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이어져 오던 신경전... 경선 일정 보이콧 갈등으로 터져 나와
경선 선출자가 당내 실질적 1인자 자리 차지... 기싸움 이유
당 안팎 엇갈린 평가 이어져
서병수 경선관리위원장... 공개적 문제 제기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간 아슬아슬한 신경전이 결국 '경선 일정 보이콧 갈등'으로 터지며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동안 당대표가 없는 '이준석 패싱' 입당, 봉사 활동 미참석, 경선 후보 전체 회의 불참 등으로 이어지던 두 사람간 신경전이 '윤 후보 측 핵심 인사가 다른 후보에게까지 봉사활동 보이콧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TV조선 보도로 불이 붙은 것이다.
두 사람의 기싸움을 두고 여의도에서는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을 개무시하는 처사"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멸치와 고래는 체급이 다르다"며 윤 예비후보를 두둔한다.
윤 예비후보와 이대표간 기싸움의 근본적 원인은 이번 대선 경선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있다. 공식적으로 경선을 이끌어가는 것은 이 대표이며 그의 임기는 2년이지만 실질적인 임기는 5개월 남짓이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라 11월 9일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 그 후보가 실질적 당무 권한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자는 필요한 범위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당헌 74조)'에 근거한다.
이에 만약 윤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당을 대표하는 얼굴은 사실상 윤 예비후보로 바뀌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기선 제압에 나선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 이준석 "보이콧 요구? 갈수록 태산" vs 尹 측 "사실무근"
두 사람의 갈등은 결국 '경선 일정 보이콧 갈등'으로 터져 나왔다. 6일 저녁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서 '윤 예비후보 측에서 타 캠프에 봉사활동 보이콧 요구를 했다'는 보도를 하며 이 대표는 "갈수록 태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윤 예비후보 측은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과 관련해 타 캠프에 어떤 보이콧 동참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언론사 문제가 아니라면 봉사활동 불참 종용을 받은 캠프는 있는데 연락을 한 캠프는 없는 상황이군요"라며 "확인은 했지만 더 해보겠다"며 비꼬았다. 또 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윤 예비후보 측이 다른 후보 캠프 보이콧 동참을 요청했다는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이라고 알고있다"라고 답해 쐐기를 박았다.
그는 윤 예비후보가 경선 일정을 보이콧한 이유에 대해 "살면서 당 대표와 일정 보이콧 문제로 싸우는 후보는 본 적이 없어서, 나도 왜 그런지 이유가 궁금하다"며 "결국 (지도부와) 주도권 싸움을 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나"고 말했다.
◆ 당 안팎으로 엇갈린 평가... 이준석 리더십 흔들 vs 윤석열 무리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5일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이 대표를 향해 "리더십을 가져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대표는) 주도권을 쥐고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지금 보여주고 싶은 것 같아 이처럼 불필요한 갈등을 낳았다”며 “후보를 중심에 세우고 대표가 옆에 있어 줘야 하는데 이 대표의 스타일은 자기가 중심에 있고 옆에 후보들을 데리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이 대표가 경선 관리를 잘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한 가지 조금 걱정스러운 것은 대선 주자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그분들이 더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본선에 가서도 지지를 받을 텐데 아직까지는 당 대표가 좀 너무 주인공이 되어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상수 후보는 같은 날 열린 국민의힘 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전체회의에서 "후보들이 당을 개무시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면서 원외에서 6~70명, 원내에서 4~50명 연판장을 돌리고 그러더라. 이게 패거리 정치 아니냐"며 당대표,원내대표가 없을 때 입당한 윤 예비후보를 직격했다.
원희룡 후보는 "그간 많은 선거를 겪어봤지만 매일같이 당내 인물 누구를 영입했다고 발표하는 해괴한 짓은 처음 본다"며 "당에서 줄 세울 시간에 국민에게 다가갈 정책과 비전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칼 갈은 이준석... 압박 수위 낮추지 않아
그러나 이 대표 역시 윤 예비후보를 향한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그는 당 대표실 산하 대선후보 검증단장으로 과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저격수 역할을 했던 김진태 전 의원을 거론했다.
검찰 출신으로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처가 관련 의혹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어 ‘윤석열 저격수’로 불렸다.
이에 윤 예비후보 견제론설이 불거지자 이 대표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는 윤 전 총장을 낙마시키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이었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반론으로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 예시를 들었다. 그는 "윤 전 총장 낙마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던 장제원 의원이 저쪽 캠프의 상황실장이 됐다"고 했다.
여기에 이 대표가 면접관이 돼 대선 후보들을 압박 면접하려던 계획도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데 한 몫했다.
윤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중립을 지켜야 하는 당 대표가 압박 면접을 하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 측 관계자도 "대선후보가 주연인데 감독인 당 대표가 나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해 결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민 면접' 형식으로 바꾸는 방안이 검토 되고 있다.
◆ 경선 총괄하는 서병수 경선관리위원장... 공개적 문제 제기
결국 경선을 총괄하고 있는 서병수 경선관리위원장(부산 부산진구갑)이 나섰다. 그는 유력 후보 4인(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유승민)이 불참한 경선 후보 전체회의에서 후보 몇 분이 이유 없이 빠졌는데 지도부 패싱, 주도권 싸움이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당 원내 사령탑인 김기현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아예 윤 전 총장을 콕 찍어 "예전에 잡힌 일정 있을 수 있지만, 불참이 반복되면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대놓고 경고했다.
서 위원장 측은 8일 경선위원장으로서 당내 갈등에 대한 공식입장을 묻는 폴리뉴스 질문에 "현재는 경선 룰을 만드는 단계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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