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단일화 제안의 최대 수혜자는 윤석열, 제안 철회로 승부는 다시 원점”
차재원 “국힘의 오만이 낳은 정치적 오판이 결렬로, 막판 가능성 있지만 파급력은 회의적”
황장수 “여권이 뭘 해도 이기기 어려운 상황, 일희일비보다는 큰 흐름 봐야”
김능구 “촛불 세력과 호남 등 지지층 재결집, 단일화 결론을 계기로 현실화하느냐가 관건”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2월 22일 ‘예측 불가 대선, 승부의 마지막 변수는?'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여전히 지금까지도 대선이 초박빙이다. 이런 대선이 처음이고,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도 ‘3월 9일 까봐야 알겠다’ 이야기할 만큼 예측에 조심스럽다. 이제 16일, 2주 정도 남았는데, 마지막 변수들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예측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안철수가 지지난주에 단일화 제안을 하고 나서, 그저께 일요일날 거둬들였다. 단일화가 끝났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자기 제안을 거둬들인 거다. 이것이 막판 승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홍 소장님, 조사상으로 짚힌 게 있다는데?

홍형식 : 일단 단일화가 여론조사에 어떻게 체크되는지 보겠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자라고 이야기한게 13일이었고 철회한게 20일이니까 딱 1주일만이다. 그런데 그 일주일 동안에 여론조사 상으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13일 직전에 가장 큰 선거의 변수는 윤석열 후보가 했던 적폐수사 발언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인 김혜경씨 문제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는데, 윤 후보의 적폐 발언으로 인해 격차가 좁혀졌고 일부 역전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13일 날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순간, 지지율이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하는데, 13일 이후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 이후보의 격차가 최고로 큰 조사는 11%p까지 벌어진다.

김능구 : 9%p가 있는 걸 확인했었는데 11%p 차이도 있었다?

홍형식 : 4개사 NBS가 9%p 차이였고, 갤럽이 7%p였다. 그러니까 조사 일시 기준으로 지난 주 초반 여론조사에서는 거의 7~8%p 정도의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역전 위기를 넘어서 순식간에 앞서갔다. 주 후반 정도면 조금 바뀌어서 1~2%p정도 떨어지는데, 그래도 지난 주 전체를 놓고 보면 평균 5%p 이상 윤석열 후보가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8~19일 여론조사가 7개인가 나왔는데 KSOI 조사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5%p이상 윤석열 후보가 앞섰다. 그래서 단일화를 안철수가 제안했지만, 최대 수혜자는 윤석열 후보였다.

대통령 다자대결 지지도 변화 (자료=한길리서치)
▲ 대통령 다자대결 지지도 변화 (자료=한길리서치)

그런데 20일날 단일화를 철회하고 나서 몇 개 여론조사가 발표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인 폴리뉴스 의뢰로 저희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0.1%로 좁혀든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1%p 올라가는데, 양강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윤석열 후보가 42.7%, 이재명 후보가 42.6%다. 특히 유의할 점은, 단일화 철회를 하기 전과 후로 나누어서 통계를 내봤더니, 철회 전에는 38.1% 대 43.8%, 5.7%p를 윤석열이 앞서 있었다. 저희가 안철수가 결렬 선언을 하고 나서 한 두시간 시차를 두고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 결과는 이재명 후보가 44.2%, 윤석열 후보가 42.3%, 1.9%p를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앞섰다. 결국 우리 조사결과상으로 1.9%에 5.7%을 합하면 7.6%, 거의 8%p 가까운 수치가 단일화에 의해서 좌우된 것이고 하루 사에에 그렇게 바뀌어 버렸다는 거다.

이런 결과를 보면 단일화가 선거 막판 최대 변수라는 건데, 이후 발표될 여론조사의 흐름이 어떻게 갈지 모르겠다. 단일화 철회라는 변수 자체하고는 별개로,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철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하고 막판 단일화를 성사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첫째고. 두 번 째 후보 간의 단일화가 안된다면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이 몰아주기로 갈 가능성도 있다. 어찌됐던 윤석열 후보한테는 지난 주 상당한 수혜가 됐는데, 현 시점에서는 그걸 거의 다 까먹고 다시 원점에 선 상황이다.

김능구 : 우리 조사에서 보니까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 지지 비율도 상당히 좁혀졌다.

홍형식 : 사실 윤석열 후보의 가장 큰 동력은 정권교체인데, 이번에 보면 정권교체가 48.5% 정권 재창출은 44%, 4.5%p 차이다. 한참 많이 벌어졌을때는 우리 조사에서도 26%p까지 벌어졌었다. 이럴 때는 윤 후보가 정권 교체 에너지를 타고 가면 전략적으로 승산이 있었는데, 현재는 정권 교체의 에너지가 급속하게 식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능구 : 들리는 말에 의하면 국민의힘이 여론조사 기관을 불신한다고 하는데, 자체 조사에서는 ‘단일화 없이도 이긴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 차교수는 지난 1주일 어떻게 보셨나?

차재원 :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마지막 변수는 결국 단일화 문제였는데. 보수의 야권단일화 문제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지 못한 상황은, 특히 막판이기 때문에 그 충격이 고스란히 보수 야권에 갈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이번 단일화의 결렬 책임을 윤석열 후보에게 묻는 쪽으로 여론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바로 그 때문에 다시 윤석열 이재명 후보가 초박빙의 상황으로 접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단일화가 말 그대로 결렬된 상태에서 3자구도, 4자구도로 갈 경우에는 대선의 결과를 정말 예측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쨌든 단일화 논의가 급 물살을 타다가 지금 물꼬가 차단이 되어버린 결정적인 이유는 윤석열 후보 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 단일화를 내세운 것 자체가 물론 정치적인 의도는 좀 있을 거다. 예를 들면 민주당 지지층들의 역선택같은 것을 바란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걸 못 받을 정도일까’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론조사 상으로도 많게는 4배 이상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단일화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는 건 좀 넌센스다. 오히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힘으로 밀어붙이면 굴복할거야’라는 생각, 그런 오만에 의한 정치적 오판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본다.

그리고 사실 윤석열 후보가 정치 초보니까 이런 부분 잘 모를 수 있다. 소위 윤핵관 또는 이준석 대표의 사심이 많이 작용한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윤핵관의 입장에서는 안철수 후보하고 공동정부 했을 경우 자신들의 정치적 파이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고민들이 있어서 그렇게 내켜하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이준석 당 대표 같은 경우는 노원을에서 비롯된 안철수 후보와의 정치적인 앙금이 그대로 남아있다. 안철수 후보가 선거유세 첫 날 유세 차량 사고로 지역 선대위원장하고 차량 기사 분이 아깝게 목숨을 잃는 바람에, 사실 상당히 궁지로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약간 안철수 후보를 포용하면서 안철수 후보가 내밀었던 손을 잡아주는 모습을 취하며 갔다면 여론조사를 해보나마나일 거다. 그런데 오히려 안철수 후보를 굴복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계속적으로 압박을 넣고, 특히 이 대표 같은 경우는 망자에 대해 조롱하는 듯한 표현을 써서 당의 입장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즉 윤석열 후보의 오판, 국민의힘의 정치적 오만 그리고 이준석 당 대표의 정치적 앙금, 이런 것들이 결국엔 단일화의 물꼬를 차단시키는 상황이 된 것인데,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이냐이다. 투표용지 인쇄가 28일이니까 28일 전에 하는게 가장 좋지만, 아니면 3월 4일 사전투표 전이라도 될 수 있다는, 단일화의 가능성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열어놓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윤석열 후보의 의지와 결단이라고 본다. 본인이 진짜 ‘좋다 내가 안철수 후보를 포용해서 가겠다’라고 생각을 한다면 시간은 아직 남아있는 건데, 그러나 문제는 그 시간이 가면 갈수록 단일화에 따른 정치적인 효과, 파급이 극대화되는 것은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거의 막판에 단일화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파급력이 얼마나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은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김능구 : 앞서 홍형식소장의 여론조사는 토·일·월 조사였다. 0.1%p를 윤석열 후보가 앞섰지만 20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 철회 이전과 이후로 보면 거의 8%p 차이가 날 정도였는데,처음에 이재명 후보가 크게 뒤지다가 후에는 2% 정도를 앞서서 최종적으로 0.1%차이가 됐다는 걸 읽어줬다. 지금 차 교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윤핵관과 이준석이 상극인데 단일화 문제에선 일치하고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황 소장님은 단일화를 어떻게 보셨나?

황장수 : 저는 단일화 하든 안하든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저는 윤 후보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이고 당 차원에서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인데, 좌파 진영 내부에서 대선을 좀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 결과가 15% 이상 차이날거라고 보고, 그래서 안철수 단일화 여부 같은 것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거다.

왜냐 하면 수도권의 지지율을 봐야된다. 부동산하고 관련되어서 어떤 경우에는 더블스코어까지 나오고 있다. 20, 30대도 그렇고. 그런데도 지나치게 희망사항을 부여해서 마치 가능한 대선처럼 생각하는데, 저는 윤이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런 것을 넘어서, 이번 대선은 크게 벗어나 있다고 보고, 그러니까 윤 입장에서는 완전 항복하고 들어오기 전까지는 굳이 안철수하고 단일화 할 필요가 없는 거다.

김능구 : ‘15% 차이난다’라는 것은 윤후보가 이긴다는 건가?

황장수 : 마지막에 15% 정도로 이길 거라고 본다. 그리고 일희일비를 너무 과장되게 해석하는 듯한 부분이 있는데, 국힘 쪽에서는 홍형식 소장님이 이재명하고 친해서 여론을 좀 만든다고 하면서, 옛날에 무슨 호텔까지 등장하는 인연을 이야기하더라.

나는 솔직히 저런 식으로 윤석열이 대선에 크게 이기면 나라가 큰일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상당히 조정되고 기득권적인 요소가 정화되고 이래야되는데, 내 개인의 바람과 관계없이 실제 여론조사나 윤이 어퍼컷이나 하고 다니고 모습을 봐라. 그리고 좌파진영 정부가 이재명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전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냐, 이것도 좀 객관적으로 봐야된다. 그래서 이재명은 기껏해야 좌파의 이익공동체연합 한 33% 거기에 1~2% 올라선 선상에 있는 것이고, 윤은 제가 봤을 때 마지막에 49~50%까지 갈거라고 본다. 대선 양상을 너무 눈 앞에 벌어진 작은 사안들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 어디서 뭘 해도 참 이기기 어려울 정도, 이쪽에서 조금 이기고 나면 저쪽에서 새는, ‘늪에 빠진 모양새로 가고 있다’라는 걸 봐줬으면 좋겠다.

김능구 : 이전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을 황장수 소장이 정확하게 예측해냈는데, 15%의 승리는 어느 누구한테도 나오지 않은 분석과 예측인 것 같다. 예를 들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 등으로 수도권에서의 민심 이반을 회복할 수 없고, 이재명의 여러 가지 대선 캠페인이나 정책 속에서도 이 부분을 만회하고 있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폴리뉴스와 한길의 공동조사에서 수도권를 보면 서울에서는 한 8%정도 윤석열이 앞서는데, 인천·경기에서는 한 5~6% 정도 이재명이 앞선다. 사실 대부분 조사에서 윤석열 우세였는데, KSOI에서 했던 1% 정도 이재명 우세로 나온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앞섰고, 그래서 민주당 캠프에서는 서울에서 비슷해졌다는 얘기를 한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관건이 서울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이길 때는 서울에서 10% 정도를 앞섰고, 질 때도 서울에서는 앞섰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뒤집어진 게 작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수도 서울이라는게 온갖 지역 사람들이 모여 있고 대한민국 중산층의 보루인데, 진보성향의 민주당 젊은 층도 많다 보니까 계속 그런 경향을 보여 왔다.

그래서 저는 핵심이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문재인 정부 지지에서 떠난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 흔히 말해서 촛불혁명에 동참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라든지 정책에 대해서 이반한 사람들이다. 두 번째는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 중에서 경선 결과에 실망해 떨어져나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있는 호남 지지층이다. 이 두 부류가 지역에서나 정권교체의 여론에 반영되고 있는데, 이들이 다시금 ‘이재명 정부’, 이재명의 국정운영 능력과 방향에 대해서 동의하게 되면, 민주당이 이긴다고 본다.

저희 공동조사에서 초박빙 0.1% 차이가 났지만, 이번 주 중후반의 여론조사가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13일날 제안하고 20일날 거둬들였는데, 저는 27일 다음 일요일이 아마 승패의 분수령이 되는 단일화 여부가 확정적으로 결론날 걸로 본다. 다만 다들 보셨겠지만, 중앙일보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인터뷰를 했다. ‘천추의 한을 남긴다’고 표현했는데, 그 분이 DJ와 1.5% 39만표, 노무현이랑 2.3% 53만표 차이였고, 정말 문지방을 넘다 걸려서 넘어진거다. 만약 여론조사에서 윤이 밀리게 되면, 그와 같은 압력이 엄청 날 거다. 물론 국힘이 오만하게 구는 걸 보면, 황장수 소장처럼 여의도연구원에서도 10%정도 이기는 걸로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되지만.

그런데 큰 흐름으로 본다면, 문재인한테서 떠난 개혁 성향의 민심, 그리고 전통적인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의 민심, 이것이 돌아오느냐 마느냐가 관건이지 않겠나 생각하는데, 그 부분이 결국은 단일화의 결론이라는 계기를 통해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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