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 임기응변, 감성적, 인간 본연의 모습은 로봇으로 불가능"
"로봇이 등장하면 어떤 일이 만들어질까? 미래 지향적 고민 필요"
"미래의 좋은 BM, 로봇과 인간이 같이 일하는 시스템 만드는 것"
"로봇, 좋은 친구, 좋은 도우미 이런 느낌으로 다가올 것"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로봇공학이다. SF 영화에서 많이 접했지만 아직 우리 실생활에서는 잘 보이지는 않다. 그러나 내년 또는 후년이면 바퀴 달린 로봇이 하는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며, 10년 뒤에는 인간과 협업하는 인간형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이 있다. 11월 폴리뉴스 스페셜인터뷰에는 대한민국 로봇공학계의 권위자로서 휴머노이드라 불리는 ‘인간형 로봇’을 세상에 내놓는 연구를 하고 계시는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를 모셨다.
한 교수는 19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로봇들의 한계와 특징들을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미래 4차산업에서 인간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로봇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아서 이것을 분업과 협업의 형태로 잘 만드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시대를 리드할 것”이라며 “이걸 ‘모라백의 역설’이라고 한다. 이름이 모라백인 로봇공학자의 개념인데, 인간이 잘하는 일을 로봇이 못한다. 또 로봇이 잘하는 일은 인간들이 잘하지 못한다. 이런 서로 간의 반대되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보는 역설”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즉흥적인 거, 임기응변하는 거, 감성적인 거. 이런 인간 본연의 모습, 인간성이라고 불리는 이런 모습들을 로봇으로 만들어내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느껴진다”며 “계획된 일은 잘하는데, 24시간 일해 그러면 하루 24시간 일하는데,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직관적으로 느끼면서 결정을 하고, 이런 일들은 인간만의 영역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로봇이 발달하면 ‘인간은 필요가 없게 되고, 내 직업은 사라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다며 “여러 가지 일 중에 어떤 일은 로봇이 잘하고, 어떤 일은 인간이 잘하는지 명확히 해서 로봇이 잘하는 일은 로봇에게 넘겨주는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로봇은 인간이 잘하지 못하는 일들을 잘한다면서 “인간이 잘하지 못하고, 귀찮고, 싫어하는 일을 로봇에게 주면, 인간들은 더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생산성이 향상”이 될 것이고, 미래사회의 좋은 사업 BM은 ‘로봇과 인간이 같이 일하는 시스템’을 누가 잘 만드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향후 10년에서 20년이면 인간형 로봇과 함께하는 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투자도 굉장히 많아졌고 로봇이 비대면 서비스의 어찌 보면 최대 수혜자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굉장히 개발속도가 빨라졌다”며 “일단 2022년, 2023년에는 주변에 바퀴로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서비스를 하는 그런 로봇들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그 산업이 어느 정도 커지면 투자가 많아지고, 단가가 낮아지고, 이런 산업화의 사이클을 타버리면 그다음부터는 우리가 좀 더 더 많은 영역에서 로봇을 쓸 수 있는 그런 산업적인 업그레이드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이 된다”며 그 단계가 되면 관절형 로봇이 등장하는 새로운 진화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교수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얼마나 뺏어 가는가? 냉정히 말하면, 아닐 수도 있다. 왜냐면 로봇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일자리가 더 많을 수 있다”며 “자동차가 하나 등장하면서 자동차 만드는 직업만 생겼나요? 자동차 카센터도 필요하다. 수리, 보험, 자동차를 이용한 별의별 직업군들이 생기는 거다. 가장 대표적인 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하나 생겨서 여기서 만든 일자리가 얼마나 많습니까?”라고 반문했다.
한 교수는 “그런 생각을 해보시라. 로봇이 등장하면 어떤 일이 만들어질까를 더 고민하는 게 더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모습이다”라며 “로봇이 들어오면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변화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더 좋은 시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로봇을 '산업 제조용 로봇'과 '일반 서비스 로봇' 두 가지로 분류한다”며 예전의 로봇은 어떤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기계, 제조용 로봇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의 중요 분야로 떠오르는 요즘의 로봇은 인간이 일일이 프로그램해 주지 않아도 어떤 정도의 상황이 벌어지면 자기가 스스로 판단해서 인간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가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가 전 세계 1위라는 지표에 대해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대기업 공장에 제조용 로봇들이 그 대수가 굉장히 많다”며 “4차 산업용 로봇들은 지금 다르게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미래의 형태 로봇들은 우리가 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점점 양상이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서비스용 로봇에서 요즘 최근 유행이 협동로봇이 많이 활약하고 있다”며 협동로봇은 인간과 같이 일하는 로봇으로 인간은 하기 싫어하는 귀찮아하는 약간의 일들을 로봇들이 보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제가 전공을 하는 인간형 로봇은 말 그대로 SF영화에서 나왔던 두 다리로 걷는 그런 로봇들인데, 아직은 상업화되지는 않고 있는, 학문적인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영화에서처럼 인간형 로봇이 발전하면 인간이 로봇에게 소외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말에 “아직 기술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다. 몇십 년 뒤의 얘기다. 그런데 로봇을 만들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로봇이 하기 어려운 게 정말 많다. 영화에서 보면 다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특히 인간이 쉽게 하는 부분들은 로봇들이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