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단체장 인터뷰] 이동진 도봉구청장② "4차산업혁명시대, 자율성과 창의성 보장하는 ‘자치분권형 국가’ 돼야"

2021.10.03 15:31:04

진정한 자치분권은 '자치조직권',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보장돼야
보충성의 원리, 지방이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정신 중요
메가시티는 지역 공통의 과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특별한 형태의 자치단체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지난 28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4차산업혁명의 시대는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반을 둔 융합이 중요하다며 행정도 중앙집권적이 아닌 자율성이 보장되는 수평적 자치와 분권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구청장은 이제는 헌법 개정을 통해서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돼 있는 것처럼, 헌법에 ‘대한민국은 자치분권 국가이다’라고 국가의 성격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구청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만일 대선후보의 입장에서 제일 공약을 무엇을 제시하겠냐는 질문에 “우리 국가의 틀이 중앙집권형 국가에서 자치분권형 국가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 측면에서의 헌법 개정이 첫 번째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작년 말에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관계는 일단락이 됐다고 전제하고 그 연장선에서 광역 지방정부와 기초 지방정부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며 “도봉구에 가로수의 수종을 결정하는 것조차 못한다”고 지적하고 서울시가 과도하게 가진 권한을 기초단체에 넘겨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중앙정부가 완전무결한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실패할 수 있고, 국가의 실패는 전 국민의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분권화되면 일부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 국민의 실패로 되지 않는다며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도 분권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지방자치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지방에 과연 역량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부족하더라도 권한을 주고, 책임을 지는 과정에서 역량을 성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자치분권의 측면에서 지방자치라고 했을 때는 '자치조직권',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3개의 권한을 자치단체로 이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직원을 1명을 늘리려고 해도 행안부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자치조직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이어 ‘자치입법권’에 대해서는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작년에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주민들이 직접 조례 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이 됐다면 기대감을 표했다. 이 구청장은 ‘자치재정권’의 문제는 2차 재정분권의 최종안을 보면 7:3까지는 아니지만 가까이는 갔다는 측면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결과를 가지고 기초와 광역이 나누는 과정에서 “1차 재정분권은 7을 광역이 3은 기초가 가져갔다. 2차 때는 반대로 기초가 7을 갖고, 광역이 3으로 하자고 합의를 했었는데, 실제로 2차 재정분권의 최종안을 보면, 광역이 6을 가져가고, 기초가 4를 가져가게 돼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구청장은 지방자치에 있어서 보충성의 원리가 중요하다며 보충성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기초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하고, 못하는 것은 광역 정부가 하고, 광역 정부가 못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한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이 보충성의 원리가 구현되려면 지방이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과 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작년 통계청이 발표 자료를 보면 전국의 46% 지방자치단체가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방 스스로가 소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지방자치’에는 ‘분권적 요소’와 ‘주민자치적 요소’ 두 가지 요소가 있다면 개정 지방자치법 제1조 목적에 ‘주민자치적 요소’를 명시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는 ‘주민 스스로가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10여 년간 노력해 왔고 그 결과 지금은 14개 모든 동에 ‘주민자치회가 운영되고 있다며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이고, 14개 동의 주민자치회라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본 주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부·울·경 메가시티는 기초 지방정부의 권한을 빼앗는 것이 아니고 초광역 메가시티를 통해서 그쪽 지역 공통의 과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특별한 형태의 자치단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지방정부에서도 광역과 기초와의 관계. 특히 서울시 같은 경우는 전체가 하나라 할 수 있지만,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것은 또 다른데, 시장과 구청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서울시나 광역시의 경우는 도시 기능을 통일적으로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시계획의 측면이나 교통의 측면이나 큰 틀에서 서울시가 권한을 갖고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복지 문제나 지역과 관련된 역할과 같은 부분은 자치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권한의 배분을 잘할 필요가 있는데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관계는 수직적인데, 광역 지방정부와 기초 지방정부의 관계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제는 광역과 기초 간의 권한의 배분 문제를 논의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말에 국회에서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이 됐습니다. 거기에 미흡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관계는 일단락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연장선에서 광역 지방정부와 기초 지방정부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과도하게 서울시가 권한을 가진 부분들은 기초에 넘겨주거나, 아니면 권한을 확대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상징적인 것이, 60억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의 경우는 서울시에 투자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사업비 전액을 구 예산으로 사업을 하더라도 문화시설과 같은 부분들은 서울시에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과거에는 60억이라고 하면 큰돈이었지만, 지금은 그리 큰 예산이 아닙니다. 이런 것은 투자심사의 기준을 상향조정을 해서 기초자치구에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이재수 춘천시장이 인터뷰할 때 하는 말이,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일할 사람들이 예산을 결정해야 되는데, 일을 모르는데 결정해서 내려주는 식으로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시장이 되고 나니까 정말 뼈저리게 느껴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자율성이라고 하는 것이 권한의 문제도 있지만, 그동안 거의 모든 중요한 것들을 광역시나 아니면 중앙정부에서 결정하는 방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기초단위에서는 자율성이나 창의성, 스스로가 무엇을 만들어서 해보려고 하는 의지가 안 생깁니다. 조례 하나를 만들더라도 관성적으로 행안부의 표준조례안을 보고 베끼는 식이었습니다. 기초 지방정부의 공무원들이 스스로가 창의적으로 하려는 의지가 약화된 것이죠.. 

광역과 중앙정부에 기초정부에 대한 운영방안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하신다면? 

제가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회장을 할 때 관련해서 용역으로 한 바가 있습니다. 재정의 문제부터 도시계획의 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기존의 관행대로 해왔던 것들에 대해서 재검토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용역을 시행한 바가 있고, 그 결과를 가지고 논의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도봉구에 가로수의 수종을 결정하는 것조차 우리가 하지 못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그런 부분들이 많습니까?

많습니다. 구체적인 법령에 근거해서라기보다 관행이나 아니면 서울시의 어떤 조례라거나, 임의적인 경우가 상당히 많죠. 

앞에 말씀하셨듯이, 뭐를 짓고 새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건 눈에 잘 보이는데요, 본질적으로 지방자치 정신이란 것은 ‘우리 일은 우리가 해낸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 부분은 공무원이나 주민들도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려 시대 이후에 조선 시대에 오면서 관료제가 정착되면서 중앙집권적 국가가 600년 가까이 이어져 왔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도시와 소지역이 연합해서 하나의 국가를 만드는 방식이었는데, 우리는 수백 년 동안 중앙집권화 국가형태가 계속 유지됐던 것이죠... 그래서 지방자치라는 것이 우리 국민들한테는 낯선 제도인 겁니다. 해방 후에 지방자치제가 시행됐지만, 잠깐 하다 중지가 됐다가, 부활한 지 30년밖에 안 되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역사가 너무 짧습니다. 수백 년간 지속한 중앙집권적 국가에 대해 국민들이 워낙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낯설죠….

중앙정부도 그렇지만 중앙언론에서도 지방자치의 단체장이나 의원들을 안 다뤄주는 것 같습니다.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가 지방의 시장, 군수들이 중앙언론을 타는 경우는 주로 은팔찌를 찰 때 말고는 없다고 합니다.

통제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중앙정부의 잘못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중앙정부가 완전무결한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실패할 수 있고, 국가의 실패는 전 국민의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분권화되면 일부가 실패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전 국민의 실패로 되지 않습니다.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도 저는 분권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그렇게 오래된 역사가 아니기 때문에, 과연 역량이 있는가. 또 실력이 되는가 하는 지적이 있지만, 부족하더라도 권한을 주고, 책임을 지도록 훈련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자기 역량들을 성숙 시켜야합니다. 

청장님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지방자치의 역할을 강조하셨습니다.

과거 산업혁명 시대는 분업의 시대였습니다.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데 일반공정, 컨베이어벨트에서 쭉 흘러나오면 사람들은 이미 짜인 자리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역할밖에 안 하는 겁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는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반한 융합이 중요합니다. 행정체계에서도 중앙 집권적인 체계가 아닌 자율성이 보장되는 수평적 관계에 있는 자치와 분권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집권형 국가에서는 모든 지자체가 똑같은 정책을 동일하게 시행하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 시대의 국가경영 형태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하는 자치분권형 국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주제를 돌려서, 1998년에 서울시의원으로 시작을 하셔서, 3선 구청장으로 20여 년 넘게 지방자치에 몸담으신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최고의 전문가이시고, 또 지방자치의 산 현장이지 않습니까. 자치분권의 측면에서, 자치단체에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이 이관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큰 틀에서는 지방자치라고 했을 때는 '자치조직권', '자치입법권' 그다음에 '자치재정권' 이 3개의 권한을 들 수가 있습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직원을 1명을 늘리려고 해도 행안부에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자치조직권’이 없는 겁니다. 저희가 국 단위를 하나 늘리려고 하면 서울시 승인을 받아야 하고, 서울시도 국 단위 하나를 늘리려면 중앙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자치조직권’ 보장이 안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자치입법권’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만 조례를 제정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근데 법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현실을 다 반영하지는 못합니다. 중앙정부와 달리 지방자치라고 하는 것은 주민의 삶 바로 가까이 있는 것이고, 그런 삶을 개선하기 위한 발 빠른 조례 제정과 입법 과정이 필요한데요, 하고 싶어도 그와 관련된 상위법이 없으면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지금 헌법상 그렇게 제약이 있기 때문에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작년에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됐는데, 여기에 주민들이 직접 조례 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그런 제도들이 마련이 돼서 그런 제약은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다음에 ‘자치재정권’의 문제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에 현재 8:2로 되어있는 국세와 지방세 배분 구조를 7:3으로까지 완화하겠다고 해서, 1차 재정분권이 이루어졌고, 2차 재정분권이 막바지 논의를 하고 있는데요, 2차 재정분권의 최종안을 보면 7:3까지는 아니지만 가까이는 갔고요... 그나마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이 조정된 것은 다행입니다. 그 결과의 과실을 기초와 광역이 또 나눠야 하지 않습니까? 1차 재정분권은 7을 광역이 3은 기초가 가져갔습니다. 그럼 2차 때는 반대로 기초가 7을 갖고, 광역이 3으로 하자고 합의를 했었는데, 실제로 2차 재정분권의 최종안을 보면, 광역이 6을 가져가고, 기초가 4를 가져가게 돼 있습니다. 아쉽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재정분권이 어느 정도 이뤄진 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큰 틀 안에서의 재정권, 입법권, 조직권에 있어서 분권적인 내용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용해서 썼는데, 실제로 지방정부가 아니고, 지방자치단체로 규정되고 있지 않습니까.

헌법에 그렇게 규정이 돼 있습니다. 1987년 6월항쟁을 통해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고, 헌법에 지방자치에 관한 조항이 신설됐죠, 하지만 실제로 지방자치가 부활한 것은 1991년 지방의회부터고, 제대로 된 지방자치는 1995년 단체장까지 동시에 선거로 뽑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지금 헌법은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제는 헌법의 개정을 통해서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중앙집권형’ 국가에서 ‘자치분권형’ 국가로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돼 있는 것처럼, 헌법에 ‘대한민국은 자치분권 국가이다’라고 국가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교육행정이 구 행정하고 따로 돼 있습니다. 이것이 모순적인 측면이 많아서 통합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거에 '교육자치'를 강조했던 것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권력이 교육을 지배하는 권위주의 시절에는 교육자치가 매우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그때는 교육을 권력에서 분리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하나의 방안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를 통해서 교육자치를 이뤄낸 것입니다. 그런데 시행을 하는 과정에서 일반행정과 교육행정, 일반자치와 교육자치가 너무나 법적으로 명백히 분리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 있는 겁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교육자치와 일반자치가 통합된 나라들이 상당히 많고, 그것이 지방자치 본질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일반행정과 교육자치를 통합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려움과 교육 주체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가되, 현 단계에서는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이 상호 간에 협력을 제도가 아닌 협의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협력을 위해 제도를 만들고, 엄격히 분리된 경계를 조금 더 완화하고, 지역사회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서울시 교육청하고 서울시의 자치구 간의 협력은 잘 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구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혁신교육 사업을 진행하는데 예산 협력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의 공유 등 원만히 되고 있지만, 제도화된다면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청장님께서 '보충성의 원리'를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셨지만, 이게 제대로 담기지 않아서 아쉽다고 하셨는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보충성의 원리는 ‘기초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못하는 것은 광역 정부가 하고, 광역 정부가 못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한다’는 것인데요, 지방자치에 있어서 보충성의 원리라고 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국가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중앙집권적인 국가였기 때문에 보충성의 원리라는 게 제도적으로 반영이 안 된 것인데요, 유럽의 역사는 지방이 먼저 있었고, 국가가 나중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자기 지역에서 원래 하던 영역의 일들을 하고, 못하는 경우는 광역이 하고, 광역이 하기 어려운 외교, 국방, 큰 경제적인 정책, 이런 것들은 국가가 하는 방식이 지방자치의 원론적인 발전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던 것인데요, 이번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는 그게 약간 들어가 있습니다. 지방 사무는 지역에 먼저 배분한다는 조항이 삽입되면서 보충성의 원리가 일부는 적용이 됐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약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만 해도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보충성의 원리가 매우 중요한 것은, 지방이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과 정신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의 46%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요, 중앙정부에서 다 막아주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방 스스로가 소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권한도 없고 책임도 없기 때문에, 또 무슨 재정이 있어야 뭘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중앙정부에 손 벌리는 것밖에 안 합니다.

한편으로는 지방자치가 주민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청장님은 ‘단순한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권한을 배분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본질’이라고 강조하시면서, 2016년에 ‘민간협치 활성화 조례’를 최초로 만드셨습니다. 지금 실태는 어떻습니까?

작년에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1조 목적에 ‘주민자치’라고 하는 게 추가됐습니다. 지방자치의 기본적인 목적이 ‘주민자치’에 있다는 것을 처음 규정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없었습니다. 과거 지방자치법이 중앙정부와 지방간의 권한의 문제 등 상호배분의 원칙을 정하는 것에 목적이었다면, 이번 개정된 법의 첫 번째 의미는 ‘주민자치’가 지방자치의 목적이라는 것을 명시한 겁니다.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올해가 이제 지방자치 부활한 지 30년이 됩니다. 30년을 맞아서 그 조항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부로부터의 지방정부가 권한을 나누는 것만이 지방자치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건 분권의 요소이고요, 진정한 지방자치는 주민자치를 의미합니다. ‘지방자치’에는 ‘분권적 요소’와 ‘주민자치적 요소’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개정 지방자치법에 ‘주민자치적 요소’를 목적에 명시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요즘 메가시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규모를 키워야 도시의 경쟁력이 갖춰진다는 논리인 것 같은데, 한편에서는 기초자치단체에 권한을 더 주고, 분권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충돌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동남권 부·울·경 메가시티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그런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기초 지방정부의 권한을 초 광역적인 조직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특수한 문제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초 지방정부의 권한을 빼앗아가는 것은 아니고요, 광역과 지방정부의 형태가 다양화하는 측면에서 봐야 하고요, 부·울·경 메가시티라고 해서 부·울·경이 없어지는 건 아니고, 초 광역 메가시티를 통해서 그쪽 지역 공통의 과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특별한 형태의 자치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소멸의 문제 이런 것들을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고요….

국회가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 단체장을 하셨거나 지방자치를 경험한 분들이 60명 정도가 국회에 계신 것 같은데요... 파워가 엄청나게 생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지방자치를 경험했던 분들이 다수가 국회에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민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경험했던 것들이 국정에 반영된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청장님은 지방자치의 전문가시고, 지방자치의 산 역사인데 내년 임기를 마치시면 전문성을 살려서 아직 젊으시니까 국가를 위해서 역할을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계획이 있으십니까?

제가 계획한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닐 것 같고요, 주어진 임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고, 또 우리 사회에 기여할 일이 있다면 준비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에 청장님이 대선후보나 대선캠프 입장에서 지방자치에 대한 공약을 국민한테 내놓는다면 어떤 공약을 내놓으시겠습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국가의 틀이 중앙집권형 국가에서 자치분권형 국가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측면에서의 헌법 개정이 첫 번째 과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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