온 국민의힘 전략 영향... 여심 흔들리며 당 지지율 동반 하락

전격 입당을 선언하고 컨벤션 효과를 누린 윤석열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 전격 입당을 선언하고 컨벤션 효과를 누린 윤석열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윤석열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며 잠시 주춤하던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이하 KSOI)가 TBS방송 의뢰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조사기간 7월 30일~31일)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 예비후보 지지율은 32.3%, 이재명 경기지사는 27.4%로 나타났다. (성인 남녀 101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전주 같은 조사에 비해 윤 예비후보는 지지율이 5.4%p 올랐고 이 지사는 1.4%p 오른 것이다. 

두 사람의 지지율은 단순 4%p차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성별, 연령, 지역 등 각종 변수별로 상이한 증감폭을 보이기 때문이다. 

윤 예비후보가 입당 선언을 한 후 남성 지지율은 5.4%p가 올랐고 이 지사는 되려 1.2%p 감소했다. 

연령별에서도 윤 예비후보는 30대서만 지지율이 무려 8.1%p나 뛰어올랐다. 반면 이 지사는 11.5%p가 감소했다. 50대에서도 윤 예비후보는 7.8%p나 올랐지만 이 지사는 1.1%p오르는데 그쳤다. 

자신의 정치 이념을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13.5%가 윤 예비후보를 지지하며 그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했고 반면 이 지사 측에서는 5.2%p가 빠져나갔다. 

윤 예비후보는 국민의힘(10.9%p)과 국민의당(11.1%p) 지지층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은 반면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겨우 1.6%p의 지지를 얻었으며 정의당 지지층은 17.3%p나 감소했다.

이 지사가 윤 예비후보에 비해 두각을 보인 부분은 지역별 결과뿐이었다. 윤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의 정치적 기반인 TK와 PK지역에서 각각 8.3%p, 14.1%p를 안정적으로 가져간 것과 달리 이 지사는 서울에서 7.2%p나 껑충 뛰어올랐다. 게다가 PK지역에서도 8.3%p나 반짝 올라 눈길을 끌었다.  

즉 윤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입당으로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효과 현상)를 톡톡히 본 것과 달리 이 지사는 자신의 주된 지지 기반 중 하나인 30대에서도 표심을 잃었고 성별, 정치 이념적 성향, 지지 정당 등 기타 분야에서도 반사 이익을 전혀 취하지 못한 것이다.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추이 <사진=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추이 <사진=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 지지율은 올랐는데 마냥 웃을 수 없는 국민의힘 속내... 尹의 말 말 말 

이처럼 윤 예비후보는 최근 이 지사에게 내어줬던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되찾으며 순항을 하는 듯 보이나 속내는 다르다. 

윤 예비후보가 대권 도전 선언을 하던 날 '쥴리' 이슈가 터지며 아내 김건희 씨의 과거에 대한 부정적인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장모는 사기죄로 구속됐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실언', '망언' 이슈가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예비후보는 5일 동일본대지진당시 후쿠시마 원자력사고와 관련해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됐다"고 말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2011년 3월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으로 건물이 손상되고 원전 기능이 마비되며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 등 대규모 방사능물질 유출로 이어졌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등급인 7단계를 매겼다.

윤 예비후보는 앞서 2일 당 초선의원모임에 강연자로 나서 "대권 도전은 개인적으로 보면 불행한 일이고 '패가망신'하는 길이다"라고 해 눈총을 샀고 이에 더해 지난달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고 그러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한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 외에도 "코로나 초기 확산 지역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거다"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도마에 올랐고 지난달 30일 부산민주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이한열 열사 사진을 보며 '부마항쟁'이냐고 되물어 민심의 폭격을 받았다. 중도층 외연 확장을 외쳐온 윤 예비후보였기에 치명적인 부상이 아닐 수 없었다. 

또 저출생 원인을 언급하면서 페미니즘을 언급해 부적절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페미니즘이란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라는 말은 물론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되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안 된다"라고 말해 큰 비난을 받았다. 


◆ 윤석열, 호감도·비호감도 모두 1위 차지하는 기현상

여야 주요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 <사진=리얼미터>
▲ 여야 주요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 <사진=리얼미터>

 

이는 결국 여론조사에서 후보자의 호감도가 비호감도가 나란히 1등을 기록하는 기현상을 빚어냈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일(화)~4일(수) 이틀간 전국 만 18세 성인남녀 1005명(총 통화 2만 1975명, 응답률 4.6%,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을 대상으로 여야 주요 대선후보 4인의 개인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을 제외하고 호감에서 비호감 사이의 척도만 측정했을 때 ▲"매우 호감이 간다"는 순서는 윤석열 > 이낙연 > 이재명 > 최재형으로 나타났다.  ▲"전혀 호감이 가지 않는다"의 순서도 윤석열 > 이재명 > 이낙연 > 최재형으로 나타나 호감과 비호감 1위 모두 윤 예비후보가 차지했다.


◆ 여성 지지율, 국민의힘 24% vs 민주당 39%... 국민의힘 위기

윤 예비후보는 그동안 범야권 예비후보 지지율 1위를 줄곧 유지해왔고 국민의힘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큰 공을 들여왔다. 마침내 입당까지는 성공했으나 후보의 위기는 결국 당에도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윤 예비후보의 실언 이슈 외에도 지난 4.7 재보궐 선거 이후 2030 남성 표심만 바라보며 달려온 국민의힘의 전략이 맞물리며 결과는 여성 지지율의 폭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더불어민주당(35%)보다 7%p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남성들은 두 정당에 각 32%로 같은 지지율을 보냈지만, 여성들은 국민의힘 24%, 민주당 39%로 상당한 격차의 지지율 차이를 보였다. 

4.7 재보선 때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여성 지지층 이탈 현상은 더 뚜렷하다. 한국갤럽의 지난 4월 13~15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민주당(31%)과 비슷했다. 당시 여성들의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29%와 31%로 팽팽했다. 남성들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31%, 민주당은 30%였다.

4개월 동안 여성 표심을 잃은 것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이유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사진=윤석열 캠프>
▲ <사진=윤석열 캠프>


◆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보수진영 정권 교체 민심은 윤석열을 향한 게 아니다"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윤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감에도 국민의힘 정권교체 가능성에 안정감이 실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보수진영의 정권 교체 민심은 윤석열 개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누가 됐던 '이길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 짚었다. 그는 그게 바로 국민의힘 당원들이 이준석을 당대표로 끌어올린 이유라고 했다. 

김 대표는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1:1로 맞붙었을 때 자기 진영의 모든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 밀리지는 않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심각한 흠결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쥴리' 논쟁이 결혼 이전의 사건으로 덮어질 수 있다 치더라도 최근의 각종 실언은 어느하나 수긍할만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보수 유권자들은 또 다른 대체 후보를 찾아 나설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경선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를 해결해 내는 자가 차기 보수 주자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윤 예비후보가 TV토론에서 시대정신이나 각종 현안에 대해 국민 상식선에서만큼이라도 해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