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용광로, 느린 매머드 선대위···"바꿔야" 당내 위기감 고조
우원식 "선대위 의원 배치 하다 보니 좀 무거웠다··개선 논의"
홍정민 "경선 후 인선 발표에 한 달 공백기, 의사결정 느려진 듯"
'집토끼' 모는 상왕 이해찬 등판? 청년·중도층 표심엔 '글쎄'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면서 민주당 내부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자 용광로·매머드 선대위의 '용광로'는 식어가고, '매머드(Mammoth)'는 느리고 비대하다는 비판 속에 '선대위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다.
'선대위 쇄신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30%대에 갇힌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자리한다. 윤석열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감안해도 두 후보 간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지난 12∼1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양자 가상대결 결과 윤석열 후보는 50.2%, 이재명 후보는 36%를 기록했다. 문제는 컨벤션 첫째 주보다, 둘째 주에 오히려 윤 후보가 2.9%p 더 상승해 격차는 14.2%p로 벌어졌다.
또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 12~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윤석열 후보가 48.3%를 기록해 이재명 후보(32.2%)를 무려 16.1%포인트 앞섰다. 컨벤션 전주 15.5%포인트에서 0.6%포인트 더 확대된 수치다.
이렇게 차이가 벌어지자 민주당 내에선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선대위 쇄신론이 들끓고 있다. 심지어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은 선대위 의원들이 '이번 대선에 져도 22대 총선(2024년)에 정권 심판 투표로 재선하는 게 낫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우원식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16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다. 이번 대선에 지면 다음 총선도 다 망하는 것"이라며 "다만 저쪽 지지율이 높아지니 선대위 분위기가 의기소침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우원식 의원은 "선대위 의원 배치 등을 하다 보니 좀 무겁고 오래 걸린 것 같다. 이 부분을 어떻게 고칠지 논의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 선대위 쇄신론 분출···'용광로 원팀'-> 각계각층 전문가, '매머드 큰팀'-> 실무형 인사
이재명 선대위 문제점은 역설적으로 '용광로'와 '매머드'에서 나온다. 이재명 후보에 충성하고 정책을 공유한 측근 위주의 실무형 인사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용광로' 원팀은 문제점은 현역 국회의원 전원을 '선수'와 관행에 따라 넣다 보니 효율성과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선대위 빈자리가 없어 참신한 중도확장 인사 수혈도 쉽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탄희 의원 등 초선 10여 명은 지난 15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당 선대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구조"라고 발표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 전면 배치하고 이들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매머드' 원팀이다 보니 책임성은 떨어지고, 비효율성만 높아진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현재 12명이나 되는 공동선대위원장은 인원이 너무 많아 조를 나눠 선대위 회의에 각각 참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재명 후보가 지난 11일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를 내놨지만, 선대위 주요 인사들은 그 내용조차 알지 못했다. 현안 대응에 늦고 기민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선대위 공동 총괄본부장 우상호 의원은 지난 15일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대응이 늦다. 선대위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라며 "발족식만 하고 실제로 발족은 안 된 것 같다"고도 했다.
다만 이재명 후보 대변인 홍정민 의원은 16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 당시 열심히 뛴 조직들이 인선이 다 발표되지 않은 채 한 달 동안 공백기를 가져 서로 간의 의사결정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인선이 확정되면 좋아질 것"이라 밝혔다.
◇ '집토끼' 모는 상왕 이해찬·책사 양정철, 등판설 '솔솔'···중도·청년층 표심엔 '글쎄'
결국 시선은 '구원투수'에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국민의힘 김종인에 필적할만한 주목도 있는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해찬 역할론'이 수면위로 떠오름과 동시에 책사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이 거론 되는 이유다. 양 원장은 17일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이 주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다.
다만 이해찬 전 대표가 등판할 지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부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선에서는 뒷선에서 자신의 의원 조직 '광장'을 몰아주며 이재명 후보를 후보로 선출했지만, 본선에서 어느정도로 개입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등판하는 사실은 논의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강훈식 선대위 정무조정실장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15일 "대선은 결국 후보 간의 인물 대결"이라며 "선대위 크기와 인물이 선거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옛날 방식"이라고 이해찬 등판론에 선을 그었다.
반대로 정청래 의원은 16일 같은 방송에서 "지금은 이 전 대표가 (선대위에) 출전할 명분이 조금 덜 성숙했으나 그런 부분이 충족되면 대선 승리를 위해 출전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김종인 전 위원장 이름만큼 강한 인물은 이해찬 전 대표"라고 말했다.
다만 이해찬 전 대표가 김종인 위원장처럼 청년·중도층 표심까지 가져올 상징적 인물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토끼' 잡는 상왕 이해찬이 이재명 후보의 경선 과정에서는 큰 도움이 됐지만, '산토끼' 잡는 차르 김종인을 상대하기엔 어렵다고 분석한다.
민주당 내 다른 인사들도 참신한 외부 인재 영입을 촉구하면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최지은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의원 선수별로, 의원이냐 아니냐로 계급을 매겨 수직적인 선대위를 만들어 놓고 2030과 수평적인 소통을 탁상공론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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