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9월 24일 ‘화천대유 특혜 의혹 vs 고발사주 의혹’... 여야 대선경선의 향배는?'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국민의힘을 보겠다. 윤석열 후보가 고발사주 의혹 등으로 무너지지 않을까, 그리고 TV토론이 시작되면 그게 가속화가 되지 않을까 전망들을 했는데 오히려 반등되는 조사도 나왔다.

홍형식 : 일반적으로 예상하기는, 고발사주 사건이 있었고 윤석열은 TV토론을 잘 못할 것이라서 곧 무너질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뜻밖에 윤석열 후보가 TV토론에서 버텼다. 내가 볼 때는 1차보다는 2차가 조금 나았는데, 잘한 건 아니고 버텼다. 또 화천대유 사건이 터져버리니까 관심이 그쪽으로 가고, 고발사주 건도 조성은, 박지원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 쟁점으로 넘어갔다. 윤석열의 경우 그 과정에서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일단 극복했다.

반면에 홍준표는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TV토론을 주도하면서 더 뛸 것으로 생각했는데, 조사기관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고, 약간의 등락은 있어도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규정하긴 어렵다. 어쨌든 홍준표는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야만 완전한 역전을 하는데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답보, 횡보하는 형국으로 바뀌었다. 왜 홍준표 후보가 더 이상 상승세를 못 타는가를 보면. 홍준표의 지지층은 20, 30, 40대 남자이고 여성표와 중도층의 표를 추가로 더 확보해야 되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인다.

김능구 : 전반적 이야기를 다 해주셨다. 그 과정에 윤석열 후보가 집사부일체라는 예능프로에 나왔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았다.

차재원 : 윤석열 후보는 좀 천운이 도와주는 모양새다. 예능프로그램 출연 순서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시청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주이고, 대권후보 첫 주자로 나왔기 때문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어쨌든 전 그 프로를 보진 않았지만 보도를 보면 상당히 대중 친화적인 모습, 소탈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 것 같다.

고발사주와 관련돼서는 윤석열한테 일종의 꽃놀이패처럼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처음 이 의혹이 제기됐을 때만 하더라도 검찰의 국정농단, 더 나아가서 검찰총장의 검찰사유 식으로 정의되고, 그 실체를 확인해보면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까지도 봤는데, 사건 자체의 실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금 흘러가는 형국으로 보면 제 생각에는 진실을 밝히는 게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손준성 검사의 옛날 컴퓨터를 압수했지만 고발장을 작성한 흔적도 없고, 휴대폰 제출했지만 휴대폰도 다 바꾼 거고, 지금 바꾼 것도 비밀번호를 안 가르쳐주고 있다. 그리고 설사 손준성이 특정된다고 하더라도, 손준성이 누구 사람인가 라는 문제를 두고 여권이 오히려 분란을 만들었다. 추미애 후보가 청와대, 누구 세력 하면서 약간 분란을 자초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이것이 미궁에 빠지면서 일단 윤석열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없다. 그리고 이게 고발사주가 아니고 제보 사주라면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갑자기 소환됐다. 사실 8월 27일 박지원 원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국정원의 과거 정치개입에 대해서 사과를 하면서 이제는 정치와 거리를 둔다고 했는데, 조성은이 박지원과 만난 것이 드러났다.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고 했는데, 그러한 언행 자체가 국정원의 정치개입라고 이야기 되면서, 윤석열이 오히려 과거 국정원의 못된 버릇의 희생자처럼 비치는 측면도 만들어졌다.

또 하나는 당내 경선에서도 고발사주 이슈가 나왔을 때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을 상당히 공격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당신 누구 편이냐고 다른 후보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면서 오히려 윤석열 입지가 강화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고발사주 의혹 문제는 윤석열한테 전혀 생각지 않은 망외의 소득이 되고 있는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앞으로 진행되는 국민의힘 토론회에서 과연 윤석열이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을 갖고 있다.

황장수 : 그런 양상이 됐는데, 그럼 고발사주가 노리던 게 뭐였을까? 고발사주로 윤을 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는데, 전 그건 아니라고 본다. 9월 15일로 되어 있는, 13일 14일 투표를 한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윤을 2등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목표였다고 본다. 당시 여권 지지자들에 의해서 홍이 역전했다는 분위기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홍이 처음에는 문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 하지 않겠다, 장관 총리를 공유하겠다, 그리고 국익을 우선으로 하겠다면서, 이제 조국 수호까지 간 거다. 적절할 때 브레이크를 걸어야 되는데, 보수 지지층이 봤을 때 저 사람 도대체 뭔가 하는 단계까지 갔는데, 과도한 양념으로 요리를 망친 격이다.

이 상황에서 홍을 1등으로 만들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고발사주라고 본다. 제가 유튜브에서 이야기했던 게, 8월 말 쯤에 윤을 겨냥한 공작이 등장될 거고, 그거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진 것처럼 모양새를 띌 거고, 박지원이 관계되어 있을 거라고 했다. 딱 그렇게 됐는데, 내가 볼 때 고발사주는 끝났고 윤은 얻어맞은 게 큰 득이 되어 버렸다. 홍은 기회를 잡았지만 연기가 너무 지나쳤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문 정권이 윤을 겨냥하다가 놓친 양상이 되어 버렸다.

김능구 : 하여간 윤은 버티고 있고, 플랜 B라고 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4강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에 있다.

차재원 : 4강은 거의 힘들지 않을까 라는 게 중론인 것 같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등판을 강력하게 촉구했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어제 공개적으로 지지철회를 선언했다.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써서 지금 보도도 많이 됐다. 정의화 의장은, 이분의 도덕적인 측면은 다 좋고 거기에 대해서 의심이 없지만, 과연 이 복잡한 국정을 끌고 갈 수 있는 정치경험,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 국정철학 등이 시대와 맞는가를 이야기했다. 예를 들면 지난번 상속세 폐지 문제인데, 고율 상속세가 기업 투자 부분에서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없앤다는 것 자체는 목욕물 버리다 애까지 버리는 형태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최재형 원장이 얼마 전 부산에 갔을 때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가, 어제는 이제까지 내가 용기가 없어 말을 못했다면서 가덕도 신공항 절대 하면 안 된다며 말을 바꿨다. 그래서 최재형 원장을 지지하고 있던 김미애 의원이 오늘 또 지지철회를 선언했다. 제가 봤을 때 최재형 원장은 그 분의 국정에 대한 통찰력, 나름대로 고민들이 국민들한테 어필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 거란 생각을 진작부터 하고 있었는데 그게 드러난 거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윤석열 전 총장이다. 지난 1차, 어제 2차 토론까지 봤을 때 여전히 윤석열 총장은 반사체다. 윤석열 총장이 이 자리까지 온 건 추-윤 갈등, 조국사태 등을 통해서 정권의 탄압에 맞서는 반사체의 모습 때문에 사람들이 열광했는데, 토론도 마찬가지다. 1차 토론 때도 보면, 자신이 이야기 할 때는 별로 자기 이야기가 없고 아무 감동이 없다. 그런데 홍준표 후보가 공격을 하니까 ‘난 때리면 때릴수록 강할 수 있다’면서 방어할 때는 자기 모습이 드러나는데, 문제는 자기가 왜 대통령이 되고 어떤 식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나름대로 발광체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는 그런 모습이 없다는 거다. 2차 토론도 마찬가지다. 2차 토론도 상당히 문제가 됐던 것이, 자신이 내놨던 청약과 관련된 공약들에 공격이 들어오니까, 나는 집이 없어서 청약통장을 할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뜨거운 뉴스가 되고 있다. 자신이 내놓은 공약조차도 정리가 안 되어 있는 이런 모습들에서 과연 저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 남이 써준 걸 읽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거다. 8인 토론 때는 정책에 대한 집중적인 토론이 안 된다. 곁가지의 문제를 다루는 표면적인 토론에서도 이렇게 흔들리는데, 4강으로 압축되어 상당히 심도있게 들어갈 경우에는, 준비 안 된 콘텐츠들이 계속적으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엔 상당히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4강의 네 번째 자리를 하태경 의원이 들어갔을 경우에는 정말 상황이 볼만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태경 후보가 1, 2차를 통해서 양강을 잡는 아주 뛰어난 활약을 했기 때문에, 지켜보는 사람들 입장에서 하태경 의원이 들어가면 상당히 재미있겠다 생각을 하는데, 지켜보는 사람들은 재미있지만 1, 2위 후보 입장에선 상당히 괴로울 수 있다. 하태경 후보가 4강에 들어가야 경선이 성공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능구 : 처가 리스크라든지, 본인의 설화 등으로 흔들리면서 고발사주 의혹으로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TV토론으로 무너지지 않겠나 예측을 했는데 그것도 반사체로서 버티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미래 비전 제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족한 게 느껴진다는 말을 했다. 공약을 베낀다고 공격을 받으니까 이게 무슨 지적 소유권이 있냐고 이야기했던데, 집사부일체에서 나온 것처럼 대중적 쇼맨십은 강한 것 같다.

홍형식 : 지금 두 당이 후보 경선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박진감 있는 경선으로 먼저 주목을 받았지만 정세균 후보가 사퇴하고 한 쪽으로 좀 기울게 가다 보니까 관심이 떨어졌다. 사실 국민의힘 토론은 별로 기대를 안했다. 관심사는 윤석열이 토론에 무너질까 정도였는데, 이야기했듯이 흥미를 돋운 건 하태경이다. 하태경이 국민의힘의 토론을 박진감 있게 하고 분위기를 잡아주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토론의 재미는 아마 야당이 조금 더 앞설 것이다. 반면 화천대유의 사건도 어떻게 보면 민주당 경선이라는 측면에서는 마지막에 한 번 더 박진감 있는 국면으로 갈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능구 : 하태경 의원이 자기 별명을 ‘하태하태’라고 한다. 지금까지 없었던 8강, 4강 결선, 본선, 이렇게 되는데, 당원 의견의 비중이 처음 예비 컷오프 때는 없었다가 8강 선출 때 20% 들어가고, 이번에는 30% 들어간다. 4강 결선은 50%가 들어간다. 황소장은 사주의혹이 윤석열을 1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일이라고 했는데, 발표는 안 됐지만 대체로 확인된 결과는 8강일 때 윤석열이 1위 한 건 맞는데, 홍준표 후보랑 1, 2위 차이가 거의 안 났다. 특히 당심 비중이 20% 밖에 안 되지만 워낙 많이 이겼기 때문에, 민심 여론조사는 홍이 이겼어도 그런 결과가 나왔다.

황장수 : 보통 윤하고 홍하고 당심의 차이를 보면 15% 정도 났는데, 거기서 29%나 차이가 났다. 그러니까 그걸 20% 반영하는 걸로 해도, 1. 2위 순위에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그런데 당심에서 어떻게 29%나 차이가 날 수 있을까 봤을 때는, 윤을 때리고 홍이 여권 지지자들을 향해서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낸 부분, 이런 부분들이 작용했다. 그래서 야권의 흐름을 잘 모르면서 섣불리 여권이 손을 데는 게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본다.

김건희 주식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의혹들이 남아있는데 주식은 고발사주보다 더 복잡하다. 그러니까 겉으로 보면 윤이 거의 지뢰밭 투성이라고 보이는데, 그 지뢰밭에서 어떻게 낚아채서 간단명료하게 정리하느냐의 문제에서는 야권 지지자들의 성향도 봐야 된다. 그런데 막 패니까 당원들 지지가 압도적으로 윤 쪽으로 몰려가는 역작용이 왔다.

홍형식 : 야권은 경선 룰을 잘 봐야 된다. 안철수까지 통합이 됐으면 당심보다 민심 위주로 경선이 이루어졌을 텐데, 지금 경선룰은 당심이 일부 반영이 된다. 1차 경선에서 당심이 반영되지 않았으면 홍준표가 1등이었을 거다. 8강은 당심이 20% 다시 4강에는 30%인데, 1차 경선의 득표를 그대로 대입하면 지금 1%대의 격차가 4%대로 윤석열이 앞서는 걸로 가버린다. 4명을 두고 하는 여론조사는 또 룰이 바뀌는데, 본선 경쟁력 즉 가상대결부터 본다. 가상대결은 편차가 많이 날 수 없다. 결국 뭐냐면 4강에서 후보를 한 명 결정하는 것은 당심이다. 민심이 결정하는 거라면, 황 소장의 얘기대로 여권에서 그런 걸 했다 치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마지막 4강전에서 1명 뽑는 과정은 사실상 당심이 결정하니까 그런 것이 들어갈 여지가 굉장히 줄어들어버린 거다.

김능구 : 윤석열 후보는 TV토론에서 버텼다고 이야기되는데 비해,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 TV토론을 통해서 완전히 뜰 거라고 봤는데, 오히려 공격을 많이 받게 됐다.

차재원 :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을 잡기 위해서, 예를 들면 고발사주 같은 경우에 민주당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거나, 조국 수사가 도륙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민주당 편을 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과연 저 사람은 누구 편인가라는 정체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역작용이 생긴 셈인데, 저는 홍준표 후보의 정체성도 문제지만, 1차 토론회에서 홍준표를 공격했던 사람이 유승민이다. 유승민이 뭘 지적했냐면 홍준표가 말을 너무 자주 바꾼다는 거다. 예를 들면 박근혜를 옛날엔 춘향이도 아니고 향단이었다고 얘기하면서, 이제는 박근혜를 옹호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모병제 같은 것도 택도 없다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모병제를 이야기한다든지, 과거 노무현 자살했다고 그렇게 비난을 하다가 이제는 보수의 노무현이 되겠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이런 모습들이 시류에 따라 자신의 입장이 바뀌는 거 아닌가라는 공격을 엄청나게 했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제대로 방어를 못하더라. 이러한 부분들이 홍준표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겠다. 홍준표가 너무 민심과 젊은층들을 쫓아가려 하다 보니까, 기존에 자기가 딛고 있는 보수 지지층들의 생각하고는 약간 유리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 토론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런 부분들에 상당한 공격이 있을 건데, 그런 부분을 어떻게 방어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또 하나 짚고 싶은 건 윤석열 후보의 당심 논란인데, 홍준표가 윤석열을 공격하는 게 탄핵과 관련된 거다. 예를 들면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청산 수사해서 보수 궤멸시켰고 그때 수많은 사람이 자살하지 않았나,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윤석열이 제대로 방어를 못한다는 거다. 윤석열이 박정희 생가에 가서 소위 태극기 부대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그런 부분을 보면 국민의힘 후보들이 건너야 될 하나의 강이 있는데, 그게 탄핵의 강이다. 그런데 그중에서 저나 많은 사람이 생각했을 때는 유승민이 건너야 될 강 폭이 제일 넓고 깊을 거라고 봤는데, 그게 아니라 윤석열한테도 탄핵의 강이 훨씬 더 넓고 깊다는 거다. 과연 어떻게 건널 것인가. 쉽게 말하면 보수 정체성에 어필해야 되는데, 그렇게 어필을 할 경우에는 중도층 등이 떨어져나갈 수 있다. 이런 부분이 딜레마다.

황장수 : 그런데 보수가 바깥의 사람들이나 보수가 아닌 사람들이 봤을 때와 안에 들어갔을 때는 굉장히 다르다. 이준석도 의원은 아니었지만, 탄핵에 가세하는 진영에 있었다. 근데 대구에서부터 젊은이를 대표로 만들어서 대선에 이겨야지 하면서 가버렸다. 물론 그런 걸 강조하는 사람들이 소수 있지만, 생각만큼 탄핵이니 박근혜니 박정희 이런 부분에 크게 집착을 안 한다는 거다. 그럼 뭘 생각하는가. 이긴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집착하고 있다. 그래서 문만 이길 수 있으면 박근혜 탄핵을 해도 괜찮다, 이런 시각으로 보수의 사고가 굉장히 변하고 있다는 부분은 잘 봐야 된다.

김능구 : 지난 서울 재보선에서 나경원이 아니라 오세훈을 선택했고, 이번에는 주호영이 아니라 이준석을 선택했다. 이게 바로 말씀하셨듯이 승리가 절대 명제라는 이야기다. 한국갤럽의 지난 주 조사를 보면, 정권교체, 야당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 55.3%.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 37.6%. 17% 이상 차이가 났고, 다른 조사를 봐도 10% 정도는 차이가 난다. 그러니까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 홍준표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는 높은 결과도 많지만, 계속 일관되게 정권교체가 유지 의견보다 많다는 거다. 한편으론 이재명이 되면 정권교체 이미지에 부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마지막으로 여야 후보가 결정되는데는 이런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지 않겠나 보인다. 정권교체 민심과 여야후보 확정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홍형식 : 사실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를 앞설 수 있었던 것이 그런 정서를 탄 거다. 여권에서 이재명 후보는 비문,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비문으로 인식한다. 반면 이낙연은 친문으로 인식을 한다. 정권교체에 대한 의견이 높다 보니까 여권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그대로 계승하기보다 적어도 비판적 극복을 원하는데, 그것이 이재명 후보에 맞았다는 거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구도를 놓고 본다면 이재명 후보가 유리했고, 지금까진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정서를 놓고 볼 때 이재명 후보가 막상 됐을 때, 문재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미묘한 문제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정권교체의 길을 타고 가려다 보면 차별을 해야 되는데, 현재의 이재명 지지세력과 문재인 지지세력은 많이 섞이기는 했어도 정체성에 차이가 있다. 차별화를 세게 하다 보면 당내 역풍을 맞을 것이고, 만에 하나 그런 내부 역풍을 감안해서 가다 보면, 방금 얘기한 국민 전체의 기류에 의해서 선거에 불리하게 갈 수 있는, 굉장히 전략적인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될 거다.

그 다음 지나가는 이야기로, 홍준표가 토론에서 혼란에 빠진 건 자기 수에 빠진 거다. 홍준표는 소위 박근혜 프레임 갖고 토론회를 끝내려고 했다. 배신자 그리고 한 명은 보수궤멸 시킨 사람, 이 프레임으로 가려고 했는데, 하태경을 만나고 유승민의 공격이 날카롭게 들어왔다. 그 부분에 대해서 유승민은 오히려 당당하게 자기 신념은 변함이 없다고 치고 나오고, 윤석열은 제대로 반응을 못했다고 했지만 보수궤멸이 왜 내 책임인가, 너희들 보수 정치인이 잘못해놓고 왜 나보고 이야기하느냐는 식으로 대응을 하니까, 홍준표의 프레임이 안 먹혀들어간 거다.

차재원 : 역대 대선에 임박해서 보면 정권교체를 원하느냐, 재창출을 원하느냐 물으면 정권교체가 항상 우위에 있었다. 어차피 승리하는 후보가 50%를 넘기기 거의 힘들고, 전체적으로 득표율 50%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전체 국민으로 따지고 보면 50%가 안 된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거다. 사실은 언제든 정권교체에 대한 욕구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여론조사 자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기류가 약간 다른 건 점점 정권교체를 원하는 비율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면 향후 본선에 갔을 때 여야 후보들이 투표장에 자기 편을 많이 나오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도 무당층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라는 싸움이 되지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 여야 후보 중에서 좀 더 중도외연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이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와 관련해서 여당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이재명이 되는 게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고, 그 때문에 이재명이 상당히 강세를 보이는 거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이 야권에서 1등하는 이유 중 하나도, 문재인 정권에서 넘어온 사람이니까 중도 외연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건데, 문제는 두 사람에 대한 기대 자체가 깨지고 있다는 거다. 우리가 앞서 이야기했던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에 대세론을 유지했던 두 사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과연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볼 대목이긴 하지만, 저는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정권교체, 정권연장 이 부분에 대한 여론조사를 그렇게 의미 있게 보지 않는다.

김능구 : 10월 10일이면 여당 후보가 확정된다. 알다시피 후보가 확정되면, 당에서 모든 당무를 총괄하게 되는데, 지금 들리는 이야기가 이재명 후보가 됐을 경우에는 내년 예산도 이재명표 예산으로 다시 짜여진다. 그리고 입법현안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예를 들면 임대차 3법도 개정한다든지, 그런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다.

황장수 : 그런 차별화를 할 거다. 그런데 한 달 반 전만 해도, 외관 상 정권교체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보수가 대선을 자력으로 이길 방법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내가 3가지를 이야기했다. 경제가 완전히 IMF 같은 상황이 오거나, 아니면 수습 불능의 상황에 빠지는 일이 오거나, 마지막으로는 여권 내부에서 어떤 폭로나 양심선언이 튀어나오는 것 외에는 이길 방법이 별로 없다고 봤다. 그런데 화천대유라는 게 터져나오고, 또 윤을 잡는 부분에서 너무나 국민여론을 생각하지 않고 공작을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 정권이 상당히 정치공학적 기술의 오만함에 빠져있다고 본다. 항상 잘난 놈이 제 꾀에 빠져 망한다고, 문 정권이 제가 볼 때 자기들은 모르지만, 이겨야 되겠다는 의욕이 과잉이 돼서, 야구선수가 홈런을 치겠다고 나가면 대체로 삼진을 당하는데,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며칠 사이에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이 정권은 또 다른 의미에서 레임덕에 빠져들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상당히 가능성을 낮게 봤는데 정부 여당의 자충수에 따라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경제와 코로나 부분은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봐야겠다.

차재원 : 코로나 같은 경우 접종튤 7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등에서 제한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고, 그리고 어제 문 대통령이 귀국 기자 간담회에서 이제는 백신수급 문제는 더 이상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할 정도의 상황이다. 그래서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서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 등 고통을 받고 있는 계층들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보고 있는데, 그것도 무조건 그분들이 원하는 만큼 강력하게 지원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 재정의 이유도 있지만, 또 다른 계층과의 형평성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저는 코로나 문제는 크게 변수가 되기 힘든 상황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오늘 확진자 수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위중증환자가 오히려 감소했다. 병상이 부족해서 난리가 나고 치명률이 높아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할 건 아닌 것 같은데, 결국 제가 생각했을 때 앞으로 가장 큰 쟁점은 결국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얘기한 대장동 개발 문제에 초미의 관심을 두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인데, 지금 부동산 가격이 조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이 좀 잡히는 경우에는 여권에게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국면으로 갈 수 있는데, 지금 조정국면이 계속적인 하강 국면으로 갈지의 문제는 지켜볼 일이다. 또 하나는 대외적인 변수로 헝다그룹, 에번그란데라고 중국발 금융위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물론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수습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런 외생변수들에 의해서 금융시장이 전체적으로 흔들릴 경우에 거기에 대한 여파는 봐야 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북한 문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뭔가 도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쪽으로 갔을 때 변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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