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득된 '김건희 리스크'…진중권 "MBC가 윤석열 구했다"
김건희, 통화 녹음서 "윤석열 대통령 되면 영빈관 옮길 것"
추미애, '비선 무속인' 논란 두고 "부부가 무속 인연" 맹공
검찰, 윤석열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 수사 나서
권영세 "김건희 공식활동, 아직 확정적이지 않아" 선 그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한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하는 현장이 지난 23일 공개됐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한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하는 현장이 지난 23일 공개됐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새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녹음' 일부가 추가 공개되면서 '무속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맹공을 퍼붓고 있으나 윤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세다. 그간 우려됐던 '배우자 리스크'가 오히려 윤 후보에게 득이 됐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김씨의 공식적인 공개활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지지율 상승 곡선…이재명에 오차범위 밖 10%P 앞서

최근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지난주 대비 2.4%포인트 오른 43.8%를 기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4%포인트 하락한 33.8%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0%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7.1%, 이 후보가 35.5%를 기록했다. 윤 후보가 전주보다 2.3%포인트 오르고 이 후보는 1.7%포인트 하락해 격차가 11.6%포인트로 벌어졌다.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2일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가 39.4%로 이 후보(36.8%)를 오차 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MBC가 나라까지는 몰라도 윤석열을 구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결과에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음' 보도가 영향을 끼쳤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진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거티브에 가장 불리한 후보가 용감하게 네거티브에 몰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 통화 녹음으로) 왜 이미 잊힌 욕설 녹취록을 다시 불러냈나"라고 덧붙였다. MBC가 김씨의 '7시간 녹취'를 보도한 후 이 후보의 욕설이 재조명된 현재 정치권 상황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한국사회여론연구소>
▲ <출처-=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건희 "윤석열도 영적인 끼 있어…그게 나랑 연결된 것"

23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 서울의소리 등은 김씨의 통화 녹음 일부를 추가 공개했다. 

공개된 통화 녹음에서 서울의소리 이모 기자가 "내가 아는 도사 중 총장님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 사람이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영빈관으로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고 말하자 김씨는 "응 옮길 거야"라고 답했다. 이 기자가 "옮길 거냐"고 되묻자 김씨는 "응"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화에서 김씨는 "우리 남편도 약간 그런 영적인 끼가 있다"며 "그래서 저랑 그게 연결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무정) 스님이 우리 남편 20대 때 만났다. 계속 사법고시 떨어져서 한국은행 취직하려고 하니까 너는 3년 더 해야 한다고 했는데 붙더라"면서 "그분(무정스님)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분이 처음 소개할 때도 너희들은 완전 반대다. 김건희가 완전 남자고, 석열이는 완전 여자다. 근데 누가 그걸 그렇게 보겠냐"며 "근데 정말 결혼을 해보니까 그게 진짜인 거야. 내가 남자고 우리 남편이 여자인 거야. 아 그래도 진짜 도사는 도사구나 (생각했다)"라고 했다.

추미애 "무속 중독 정도를 넘어서 정체성이 무속 그 자체"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4일 "윤 후보 부부의 만남이 사랑과 인격적 존경심이 바탕이 된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무속 인연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부부의 성적 정체성도 무속적 사고방식으로 남녀가 뒤바뀌어 있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집 밖의 일에도 남자를 지배하고 공과 사의 구분 없이 주요 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김씨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무속적으로 당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자신의 영향력 행사가 무속적 수준이 남자보다 위에 있고 더 세기 때문이고 그래서 정당성을 갖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가 "내가 정권을 잡는다. 내가 후보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청와대 들어가면 무속적 근거로 영빈관을 옮길거라는 말도 한다. 자신의 권력의지를 드러내면서 그것도 과학적 합리적이지 않고 무속적이라는 것"이라며 "경향신문의 '김건희 무속 중독 논란, 핵심은 비선권력이다' 라는 기사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실무근이라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 스스로 무속 중독 정도를 넘어서서 정체성이 무속 그 자체임을 자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에는 건진법사?…검찰, 수사 돌입

이 가운데 검찰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의혹에 대해 24일 수사에 나섰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민주당 선대위가 윤 후보를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선거·정치 관련 수사 전담 부서인 공공수사2부(김경근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윤 후보가 2020년 2월 코로나19 방역 위반과 관련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지시했던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한 배경에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모씨가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윤 후보가 당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문제를 어떻게 할지 전씨에게 조언을 구하자 전씨가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민주당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직권을 남용해 신천지 수사를 방해하고 법무부 장관 지시에도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며 윤 후보를 19일 검찰 고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영세 "김건희 공식 활동 여부, 지금 말하기 어려워"

한편 이날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김씨의 사과와 공식 활동 여부를 놓고 "아직 확정적이지 않아 지금 말하기가 어렵다"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옳은 일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씨의 팬클럽 '건희 사랑(희사모)'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님의 공개 등장도 임박했다"며 김씨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강 변호사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모니터를 응시하는 김씨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사진은 포털사이트 등에 게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권 본부장은 통화 녹음 관련, MBC의 추가 보도에 대해선 "법률적으로 위반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하나도 빠짐 없이 사법 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형평성 입장에서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이라든지 형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공평하게 보도를 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권 본부장은 또 김씨가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그 분들이 좀 화날만 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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