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말까지 공신력 갖춘 ‘K-ESG 가이드라인’ 마련계획
글로벌 투자자들, ESG를 투자 결정 핵심 요소로 반영
K-RE100 참여기업, 대기업도 1.16%인 30곳에 불과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포럼은 오는 10월27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상생의 패러다임, K-ESG의 실천과 정착방안>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의 기조발제는 문승옥 산업통산부 장관이며, 좌장으로는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맡는다. ( ⓒ 폴리뉴스)
▲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포럼은 오는 10월27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상생의 패러다임, K-ESG의 실천과 정착방안>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의 기조발제는 문승옥 산업통산부 장관이며, 좌장으로는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맡는다. ( ⓒ 폴리뉴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투자자 관점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폴리뉴스는 '제 17차 상생과 통일포럼'의 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상생의 패러다임, K-ESG의 실천과 정착방안'으로 잡았다. 앞으로 대담과 27일 개최하는 포럼 행사를 포함해 K-ESG 실천방안과 관련해 8차례 글을 싣는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K-ESG,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② K-ESG, 정부 가이드라인 및 산업별 현황은?
③ K-ESG, 재계 이렇게 뛰고 있다
④ ESG에 사활건 그룹 총수들
⑤ 금융권 ESG,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된다(대담)
⑥ 전문가가 제안하는 ESG 투자전략은?
⑦ 난립하는 ESG 평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⑧ K-ESG의 실천과 정착 방안(포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

 

[폴리뉴스 황성완 기자] ESG 경영이 개별 기업의 경영전략을 넘어 생존전략으로 다가오면서 국제적 화두가 됐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도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예전보다 좀 더 ESG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추세다.

이미 유럽을 중심으로 ESG 공시를 제도화하는 추세이고, 국내 금융당국도 2025년부터 국내 대기업들의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국내외 유수기업들도 '그린워싱'으로 불리는 홍보성 이벤트 수준에서 벗어나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혁신 동력으로 ESG를 내재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정부 역시 올해 말까지 공신력을 갖춘 ‘K-ESG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년에는 산업별·기업규모별 기준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최근 국내 최대투자자 국민연금이 2022년까지 ESG기준의 책임투자를 전체 자산의 50%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할 만큼, ESG는 투자와 기업경영의 가이드라인으로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21대 국회 들어 발의된 ESG 관련 법안이 100여개에 이를 만큼, 정책적 차원에서도 ESG의 정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사를 통해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해외에선 이미 'ESG' 쓰리바텀라인 시대

전 세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주요 기업 최고 경영자들에게 보낸 글이 화제가 되었다. 해당 서한에서는 기후 변화 리스크와 ESG를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로 반영한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ESG 요소를 살펴봄으로써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의 장기 전망도 가능하다"며 "전통적인 투자방식과 ESG 인사이트를 결합한 지속 가능한 투자전략을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해외 금융권에서 ESG 투자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 보고서에 따르면 ESG 투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35조 3000억 달러로 2년 전인 2018년 대비 15% 증가했다.

ESG 법제화를 위한 미국과 EU 등 국외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탄소의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추는 것)을 선언하고, 행정명령을 통해 기후 공략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ESG 공시, 분류체계 등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고 유럽 지역 금융 회사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비EU 금융회사에도 적용하는 등 ESG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올 하반기 중 'ESG' 공식 가이드라인 나온다.

정부도 ESG 관련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여야 국회의원 58명과 기업·금융기관·ESG 관련 전문기관 등 128개 기관이 참여한 '국회 ESG 포럼' 발족식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해 'ESG가 산업 경쟁력을 상승시킬 기회'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지난 4월 ESG 경영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K-ESG 지표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식 ESG 지표 초안을 공개했다. 기업과 여러 ESG 평가기관 등에게 안내 성격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에서 공개된 지표 초안을 토대로 의견 수렴과 보완 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 발표할 계획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국내·외 운용되고 있는 ESG 평가 지표가 600여개에 이르는 등 평가 기관이 난립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또 같은 기업이 기관에 따라 상이한 평가를 받는 문제도 발생했다. 

정부 역시 기관마다 ESG 평가 관련 세부 항목과 내용이 달라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ESG 지표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한국의 경영 환경과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아 국내 기업이 역차별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해외지표의 경우 기업의 인종 다양성을 평가해 가점을 부여한다. 하지만 한국은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똑같이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국내 주요 기업도 움직임 가속…반면 중견·중소기업선 참여율 저조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도 RE100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SK그룹 8개사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 RE100에 등록했다. 지주사 SK(주)를 비롯해 계열사 SK텔레콤·하이닉스 등이다. 뒤이어 LG화학·에너지 솔루션, 아모레퍼시픽 , 한국수자원공사 등도 RE에 가입했다.

K-RE100은 산업용·일반용 전기 소비자들이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구매 및 사용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입한 제도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신영대 의원이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 350곳 가운데 K-RE100 참여기업은 5.14%인 18곳에 불과했다.

지난 2019년 결산 기준 기업 규모 현황을 기준으로 기업 참여율을 보면 전체 대기업은 2565개 중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해 1.16%인 30곳이 참여한 반면 중견기업은 전체(5007곳) 대비 0.13%(7곳), 중소기업은 전체(74만5105) 대비 0%(4곳)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에 신 의원은 "RE100의 달성이 저조하게 되면 국내 산업 형편에 매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들의 낮은 참여율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K-RE100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 의원은 "녹색 프리미엄은 기본요금에 추가로 납부하는 기부금 형태의 낙찰제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구조라 볼 수 없다"며 "K-RE100은 당위적 접근이 아니라 인센티브 등으로 ESG 경영을 지원하는 참여 활성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K-ESG, 위기를 기회로…양극화 넘어 상생으로 가야

ESG 경영은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신자유주의 경영의 한계를 벗고, 이해관계자 모두의 상생 발전을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지표로서 주목받고 있다.

환경 문제와 함께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가 우리 경제 사회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만큼, 상생과 지속 가능성의 패러다임을 경제사회 전반에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추친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ESG가 급부상한 원인과 배경에는 이 같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주주 중심 자본주의'를 고객, 직원, 지역사회 등을 위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비전이 주요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이 대표적 예다.

이와 관련 클라우드 슈밥 WEF 회장은 지난해 10월 타임즈(Times) 기고에서 "더 나은 경제 시스템이 가능하고, 멀지 않았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며 "코로나19에 우리는 무엇이 가능한지, 이해관계자들이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공공의 선을 위해 행동할 때가 언제인지 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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