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녁 8시 지상파 KBS·MBC·SBS 생중계
윤석열, 실언 논란 딛고 ‘1강 굳히기’ ‘대장동’ 공격 준비
이재명, 정책 능력‧달변으로 주춤한 지지율 반등 모색
안철수, ‘연금‧노동개혁’ 강조…TV토론팀 꾸려 만반의 준비
심상정, 의제설정‧토론능력 부각…비주류 대변‧존재감 확보

3일 지상파 주최 ‘4자토론’이 예정된 가운데, 각 당 후보들이 설 연휴 기간 동안 토론 전략을 구상하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일 지상파 주최 ‘4자토론’이 예정된 가운데, 각 당 후보들이 설 연휴 기간 동안 토론 전략을 구상하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3일 지상파 주최 ‘4자토론’이 예정된 가운데, 각 당 후보들이 설 연휴 기간 동안 토론 전략을 구상하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4자토론’은 3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KBS 스튜디오에서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사회로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KBS·MBC·SBS 등 방송3사 합동 초청으로 이뤄지는 만큼 지상파 3곳에서 모두 중계한다.

최근 지지세가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토론을 계기로 행정가로서 면모를 부각하며 승기를 잡고자 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장동’ 등 이 후보가 연루된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수 있도록 자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자토론’이 추진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번 4자토론을 통해 ‘양강’ 두 후보와 차별화된 지점을 강조하며 존재감을 확보하고자 벼르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여론조사 ‘박빙’…토론 계기로 누가 승기 잡나

최근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당초 두 후보는 ‘양자토론’을 통해 결전을 벌이려 했으나 양측이 내거는 조건 차이로 협상이 결렬, 예정된 ‘4자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내 격차를 벌리고자 한다.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28~29일 조사한 결과(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0.5%),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물음에 이 후보 33.0%, 윤 후보 32.5%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9.4%,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TV 토론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75.6%로 집계됐다. ‘TV 토론을 꼭 보겠다’고 답한 비율은 46.6%, 가능하면 보겠다고 답한 비율은 40.5%로, 시민들이 TV토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이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8~29일 ‘5자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8.8%), 윤 후보 41.6%, 이 후보 37.9%, 안 후보 10.6%, 심 후보 3.0%,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0.8% 순으로 나왔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3~28일 6일간 ‘4자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전국 18세 이상 남녀 3047명을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 응답률은 10.0%), 윤 후보 40.2%, 이 후보는 38.5%, 안 후보 10.3%, 심 후보 2.4% 순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행정 경력과 토론 능력에 자신감…포퓰리즘 논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는 윤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행정가로서의 경력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내세워왔던 ‘기본소득’ 등 자신의 브랜드라 할 만한 대표 공약이 있다. 이에 더해 대선 후보가 된 이후 기본주택과 기본금융 등 각종 ‘기본 시리즈’도 내놓았으며 최근에는 문화예술·농어촌 분야 등으로까지 확대했다.

반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선심성 포퓰리즘’ ‘퍼주기’ 논란으로 당 내부에서도 비판적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정체돼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토론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연설과 방송 등에서 언변에 능한 모습을 보여준 이 후보는 4자토론을 우선하면서도 양자토론도 가능하다며 토론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달 24~25일 YTN 의뢰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에서 누가 더 토론을 잘 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54.2% 윤석열 31.8%로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TV토론에서 국민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태도와 진정성인데, 이 후보의 ‘달변가’ 이미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방송토론에서 유능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해서 그것이 꼭 당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윤석열, 3당 후보 집중포화 대비…‘대장동 의혹’ 본격 추궁

윤 후보는 지지율 1위 후보인 만큼 나머지 3당 후보들로부터 공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타 후보들에 비해 정치 경력이나 토론‧방송 출연 경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토론에서 기대 이상을 보여줄 경우 승세를 더 확고히 할 기회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는 특히 이 후보에 대한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 등을 집중 공격할 계획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간 양자토론 협상이 결렬된 주된 이유가 ‘자료 반입’에 대한 의견 차이였는데, 윤 후보 측은 대장동 등 복잡한 사안에 대한 메모 형식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후보는 3일 토론을 대비해 설 연휴 일정을 최소화하고 부동산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공세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1월 초 선대위 전격 해체 이후 쇄신 행보를 보여주며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정치 초보’ 윤 후보를 따라다녔던 ‘실언 논란’도 최근 들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잇따른 현장 행보에 정치 문법에 익숙해지면서 발언 수위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배우자와 장모 관련 의혹들을 방어하고 ‘통화 녹취록’ ‘무속 개입’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과제로 지적된다.

또 1월 초 청년층 등 세부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한 생활 밀착형 공약을 제시했던 윤 후보는 TV토론을 앞두고는 외교·안보 공약을 중점적으로 발표했다. 여권과 차별화된 강인한 면모를 나타내며 보수 정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철수, ‘연금개혁’ 등 차별화된 의제 강조…‘3강구도 만들기’

안 후보는 대선 양강구도를 허물고, 이 후보와 윤 후보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장점을 부각하며 미래 전략 등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2017년 대선 토론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와 공방을 벌이던 중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발언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바 있다. 이후 정치 경력이나 토론 경험이 늘어난 안 후보는 정책적 역량 강화에 매진해왔고, TV토론을 반전의 계기로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아나운서, 정책 전문가 등 패널 7명으로 구성된 TV토론팀을 꾸려 토론을 본격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이 후보의 포퓰리즘성 공약을 비판해왔으며, 대선 후보라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이공계‧CEO 출신으로서 4차산업혁명을 대비할 청사진을 가장 구체적으로 내놓을 후보로 기대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준비된 안철수를 알리는 게 첫 번째, 국민의당이라는 작은 조직이 정권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있겠냐는 국민 불안감을 덜어드리는 것이 두 번째”라며 “안 후보는 네거티브 토론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책토론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4선 여성의원…정책 의제설정 능력 강점‧비주류 대변

거대 양당의 ‘양자토론’ 논의에 ‘기득권 야합’이라며 강하게 비판해온 심 후보는 이번 4자토론을 계기로 존재감을 확고히 드러내고 정의당이 대변하는 ‘비주류’ 의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진보정당 유일한 4선 여성의원으로서 많은 국정 경험과 정책 의제 설정 능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의당의 정치 기반이 거대 양당에 비해 협소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면서 얼마 전 칩거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의당이 마이너리티(소수) 전략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사회는 비주류가 머저리티(다수)인데 정치가 그분들을 배제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안 후보와 함께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로운 만큼 “이 후보, 윤 후보의 사법적 의혹에 대해 반드시 따져묻겠다”며 적극적인 검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 측은 “여전히 부동층이 많기 때문에 TV토론에서 비호감 대선에 지친 유권자에게 정책·비전 경쟁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