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녁 8시 지상파 KBS·MBC·SBS 생중계
윤석열, 실언 논란 딛고 ‘1강 굳히기’ ‘대장동’ 공격 준비
이재명, 정책 능력‧달변으로 주춤한 지지율 반등 모색
안철수, ‘연금‧노동개혁’ 강조…TV토론팀 꾸려 만반의 준비
심상정, 의제설정‧토론능력 부각…비주류 대변‧존재감 확보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3일 지상파 주최 ‘4자토론’이 예정된 가운데, 각 당 후보들이 설 연휴 기간 동안 토론 전략을 구상하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4자토론’은 3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KBS 스튜디오에서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사회로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KBS·MBC·SBS 등 방송3사 합동 초청으로 이뤄지는 만큼 지상파 3곳에서 모두 중계한다.
최근 지지세가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토론을 계기로 행정가로서 면모를 부각하며 승기를 잡고자 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장동’ 등 이 후보가 연루된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수 있도록 자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자토론’이 추진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번 4자토론을 통해 ‘양강’ 두 후보와 차별화된 지점을 강조하며 존재감을 확보하고자 벼르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여론조사 ‘박빙’…토론 계기로 누가 승기 잡나
최근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당초 두 후보는 ‘양자토론’을 통해 결전을 벌이려 했으나 양측이 내거는 조건 차이로 협상이 결렬, 예정된 ‘4자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내 격차를 벌리고자 한다.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28~29일 조사한 결과(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0.5%),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물음에 이 후보 33.0%, 윤 후보 32.5%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9.4%,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TV 토론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75.6%로 집계됐다. ‘TV 토론을 꼭 보겠다’고 답한 비율은 46.6%, 가능하면 보겠다고 답한 비율은 40.5%로, 시민들이 TV토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이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8~29일 ‘5자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8.8%), 윤 후보 41.6%, 이 후보 37.9%, 안 후보 10.6%, 심 후보 3.0%,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0.8% 순으로 나왔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3~28일 6일간 ‘4자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전국 18세 이상 남녀 3047명을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 응답률은 10.0%), 윤 후보 40.2%, 이 후보는 38.5%, 안 후보 10.3%, 심 후보 2.4% 순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행정 경력과 토론 능력에 자신감…포퓰리즘 논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는 윤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행정가로서의 경력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내세워왔던 ‘기본소득’ 등 자신의 브랜드라 할 만한 대표 공약이 있다. 이에 더해 대선 후보가 된 이후 기본주택과 기본금융 등 각종 ‘기본 시리즈’도 내놓았으며 최근에는 문화예술·농어촌 분야 등으로까지 확대했다.
반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선심성 포퓰리즘’ ‘퍼주기’ 논란으로 당 내부에서도 비판적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정체돼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토론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연설과 방송 등에서 언변에 능한 모습을 보여준 이 후보는 4자토론을 우선하면서도 양자토론도 가능하다며 토론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달 24~25일 YTN 의뢰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에서 누가 더 토론을 잘 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54.2% 윤석열 31.8%로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TV토론에서 국민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태도와 진정성인데, 이 후보의 ‘달변가’ 이미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방송토론에서 유능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해서 그것이 꼭 당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윤석열, 3당 후보 집중포화 대비…‘대장동 의혹’ 본격 추궁
윤 후보는 지지율 1위 후보인 만큼 나머지 3당 후보들로부터 공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타 후보들에 비해 정치 경력이나 토론‧방송 출연 경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토론에서 기대 이상을 보여줄 경우 승세를 더 확고히 할 기회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는 특히 이 후보에 대한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 등을 집중 공격할 계획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간 양자토론 협상이 결렬된 주된 이유가 ‘자료 반입’에 대한 의견 차이였는데, 윤 후보 측은 대장동 등 복잡한 사안에 대한 메모 형식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후보는 3일 토론을 대비해 설 연휴 일정을 최소화하고 부동산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공세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1월 초 선대위 전격 해체 이후 쇄신 행보를 보여주며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정치 초보’ 윤 후보를 따라다녔던 ‘실언 논란’도 최근 들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잇따른 현장 행보에 정치 문법에 익숙해지면서 발언 수위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배우자와 장모 관련 의혹들을 방어하고 ‘통화 녹취록’ ‘무속 개입’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과제로 지적된다.
또 1월 초 청년층 등 세부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한 생활 밀착형 공약을 제시했던 윤 후보는 TV토론을 앞두고는 외교·안보 공약을 중점적으로 발표했다. 여권과 차별화된 강인한 면모를 나타내며 보수 정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철수, ‘연금개혁’ 등 차별화된 의제 강조…‘3강구도 만들기’
안 후보는 대선 양강구도를 허물고, 이 후보와 윤 후보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장점을 부각하며 미래 전략 등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2017년 대선 토론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와 공방을 벌이던 중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발언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바 있다. 이후 정치 경력이나 토론 경험이 늘어난 안 후보는 정책적 역량 강화에 매진해왔고, TV토론을 반전의 계기로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아나운서, 정책 전문가 등 패널 7명으로 구성된 TV토론팀을 꾸려 토론을 본격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이 후보의 포퓰리즘성 공약을 비판해왔으며, 대선 후보라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이공계‧CEO 출신으로서 4차산업혁명을 대비할 청사진을 가장 구체적으로 내놓을 후보로 기대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준비된 안철수를 알리는 게 첫 번째, 국민의당이라는 작은 조직이 정권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있겠냐는 국민 불안감을 덜어드리는 것이 두 번째”라며 “안 후보는 네거티브 토론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책토론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4선 여성의원…정책 의제설정 능력 강점‧비주류 대변
거대 양당의 ‘양자토론’ 논의에 ‘기득권 야합’이라며 강하게 비판해온 심 후보는 이번 4자토론을 계기로 존재감을 확고히 드러내고 정의당이 대변하는 ‘비주류’ 의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진보정당 유일한 4선 여성의원으로서 많은 국정 경험과 정책 의제 설정 능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의당의 정치 기반이 거대 양당에 비해 협소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면서 얼마 전 칩거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의당이 마이너리티(소수) 전략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사회는 비주류가 머저리티(다수)인데 정치가 그분들을 배제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안 후보와 함께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로운 만큼 “이 후보, 윤 후보의 사법적 의혹에 대해 반드시 따져묻겠다”며 적극적인 검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 측은 “여전히 부동층이 많기 때문에 TV토론에서 비호감 대선에 지친 유권자에게 정책·비전 경쟁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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