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수 "윤석열, 입만열면 망해버린 수구보수의 전형적인 형태...김건희 '성역화'됬나?"
홍형식 "李-尹, 11.6%p에서 1.6%p로 대폭 줄어...2030 대폭 하락"
차재원 "허위경력 누적, 공정과상식 尹에 치명타, 2030 하락...대장동 특검 거부 李 '박스권' 갇혀"
김능구 "윤석열 '김건희 리스크', 조국 가족리스크와 오버랩...'당신은 뭐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12월 22일 ‘대선의 해, 국민은 미래 정치리더십의 경쟁을 기대한다’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대선은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끝도 없이 터져나오는 비리 의혹'에 비호감 선거가 되었다. '리스크'를 안고 시작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크게는 10%p 이상 윤 후보가 앞섰지만 '배우자와 아들'의 가족리스크와 윤 후보의 자책골 등으로 그 격차는 한달만에 1%p대로 좁혀졌다. 윤석열 후보에게서 떨어져 나간 층은 부동층의 핵심인 2030세대다. 이들에 의한 민심의 변화가 급격하다. 

김능구 : 2021년 마지막 12월 정국좌담회다. 현재 상황에 대한 전체적인 분석과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 내년도 대선 전망을 하고자 한다. 컨벤션 효과로 올랐던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약간 하락세에 있고 이재명 후보는 올라가면서, 여론조사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홍 소장님이 여론조사로 본 대선 민심을 한 번 짚어주시기 바란다. 

이재명-윤석열, 한달 사이 지지율 11.6%p -> 1.6%p 격차로 대폭 줄어... 尹, 2030지지율 하락 때문

홍형식 : 지지율 변화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 윤석열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불과 한 달 만에 소멸되었다는 것이 모든 여론조사에서 거의 공통된 의견으로 나오고 있다. 반면 이재명 후보의 경우는 선대위를 조정하고 나서 보름 정도 지났는데,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는 않아도 하락을 멈추고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길리서치의 경우도 11월 5일부터 7일 조사는 이재명 33%, 윤석열 44.6%로 11.6%p의 격차가 났다. 윤석열 후보 당선의 컨벤션 효과가 제일 크게 나나난 건데, 이번 12월11일부터 13일까지 조사했더니 40% 대 41.6%, 불과 1.6%p 차이로 줄어들게 됐다. 이 조사는 1,011명을 대상으로 유선 전화면접 19.4%, 무선 ARS 81.6%로 했고, 저희 홈페이지와 선관위에 상세자료가 나와있다.

대선후보 지지율 추이 (출처 ; 한길리서치/단위 %)
▲ 대선후보 지지율 추이 (출처 ; 한길리서치/단위 %)

이 과정에 이재명의 지지율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다른 조사도 모두 그런 추세다. 일일이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추세적으로 전화면접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하면 현재 이재명 후보가 조금 앞선다고 보면 되겠고, ARS를 보면 윤석열 후보가 조금 앞서는데, 그 격차는 거의 다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보시면 될 거다. 누누이 하는 이야기지만, 두가지 방식의 결과가 다르다기 보다는, 전화면접은 부동표가 많이 나오는데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층만 통계를 내서 보면, ARS와 많이 근접하게 될 거다.

선거가 3개월도 남지않은 상태인데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펼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양 진영이 전략적인 문제나 이런 부분들을, 특히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를 해야 되는 상황까지 와 있다고 보인다. 중도층과 함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게 2030인데, 저희들 조사를 놓고 보면 2030에서 이재명 우위로 돌아서버렸다. 윤석열은 간신히 중도층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가장 전략적인 캐스팅보트라고 예상되는 2030층의 지지율 하락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윤석열 2030 하락세, 중도층 이재명 우위... 尹, 입만열면 망해버린 '수구 보수의 전형적인 형태' 때문

김능구 :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 같지만, 가장 큰 추이는 윤석열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사라졌고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여론조사의 변화 포인트를 살펴보면, 2030 MZ 세대의 선택을 주목해왔는데 30대와 20대 여론의 분리 현상이 두드러진다. 20대는 접전이고 30대는 이재명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 많이 나타났다는 것이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중도층의 여론변화가 감지된다는 거다. 이전에는 윤석열 후보가 10%p 정도 앞섰는데, 최근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중도층에서 오차범위 내에 있다. 이 두 가지 포인트가 전체적인 여론 변화를 추동했다고 보인다. 황 소장님. 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시는지?

한국갤럽 데일리오피니언 2021년 12월 3주 조사
▲ 한국갤럽 데일리오피니언 2021년 12월 3주 조사

황장수 : 현재 40대는 확실히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고, 60대 이상은 윤석열을 지지하는데, 50대는 어느 쪽이 우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고 본다. 세대로 보면 2030이 좌우한다는 것이고 여기에 중도의 지지가 결정할 거라고 보면, 지금 윤석열은 중도나 2030에서 지지를 얻을만한 소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 하고 다니는 행보나 정책을 보면 ‘기득권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온다. 본인 스스로 입을 열면, 망해버린 수구 보수의 전형적인 형태를 뒷받침하는,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에 기반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종부세 문제나 최저임금 문제 등에 대해 윤석열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반적으로 저 사람이 기득권의 영향력에 상당히 속해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제 2030이나 중도의 사람들이 이탈하고 있다고 본다.

아무리 내부에 싸움이 일어나더라도, 후보 본인이 개혁적이고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려는 것이라면, 정치선거 브로커들과 싸움이 일어나도 지지율이 빠진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 못하다’고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이 서서히 형성되면서 지지율이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거는 매우 심각한 것이다. 역전이 되어서 한 3~4% 차이가 나는 경우가 된다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발빠른 민심대응, '윤석열 자책골'로 경선 직후 대세론 형성 골든타임 놓쳐

김능구 : 차교수님,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의 컨벤션 효과가 있으면서 힘을 못 쓰고 10%p 이상 차이가 나는 조사도 있었는데, 지금은 많은 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하락을 하더라도 윤 후보와 차이가 나는 모습인데, 어찌 말하면 기력을 되찾고 있다고 하겠다.

차재원 :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고 많게는 20%p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사실 윤석열 대세론을 형성할 뻔 했는데, 그 위기를 이재명 후보가 반전시킨 거다. 제가 생각할 때 첫 번째 요인은 이재명 후보의 발빠른 민심 대응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얘기하면서 기민하게 선대위를 완전 재편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정책 사항들에 대해서 고집을 부리지 않고, 본인 말대로 하면 정치적 실용주의로 접근하면서 아주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모습들이 어느 정도 먹히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그런 식의 여권 내 차별화를 둘러싸고 여러 정치적 진통과 갈등이 있긴 하지만, 일단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이재명은 합니다’가 무조건 고가 아니라 민심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인식을 줬다. 나름대로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 하나 반전의 요인은 결국 상대의 '자책골'이다. 윤석열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는 결정적 골든타임을 그냥 흘려버린 셈이다.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모셔오는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헤게모니 다툼에서 정치초보인 윤석열이 어떻게 보면 정치적 구태에 직면해 있는 후보로 비춰졌다. 그래서 같은 ‘0선’후보지만 이재명 후보의 발빠른 변신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는 측면들이 있어서, 이재명 후보가 일단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낸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재명 후보의 발빠른 변신이 갖고 있는 또 다른 그림자는 다시 이야기하겠다.

김능구 : 세 분의 분석과 지적은 모두 대체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 본다. 그런데 이 과정 속에서 두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전면에 등장했다. 오늘 YTN 조사에서 보면 어느 쪽의 리스크가 클 것인가 물었다. 가족리스크가 있더라도 계속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70%인데, 어쨌든 1/4 정도는 바꿀 수 있고 바꿨다는 거다. 가족리스크도 똑같은 것인가라는 문제도 있고, 윤석열 배우자인 김건희 씨 같은 경우는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조국장관 가족한테 했던 일이 오버랩되면서 ‘그럼 당신은 뭐냐?’라고 이야기된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사진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홍형식 : 저희가 11월에 조사할 때 관련한 질문을 해봤다. 대선후보나 배우자의 과거 사생활 및 발언과 관련해서 ‘누가 더 문제가 많다고 보는가’였는데, 이재명 42%, 윤석열 41.5%로 둘 다 똑같다고 보는 거다. 그런데 실제 드러난 이후 대처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이재명을 유심히 보면 과거의 무슨 문제가 나오면 일단 무조건 잘못했다고 한다. 변명도 가급적 짧게 하고 일단 거기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하고 나서 그 다음 자기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자꾸 변명을 하고 자기 정당화를 시킨다.

그러다가 3~4일 지나서 여론이 악화된 이후에야 사과를 하는데, 그것도 어정쩡하게 한다. 국민들 입장에서, 예를 들어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고 들이대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후보가 돼서 국민들과 싸우고, 국민들에게 우기려고 하고, 국민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정치 초보자들이 하는 일이기도 할뿐더러 사람들의 울화통을 터지게 만든다. 특히 윤석열의 경우 거기에 공정성에 관련된 문제가 하나 더 끼어 있다. 최순실과 그 딸의 사안에 들이댄 잣대, 조국과 딸에 들이댄 잣대를 동등하게 적용해야 될 사안이 몇 개 있다. 자기한테는 적용 안 하는 걸로 하고 변명하고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더 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김능구 : 관련한 여론조사를 보니까 사람들이 사과를 받아들이는 부분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가 10%p 정도 높더라. 말씀하신대로 사과에도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그런데 항상 윤 후보는 조건을 달면서 이야기를 했고, 어찌보면 마지 못해서 하는, 그래서 지난번에는 ‘개사과’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는데, 하여튼 이 부분들은 끝까지 갈 문제인 것 같다. 제가 듣기로는 윤 캠프에서 김건희 씨 문제를 다루는데, 이번에 이준석 파동도 거기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비롯되었다는 말도 있다.

김건희씨, 스스로 머리깎고 백담사 들어라도 갔다면... 부인문제 과감히 대중에게 묻지 못하고 '성역화'

황장수 : 저는 개인적으로, 김건희씨가 본인 스스로 머리를 깎고 백담사로 들어가고, 큰일을 하기 위해서 ‘나를 버려달라’ 식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 하면, 전체적으로 비리의 깊이나 크기로 보면 이재명이 윤석열보다 더하다고 생각하는데, 윤석열의 경우 비리 자체가 미세하지만 굉장히 잡다하게 끊임없이 놓여있다. 장모까지 그런 성향이 있다. 근데 진짜 문제는, 왜 이것을 사과하고 정리하지 못하는가라는 것이 결국 나중에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집권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우려로 연결이 된다는 점이다.

윤은 왜 캠프에서 부인을 어떻게 정리하라고 말을 하지 못하는가, 또한 자기 부인 문제에 대해서 과감하게 대중에게 뜻을 묻지 못하는가라고 봤을 때, 자기 부인 문제가 일종의 '성역화' 되었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처럼 대장동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희석시키는 노력을 해야되는데, 그것도 아니다. 실제로 김건희 문제에 대해 알고 해명하고 역공을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 막고는 싶고, 한편으로는 그 문제의 내막이 깊이 알려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 이런 이중성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거다. 윤이 과연 부인 문제를 넘지 않고 대선에 골인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회의적으로 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부부 간에 결단을 내야 될 문제라고 하는 거다.

김능구 :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김건희 씨가 최순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최순실을 소환했다.

차재원 : 송영길 대표가 그렇게 얘기한 근거가 남편한테 반말을 했다는 건데, 나이 차이가 있는 부부이기 때문에 반말해서는 안 된다는 선입견을 갖고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조금 지나친 표현이란 생각이다. 어쨌든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 중에 제일 처음에 나왔던 게 결혼 전 사생활이었다. 유흥업소의 접대부 이야긴데, 사실 결혼 전 배우자의 사생활 문제를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 측면도 있었기 때문에 한 번 이야기하고 넘어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배우자가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허위를 누적해 간 과정은, 사실 공정과 정의와 상식을 이야기했던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앞서 윤에 대한 2030의 지지율이 빠지는 이유가 바로 그런 부분에 있다고 했는데, 저는 100% 공감한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문제인데, 정말 윤석열 후보 측에서 잘못하고 있다. 1단계가 ‘과장이다. 허위다’라고 발뺌부터 했다. 두 번째는 ‘여권의 공작이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공격하는 거다. 세 번째는 기자한테 버럭한다. 왜 그걸 듣고만 있냐, 왜 그걸 베껴만 쓰냐, 당신들은 왜 취재를 제대로 안 하냐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결국 마지못해 지난주 금요일에 사과했다. 그런데 사과하면서도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논란 자체를 야기한 것 만으로도’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에 따라서 제 가족도 적용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황 소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대통령이 됐을 때 여러 가지 의혹을 갖고 있는 부인에 대해 법적으로 뭔가 하려고 할 때 만약 공소시효가 끝나면 처벌도 못 하는거다. 그럼 하자가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 예를 들면 영부인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분명하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그냥 넘어갔다. 그러다 결국, 오늘 동아일보에 보도된 인터뷰를 보면 ‘제 2 부속실을 없앤다’, ‘영부인이라는 말 붙이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처음부터 이런 이야기를 먼저 얘기하며 사과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마지못해 밀려서 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을 통해서 사실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자체보다 더 큰 정치적 데미지를 입고 있는 거다. 정치 초보이기 때문에 대응을 못한다는 부분인데, 바로 그때문에 선대위라는 게 있다. 그런데 그 선대위가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면, 선대위를 그렇게 만든 사람은 결국 윤 후보라는 거다. 윤 후보가 자기모순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는 본인이 판단해서 결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본인 스스로 중심을 못 잡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선거전이 될 수밖에 없다.

김능구 : 윤석열 후보가 총장을 그만두고 정계 입성을 할 때, 자기는 공정과 정의, 상식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포효했는데, 지금 김건희 씨 문제는 이것과 바로 배치되는 것이다. 본인이 신정아 사건 때 수사 검사를 했고, 그때 ‘허위이력도 아주 엄중한 범죄’라고 이야기를 했다. 지금 정권교체 여론이 10~15% 이상 높은데, 그중에는 민주당을 떠난 사람들도 많다. 특히 조국사태 때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를 보고 이건 아니라고 한 사람들이 많다. 저는 윤석열 후보가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있다고 본다. 대통령으로 뽑는 사람은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야 하기 때문에, 인물을 보지 않을 수 없고 그에 대한 신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것은 단순하게 배우자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겠다는 본인의 가장 중심적인 고리가 시험대에 올라와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김건희 씨가 전면적인 사과를 하고, 자기가 이른바 영부인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걸로, ‘제 2 부속실 만들지 않겠다’. ‘영부인 표현 쓰지 말라’는 말이 나온 것 같은데, 좀 더 나가면 황 소장이 이야기한대로 정말 백담사 가서 수도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두 번이나 대선 문턱에서 넘어졌는데 그게 아들 병역문제 때문이었다. 소록도 가서 봉사해야 된다고 그랬을 때 부인이 막았다는데, 그때 바로 갔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선 주자로서, 대통령 깜으로서, 현재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TV에서 사과하고 이런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의 문제처럼, 아직까지 그 심각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 조금 더 시간을 끌 것 같은데, 이번처럼 시간을 끈 다음에 사과해봤자 타이밍이 늦었기 때문에 그 진정성은 진정성대로 훼손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어찌 말하면 김건희 씨 문제가 아니라 바로 윤석열의 국가 지도자로서의 신뢰에 퀘스천 마크를 하는 중요 변수가 돼 버렸다고 본다.

홍준표한테도 졌던 '윤핵관'으로 어떻게 본선 승리하나

홍형식 : 윤석열이 후보가 되기 전부터 높은 지지율을 끌어올려왔던 건, 윤석열 개인의 능력에 의한 것도 있겠지만 정권교체에 대한 큰 민심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마선언을 하고 후보가 되는 과정의 전략으로 놓고 본다면 실패의 연속이다. 특히 당심을 통해 후보로 확정되었지만, 국민 민심에서는 졌다. 그건 무슨 얘기냐면, 적어도 경선 과정에서 끌고 왔던 민심 전략이나 방식을 후보가 된 이후에는 바꿔야 됐는데, 정치경력이 짧아서 그런지, 그 경선을 이긴 선거로 생각하고 당시 민심을 공략했던 선거전략을 지금 그대로 끌고 가고 있는 거다. 그래서 지금 유심히 보면 그 팀이 존속하면서 내가 볼 땐 ‘윤핵관’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홍준표한테도 진 그 전략팀을 갖고서 이재명한테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윤석열 후보는 내부적으로 전략팀부터 구조적인 맹점이 있지 않나, 그런 면이 보인다.

김능구 : 다음은 아들의 도박 사죄, 그리고 오늘 도시개발공사 또 한사람의 실무 책임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은데, 이재명 리스크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황장수 : 어제 미국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샌델과 정의, 공정을 주제로 화상 간담회를 했는데, 이재명 후보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밖에 나와서는 가치를 말하고 하는 것들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연극이나 영화에서 스테레오타입으로 나타나는 일상적인 이중성을 가진 사람의 형태를 보이는 것 같다. 윤석열을 바라보면서 참 안 변하는구나 느끼지만, 이재명을 바라보면서는 저 사람은 좀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이재명이 정치적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온갖 잡음을 낳으면서 저 위치에 왔다면, 순수한 마음으로 국민에 대한 자기의 열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전하려고 노력해야 된다. 그런데 아들에게 제기된 문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천해서 부끄러운 일들이 많다는 자기 집안사와 연관해서 봤을 때, 자기가 아들을 키울 때는 가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본인이 나서서 사과는 하는데 눈곱만큼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이 국면은 또 어떤 표정과 어떤 말투로 넘길까라는 식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선택지가 윤석열과 대결이니까 그래도 이재명이 좋다고 가겠지만, 솔직히 이재명이 이낙연 정도만 됐어도 제가 봤을 때 윤석열보다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앞서있을 거라고 본다. 이재명이 국민을 너무 가볍게 보는 행위를 안 했으면, 그리고 보다 진지하게 대선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틀 사이에 사과를 네 번 하는 것도 전혀 진지하지 않다.

김능구 : 그래서 여의도에 사과 풍년이 왔다는 얘기가 있다.

대장동 특검 거부하는 이재명, 尹 자책골에도 박스권에 갇히는 구조적 결함

차재원 : 두 후보의 가족리스크를 두고 나름대로 무게를 재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떻게 보면 부질없는 짓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도 하나하나 자체가 갖고 있는 정치적 함의가 결코 작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의 발빠른 사과가 정말 진정성이 있어서 하는 소리인가, 아니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사탕발림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윤석열 후보의 자책골로 어느 정도 반전의 모멘텀을 찾았음에도 더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 있는 거다.

예를 들어 아들 의혹과 관련하여 도박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하는데 도박 자금은 자금도 아니라는 식으로 사실을 뭉갠다든지, 게임사이트 운운하면서 약간 물타기를 하려고 하는 듯한 모습들이 있다. 그리고 아들의 성매매 의혹과 관련해서 부모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이재명 후보한테 바라는 건 부모된 입장이 아니라, 실정법을 위반한 자식에 대한 태도, 어떻게 보면 앞으로 권력을 쥐었을 때 주위 친인척이 법을 어겼을 때 어떠한 모습을 보일 것이냐의 부분을 기준으로 해서 사람들이 판단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대통령 후보의 입장에서 얘기를 해야 된다. 아들이 수사당국에 가서 이실직고를 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 수사기관의 검증을 받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특히 아들 의혹이 터지자 마자 김남국 의원이나 측근이 택시기사의 전언을 근거로 해서 야권이 뭔가 기획한 것처럼 몰아가는 측면들, 그런 부분들은 정말 문제라는 거다.

또 하나 성남도시개발공사 대장동 개발 실무 핵심팀장(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이 어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알려졌다. 유한기 본부장에 이어서 두 번째인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주요 핵심 증인들이 사라지면 소위 ‘그 분’으로 대변되는 윗선을 조사하는데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그러면서 이분들이 어떤 식으로든 유무형의 정치적 외압에 의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사건의 실체를 알고 있는 측의 꼬리 자르기라는 식으로,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깔끔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는 결국 특검 밖에 없다고 본다. 검찰이 몇 달 째 하고 있지만, 한걸음도 못 나가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처음에는 특검을 하면 서로 정치적 공방만 하다가 시간만 보낸다고 반대했다가, 나중에 윤석열 후보의 저축은행 관련된 수사까지 포함한 조건부 특검을 하자고 했다. 유한기 씨 사고가 나고 난 직후에는 바로 특검 받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가, 벌써 열흘이 지나도 아무 말도 없다. 결국 안 하려고 한다는 거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객관적인 수사 주체를 둘 수 있는 특검을 마냥 거부하는 듯한 모습 때문에라도, 제가 생각했을 때는 윤석열이 아무리 자책골을 넣는다 하더라도 이재명 후보가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결정적인,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것이다.

김능구 : 여론조사가 균형을 맞췄지만, 이재명 후보가 박스권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가 본인의 문제들에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자식 앞에 흔들리지 않는 부모는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저는 좀 이상한 게, 그런 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그걸 공개했다는게 좀 이해가 안 된다. 왜냐면 자기 아버지가 공인이다. 그 당시만 해도 성남시장, 도지사 하고 또 재판에서 연루돼 있는 엄중한 시기였는데, 도리를 떠나서 왜 그런 걸 올렸을까, 저는 그게 이해가 안 된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정말 답답한 부분이 있다.

황 소장이 아까 김건희 씨가 머리 깎고 백담사에 가서 참회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정도까지 이야기했는데, 지금 이 문제도 불법행위를 한 거다. 연예인들도 이런 문제가 있으면 자기들이 먼저 수사 받으러 간다. 후보가 바쁘면 어머니와 함께 하더라도, 아까 이야기대로 이것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말은 어떻게 하고 표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는 원칙적으로 진정성 있는 대응을 해야 되지 않나 싶다. 이렇게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밑도 끝도 없는 의혹 제기에 '놈놈놈 선거'에도 이-윤 지지, 승자독식 '제왕적 대통령제' 정치풍토 때문

차재원 : 문재인 정부 들어서 많이 쓰는 정치적 수사에 빗대어 얘기하면 이번 선거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선’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지난 금요일 윤석열 후보가 부인 문제 때문에 사과했다. 사과표현만 하고 윤석열 후보는 퇴장하고 난 뒤 일문일답은 이양수 대변인과 했는데, 기자들이 ‘김건희 씨는 육성으로 직접 사과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양수 대변인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역대 대통령 배우자가 이런 사과한 적이 있나. 그런 전례가 없기 때문에’라고 얘기했는데, 사실 역대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가 이 정도의 의혹을 가진 적이 있었나 라고 되묻고 싶다.

무슨 이야기를 드리고 싶은 거냐면, 이번 대선은 윤석열 후보뿐만 아니고, 이재명 후보도 밑도 끝도 없이 계속적으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말 그대로 대선의 키워드가 ‘수신제가’가 되어버린 우스운 선거, 그래서 혹자는 '놈놈놈 선거'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지금 이 상황이 연출될 거라고 각 당의 당원들이나 지지층들이 생각하지 못했을까? 지난 경선 과정에서 양쪽의 후보들이 이만한 하자가 있다는 것은 다 이야기가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보가 당선된 이유는 결국, 민주당은 이재명,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내야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그 하나였다. 조그만 하자나 의혹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람을 내면 우리가 분명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인데, 승리지상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이러한 정치적 풍토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제가 생각할 때는 승자독식이 가능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력구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대통령 권력을 쥐면 모든 것을 다 누리고,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세상이 되다 보니까, 거꾸로 얘기하면 권력을 빼앗기게 되면 철저하게 당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거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선택, 지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중인 상황, 진보든 보수든, ‘정권을 빼앗기면 우리가 당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들은 완전히 무시당하는 거다. 소위 말하는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끊임없이 반복학습되면서 확증편향을 갖는 것이고 상황은 계속적으로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둘 중에 한 명이 이기긴 이길 거다. 그러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에 진 쪽에서 승리한 사람을 인정할 수 있을까? 전 인정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승자에 대해 승복하지 못하는 문화가 강화되면 진영의 대립과 갈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고, 국민통합이란 단어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거다. 그렇게 되면 불행한 것은 일반 국민들이다. 거기서 민생의 발전, 국가 발전이 될 수 있을까.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해야 되는데, 이번 대선 어느 누구도 이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양당 후보들이 잘못된 권력구조에서 비롯된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정말 암담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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