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닷새간 국가장으로...정·재계 발길 이어져

2021.10.27 17:24:25

국립묘지 안장은 안하기로
"과오있으나 북방정책 공헌...추징금 납부한 노력 등 고려"
최태원, 김종인, 이재명, 이준석 등 정재계 인사 장례식 발길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가 닷새간 국가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집행위원장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맡고 국립묘지 안장은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27일 행정안전부(행안부)에 따르면 '고(故) 노태우 전(前) 대통령 국가장'은 오는 10월 26∼30일까지 닷새간 5일장으로 진행된다. 영결식과 안장식은 10월 30일 거행되며 장소는 장례위원회가 유족 측과 논의해 추후 결정한다. 국립묘지 안장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하지 않기로 했다.

국가장법에 따르면 국가장 대상자는 전·현직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 혹은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다. 국가장 여부는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마친 후 대통령이 결정한다.

노 전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비자금 조성 등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예우 대상은 아니다. 국가장법은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인물에 대한 장례 실시 여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행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장 결정 사실을 알리며 "노 전 대통령이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등과 관련해 역사적 과오가 있지만, 직선제를 통한 선출 이후 남북기본합의서 등 북방정책으로 공헌했으며 형 선고 이후 추징금을 납부한 노력 등이 고려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결정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지난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장으로 치러지게 됐다. 

정부는 빈소 설치·운영과 운구, 영결식과 안장식을 주관한다. 단 관계 법령에 따라 조문객의 식사비, 노제·삼우제·49재 비용, 국립묘지 외의 묘지 설치를 위한 토지 구입·조성 비용 등은 부담하지 않는다.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을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않기로 한 만큼 장지는 유족의 입장을 따라 파주 통일동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같은 날 유족인 아들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공개된 유언에는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며 희생자에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 최태원·김종인·이재명등 정·재계 조문 이어져 

노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하루 종일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의 법적 사위이자 노소영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빈소를 찾았다.
 
약 10여분간 조문한 뒤 빈소에서 나온 최 회장은 취재진에게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노 전 대통령이 숙환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아무쪼록 영면을 잘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계 인사들과 원로들도 빈소에 모습을 속속 드러냈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정구영 전 검찰총장, 장호경 전 경호실 차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이 빈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고인은 민주화로 이양하는 과정에서 역할이 있었고 북방외교 등으로 여러 성과를 냈던 공이 있다. 익히 아는 것처럼 국민에게는 12·12 군사반란행위 등에 참여했던 큰 과가 있다"며 "그런데 최근에 논란이 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는 그에 대한 피해를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노 전 대통령 당신께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건강이 안 좋아 직접 의사표명할 기회가 없었지만 가족, 특히 아드님 노재헌 변호사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가족을 대표해 사과하는 등 진정성 있는 노력을 경주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는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노 전 대통령 조문을 온 건 두 사람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다르다고 보면 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이라면서도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 한 점을 평가한다. 가시는 길이니까 같이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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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현 hong06@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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