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 2월 좌담회 전문 ②] “선관위 1차 TV토론, 욕 빼고는 다 했다”

2022.02.24 19:19:23

홍형식 “객관적 평점과 주관이 개입된 평가는 다른 것, 토론에 의한 변별력은 제한적”
차재원 “저주와 혐오, 적개심, 선방만 있는 최악의 토론, 투표율 떨어질까 우려”
황장수 “진흙탕에서 그냥 뭉게고 가는 윤석열, 토론에 비중을 두지 않는 설정”
김능구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재명의 뉴딜, 이재명의 경제 정책을 설파했어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2월 22일 ‘예측 불가 대선, 승부의 마지막 변수는?'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어제 선관위 주관 1차 토론이 있었다. 경제가 주제였는데 사뭇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황 소장님 어떻게 보셨는지?

황장수 : 대선 막판에 디테일한 공약이나 주장들이 힘을 발휘하려면 집요하게 이슈를 만들고 그것으로 상대방을 계속 공격해야 되는데, 그냥 흘러가고 있는 생방송에서 말 한마디나 이슈를 하나 잡아서 그것으로 승기를 잡기는 쉽지 않다.

어제 윤석열한테 좀 아팠던 부분은 심상정이 얘기했던 92만원 종부세 내는 30억짜리 아파트였는데, 아팠을지 몰라도 토론 끝날 때까지 아무 입장 표현도 없이 그냥 나가버렸다. 윤이 그 일만 그러는 게 아니라, 최근에 보면 보수단체 같은 곳은 그냥 우습게 알고, 자기가 생각하는 부분 외에 나머지는 신경을 안쓰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너무 디테일하게 빠져들지 말고, ‘토론이 있으면 진흙탕으로 막 싸워주자, 그러면 결국 사람들은 그런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관점을 정해놓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아직 공약집도 안 내고 최대한 늦게 내는 쪽으로 가는 거다. 그래서 ‘뭐라 그러든다 말든가, 욕을 먹을 일이 있으면 먹고 그냥 뭉개고 가자’ 이런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건데, 그 바탕에는 ‘굴러가도 이 대선은 이긴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들어있는 거다. 그러다보니 토론에 별 비중을 안두는 모습이 보여지는 거다.

김능구 : 윤 후보가 TV토론을 가장 불안해하고 회피하고 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이 해야되는 TV토론이다 보니까 기조를 그렇게 잡았다는 이야기다. 차교수님은?

차재원 : 저도 일부 황 소장 의견에 동의한다. 어제 윤석열 후보가 보여준 토론에 임하는 태도는 ‘안하무인, 막무가내’ 그런 쪽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런 행동들의 근저에는 지지율 1위에 대한, 그리고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들이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제가 어제의 법정 1차 토론을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민주화 이후 8번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질이 낮은 최악의 선거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사실 지난번 공중파 방송사 1차 토론때만 해도 나름대로 국민들이 지켜볼 가치가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때 시청률이 39%였고 어제도 35%까지 나왔으니까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은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인데, 어제를 한 마디로 얘기하면 ‘욕 빼고는 다했다’는 거다. 양쪽에서 빼낼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가지고 공격을 했는데, TV토론을 하는 이유가 결국 유권자들이 자질있는 후보를 가려내고 그 자질있는 후보를 통해서 더 나은 국가발전을 도모하는 하나의 정치적 계기로 만들자는 것인데, 어제는 ‘상생, 발전’ 이런 것하고 전혀 관계없는, 말 그대로 ‘저주와 혐오, 적개심, 선방’만 있는 토론이었다. TV토론이 도입된 97년도 이후 최악의 TV토론을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선에 투표하겠다는 적극 참여층이 한 83% 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것과 상당한 격차로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어제는 조금 실망스러운 토론이었다는 총평을 먼저 하겠다.

김능구 : 홍 소장께 ‘과연 TV토론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묻고 싵다. 관련 논문을 보면 지지층의 지지강도 강화 외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주로 이야기된다. 그런데 TV토론 전의 여론조사를 보면 TV토론을 통해서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이 60~70%에 달했지만, 끝나고 여론조사를 하니까 TV토론 후 실제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사람은 20%이하였다. 지지후보 교체라든지 이런 부분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봐야되나?

홍형식 : 실제 선거에서 후보들이 표를 얻는 걸 보면 70%는 구도다. 구도는 토론하고 상관없이 결정되는 거고, 30%는 후보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토론은 이것을 결정하는 거다. 그래서 토론 자체가 표를 많이 움직인다 해도 그 이상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토론에서 후보를 검증하는 게 주로 3가지인데, 정책과 도덕성, 그리고 세 번째가 국정운영에 대한 철학과 운영능력, 통치 방식 등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역대 선거를 보면 정책은 큰 차별성이 없다. 처음에는 좀 달라보이는데 막판에 가면 수렴을 해버리니까, 학습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이제 정책에는 승부를 잘 안걸려고 한다. 제일 효과가 있었던 게 도덕성이다. 그러니까 정책토론의 장을 펼쳐놔도 또는 말은 정책토론 한다고 해놓고는,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만 해버리는 현상이 벌어진다. 도덕 논쟁, 네거티브 논쟁이 벌어지면 각 진영의 결속효과만 가지고 오는 것이고, 그래서 결국 토론을 하고나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막상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고 실망이 크게 남기는 거다.

김능구 : 자기들이 보고 싶은대로 보고 듣고 싶은대로 듣는다는 ‘확증편향’만 더 강조되는 것 같은데, 홍 소장님이 얘기하는 정책, 도덕성, 국정운영능력이 어쨌든 TV토론을 통해서 비교평가된다고 본다면, 제가 봤을 때 어제 TV토론은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정책 부분에서 상당히 돋보였다. 이후 우리의 경제 정책이나 그것을 꾸려나가는 부분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그림을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실제 운영능력 부분에서 윤석열 후보에 비해서 우위를 보여줘야되는데 여러 가지 네거티브 공격에 묻혀버렸다는 생각이 들고, 윤석열 후보는 ‘받아치기식, 넘기기식’으로 일관했다는 느낌을 전반적으로 다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싶다.

그런데 35% 정도면 국민적 관심이 굉장히 높다고 봐야된다. 저희가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듯이 TV토론 시간을 좀 더 준다든지, 다자토론 속에서도 맞짱토론의 방식을 보여줘야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이 참 아쉽다. 여러차례 얘기했지만 그건 얼마든지 후보 간에 협의 조정해서 방송사와 합의하면 되는건데. 그렇지 않다 보니까 도떼기 시장처럼 사람 말을 끊고 규칙을 안지키고 한다. 사실 토론은, 뭐라 말하면 반박도 하면서 계속 치열하게 진행되야 하는데, 이 사람이 얘기할 땐 다른 사람이 말을 못하게끔 하고, 이야기하는 걸 30초면 그냥 끊을 수 있고 하면, 토론 자체가 자꾸 끊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한테는, 아까 욕 빼고는 다했다는데 그런 것만 잔상으로 남아서 오히려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나 생각된다.

25일에 정치를 주제로 권력구조 개편과 남북관계, 외교·안보 등을 다루는데, 이날 만큼은 홍 소장이 얘기했던 도덕성 부분, 네거티브 부분을 좀 삼가는게 좋지 않겠나 싶다. 3월 2일이 ‘사회’가 주제인데 부동산, 복지 등을 가지고 이야기 해야되니까 그 때는 한다 치더라도, 한 번쯤 제대로 된 토론 모습을 보여주면 비호감 대선이 조금이라도 극복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차재원 : 어제 TV토론이 사실상 세 번째 토론인데, 3번을 관통해서 보면 이재명 후보는 역시 국정운영에 대해서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고 모든 부분에 있어서 나름대로 준비되어 있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 1차, 2차 때도 본인이 입으로 얘기했던게 상대의 네거티브에 대응하고 싶지만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정책과 민생에 집중하겠다’고 했는데, 어제는 그런 기조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어제도 그 발언은 했지만,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를 얘기하면서 녹취록이 있는 판넬을 들고 나왔다. 이전에 윤석열 후보하고 양자 토론이 결렬될 때 판넬 같은 거 들고올까 제한한 측면이 있는데, 어제는 오히려 이재명 후보 쪽에서 그렇게 했다. 판세 자체를 좀 불리하다고 보고, 역공을 하지 않고는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에 그런 식으로 강하게 받아치기 했다고 보는데, 문제는 본인이 네거티브 안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했다는 거다, 일종의 정치적 식언이 또 일어난 건데, 이재명 후보의 신뢰감을 깎고 정책적 능력 부분을 감하는 부분일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말씀드렸듯이 그야말로 막무가내로 하는데, 김만배 정영학 녹취록에 ‘그 분’ 나왔을 때는 얼마나 공격했었나? 그런데 어제 자신과 관련된 문제는 범죄자들끼리의 이야기인데 ‘믿을 거 못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이거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그리고 자신 아내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서 주식 거래를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주가 조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완전히 생까고 나가는데, 지지율에 고양되서 정치적 오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태도가 어쩐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인지 모르겠는데, 황 소장은 15% 이긴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저는 만약 이긴다면 거의 아슬아슬하게 이길 거라고 보는데, 정치적으로 오만한 이런 식의 모습들이 드러난 것에 대해서 저는 상당히 문제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는 사실 본인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게 경제다. 본인의 기업도 있고 특히 어제 윤석열 후보를 상대로 몰아붙일 때 데이터 산업에 관한 부분들은 전문가다운 측면을 보여줬다. 윤 후보를 강하게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된 이 상황에 대해 나름대로 칼을 갈고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나고 난 뒤 실망스러운 후보로 윤석열 후보를 꼽았던 부분과, 특히 두 차례나 카메라에 잡혔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장면들은 밈 영상으로 해서 계속적으로 돌고 있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나왔던 결과로 보이는데, 문제는 본인 지지율이 하락세에 있기 때문에 그걸 반전시키기에는 크게 도움은 되지 않을거라고 본다.

심상정 후보는 말그대로 일종의 심판관 노릇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선수가 아니라 심판관으로서 여러 후보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본인이 주도권 토론할 때 자기가 한 것 말고는 단 한 번도 상대방한테 지목을 못받았다. 4위 후보의 한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다음 대선에는 어떤 식으로든 토론의 형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능구 : 덧붙이자면 어제 심상정 후보를 봤을 때 고 노회찬 의원이 떠올려지더라. 잘 알다시피 2004년도 진보정당이 처음 국회 진출 할 때 TV토론에서 ‘불판을 바꾸겠다’면서 강력한 기득권 정치 세력에 대한 대전환을 설파했었다. 그런 면에서, 심상정 후보가 말은 맞는데 본인이 주체가 돼서 뭔가를 꾸려나가겠다는 부분이 약하고, 아까 말했듯이 심판관처럼 보였다는 게 한계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에 있었던 디지털데이터산업은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빅데이터와 플랫폼 기업 간의 차이도 잘 모를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같은 의미로 썼는데, 안철수 후보가 전문가의 식견으로 지적을 했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하는 모습은 아마 보수쪽에서 봤을 때 플러스는 안될 거다. 다만 윤석열 후보의 준비 안 된 부분들은 여실히 드러나게 했다.

윤석열 후보는 앞으로의 TV토론도 이 기조로 계속 갈 것 같다. 지난 번 토론 때도 봤지만 외교·안보에는 자신만만하게 나간다고 보면 앞으로 2차 토론도 대충 넘어갈거고, 사실 경제가 제일 약한 고리였는데 그것을 벗어난거다.

그런데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주창한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1차 경제 주제 토론에서 ‘경제는 이재명이 제일 낫네. 뭔가 새로운 전환의 시대를 꾸려나가겠네’라는 인식을 사람들한테 분명히 심어줘야 했다. 예를 들면 미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을 말했는데, 문 대통령의 뉴딜도 있지만 이재명의 뉴딜, 이재명의 경제 정책을 설파했어야 되는데, 아주 한정된 부분에 그쳤다는 것이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다.

홍형식 : 이재명 후보가 플랜카드에 경제대통령이라고 붙여놨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인물이든 자기가 나서서 ‘내가 경제 대통령 한다’, 또는 안보 전문가로서 ‘안보 대통령 하겠다’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것이 국민들한테 그대로 전달되는 게 아니다. 사실 이재명을 통해 경제를 연상할 수 있는 게 없고 경제대통령이 될 거라는 기대도 별로 없다. 내가 볼 때는 전략적 미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경제를 잘 처리하겠다는 이야기야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후보의 자질 역량과 실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일치되어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토론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쭉 이어져 오는 토론을 보면서 FGI 방식으로 ‘누가 잘하느냐’라고 물어보면 객관적 평가와 주관적 평가가 다르다. 객관적 평가는 그냥 점수를 매기는 거다. 예를 들어 윤석열 몇점, 이재명 몇점 이렇게 매기는 건데, 그 점수가 높다고 해서 잘했다고 평가하는 건 아니다. 애당초 국민들은 윤석열은 ‘토론 못한다. 토론 가면 완전히 무너질거다’ 생각하고 있고, 이재명은 ‘아주 토론에 능하고 압도할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실제 점수와는 다른 결론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윤석열은 ‘어! 기대보다 잘하네’가 되는 거고, 반면에 이재명 같은 경우는 ‘생각보다 잘 안나오네’가 되어버리니까, 객관적인 지표로 10~20점 차이가 나더라도 실제 여론으로 반영되는 단계에 가면 의미없는 수준으로 가버린다. 그래서 여론조사에서 ‘누가 토론을 더 잘했냐’ 물어보면 실제로 큰 변별력 없는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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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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