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동정부 전권' 까지 합의...安 갑작스런 결렬 통보
국민의당 '전권대리인도, 공동정부 합의도 없었다'
협상과정 공개 하며 진위 공방
국민의당-더불어민주당 '모종의 밀약설' 까지 일파만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28일 하루종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측이  '결렬 책임' 공방을 벌이며 후폭풍이 거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후보 단일화 협상 경과를 공개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협상 결렬의 책임을 돌리자, 안 후보 측에서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사실상 '공동정부의 전권'을 제안했고 이에 양당 '단일화 전권 대리인'이 합의를 한 것을 안 후보가 막판 합의를  일방적으로 결렬 통보했다고 당혹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안 후보측은 '전권 대리인도 없었고 합의안 자체도 없었다'면서 국민의힘에서 '합의과정'을 공개한 것에 대해 신의가 없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게다가 이러한 갑작스러운 단일화 결렬 이면에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모종의 밀약설'까지 나돌자 국민의당은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나서 양측의 갈등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공동정부 인사권까지 전권 대리인 합의...安 갑자기 협상 결렬 

윤석열 "공동정부의 공동 인사권까지 합의"

윤석열 후보는 지난 2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이 시간까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으나 안철수 후보가 오늘 오전 9시 단일화 결렬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그간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윤 후보의 설명에 따르면 전권을 위임 받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최종합의를 이뤘고 윤 후보와 안 후보간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는데, 안 후보가 갑자기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전날 합의한 단일화가 갑자기 결렬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윤 후보는 "이유는 저희도 알 수 없다"며 "그쪽에서도 오늘 아침에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윤 후보가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한 문자메시지를 포함한 ‘단일화 협상 경과 일지’가 기자들에게 배포됐다. 이 파일의 초기 제목이 ‘정리해서 못 만나면 깐다’로 돼있었는데, 이를 두고 해당 파일을 작성한 윤 후보 측 실무진이 단일화 협상이 무산되자 그간의 과정을 공개해 결렬 책임을 안 후보에게 물었다. 이 단일화 일지는 지난 2월7일부터 27일까지 전 과정이 담겨있다. 

또한 28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두 후보의 공동 인사권 행사는 양측 전권 대리인 사이에 합의된 사안이었다"며 "윤 후보가 보고받아 승인했고, 안 후보 역시 보고받아 '오케이'한 것으로 안다. 윤 후보가 더는 내줄 것이 없을 정도로 다 내준 것이 사실이다. 자리 몇개 내준 것과 차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후보는 인수위 구성부터 같이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거기에는 조각권, 청와대 인사권이 다 들어가는 공동정부를 확실히 담보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합당을 전제로 서울·부산·인천시당위원회에서 양측 인사가 공동 위원장을 맡도록 하고, 최고위원 2명에 대한 지명권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임명권도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요구와 공동정부 인사권 합의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고, 윤 후보는 단일화 최종 성사를 위해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차기정부 공동 운영 합의안 도출....갑자기 결렬 통보”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경선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자는 얘기는 논의 테이블에 전혀 올라오지 않았다"며 "안 후보가 우리 후보를 어떻게 지원하고, 대선 이후 인수위라든가 차기 정부를 어떻게 공동으로 운영할 것이냐, 그리고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어떻게 자리를 잡을 것이냐에 대해 합의안이 도출됐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장제원, 이태규 의원 두 분에게 전권을 부여해 협상이 됐는데 결과는 괜찮았다"며 "도출된 합의안을 토요일(26일)에 보고했더니, 또다시 국민의당 측의 요구사항이 있었다. 추가로 보완을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추가 요구까지 수용을 했는데 “갑자기 협상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이유가 뭐냐고 하니까 ‘이유는 없다. 이유는 말할 수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국민의힘에서도 여러 다채널을 동원해서 단일화를 위한 엄청난 물밑 노력을 해왔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고하기에 이른 것”이라며 협상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는 이유를 들었다.

권영세 “더 노력해도 받아들여질지 의문…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단일화 결렬을 인정하면서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28일 선대본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단일화 문제 관련, "어제 회견을 통해 말했듯이 우리 쪽에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며 "더 이상 노력해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좀 의문이 있는 점은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판세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저희가 좀 유리하다고 보지만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일방적 우세가 절대 아닌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실수하지 않게 조심하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을 온전히 투표장에 모셔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 본부장은 이날 회의 발언에서도 "사실상 결렬이라 보도하는 언론도 있지만 '언제든 안 후보가 만나자면 차 돌려서 가겠다'는 것이 윤 후보의 진심"이라면서 "민주당의 흠집 내기와 이간계에도 굴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통해 더 큰 통합으로 더 크게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향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양당의 단일화 합의과정 내용. 기자들에게 보낸 합의과정은 지난 2월7일부터 27일 결렬까지 전 과정을 담은 일지다. ( ⓒ 국민의힘 선대위)
▲ 국민의힘이 공개한 양당의 단일화 합의과정 내용. 기자들에게 보낸 합의과정은 지난 2월7일부터 27일 결렬까지 전 과정을 담은 일지다. ( ⓒ 국민의힘 선대위)

 

[국민의당] 전권 대리인도, 공동정부 합의도 없었다

안철수 “전권 대리인 자체 없었다...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

국민의힘에서 단일화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을 해왔으나 국민의당에서 거부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국민의당은 ‘전권 대리’ 자체가 없었다며 전면 부인했다.

27일 안 후보는 전남 여수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윤 후보 측에서 전해온 내용을 듣고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 다(전부)"라고 일축했다.

윤 후보가 양측 전권대리인들을 통해 물밑 협의가 끝났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전권 대사(대리인) 이런 개념은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28일 전북 정읍 샘고을시장 유세 마친 뒤 단일화 무산과 관련 “제1야당이라고 하면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권한이 많은 사람이 책임이 큰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 측의 공동정부안 제안 주장과 관련해서는 “어떤 세부 내용도 듣지 못했고, 어떤 것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그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또 추후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더이상 진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한마디로 선을 그었다.

이태규 “선의로 만났는데 일방적으로 자기주장 까발려...선의로 손 내밀었다가 손목 잘려나간 듯”

단일화 협상에서 안 후보의 전권 대리를 맡은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의 입장에 반박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의 완주 선언 이후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비롯해 여러 분들이 대화 재개를 간곡히 요청해서 선의를 갖고 진의를 파악하고자 만났는데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까발리는 것은 정치 도의와 윤리에 어긋나는 짓임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성토했다.

이 본부장은 "저는 '이 뜻대로 안 되면 깐다' 이런 취지의 목적으로 작성된 협상 경과 일지를 보면서 마치 수사기관의 허위조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일지 내용을 보면서 그동안 그분들이 호소하고 주장했던 단일화의 진정성은 도대체 어디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발 단일화 손을 잡아달라고 간청해 선의로 손을 내밀었다가 손목이 잘려나가는 듯한 불쾌감과 충격을 받았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마치 안 후보께서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단 이미지를 만들어내려고 일방적으로 일지를 작성하고 공개했다"며 "(안 후보가) 후보들 간 회동이 이뤄지기엔 모든 것이 불충분하다 판단해 만남이 이뤄지지 못한 게 사실관계의 전부"라고 밝혔다.

권은희 “尹 기자회견, 사실 왜곡이자 책임 회피 위한 것” "국민의당-민주당 일약설? 법적 대응할 것"

28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전날 윤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단일화와 관련된 책임 회피를 후보가 직접 귀한 시간에 유세를 취소하면서까지 진행을 하는구나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사실을 왜곡해서 어제 발표를 한 것”이라며 "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단일화를 제안했고,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사퇴하라는 입장을 가지고 나왔다. 서로 전혀 다른 입장을 가지고 만났기 때문에 무언가 협상을 한다는 말로 설명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본인들도 더 이상 단일화와 관련해서 '곰탕을 끓이지 않겠다'라고 선언을 했는데 잘 지킬 것이라 생각한다"며 '단일화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권 원내대표 겸 국민소통위원장은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밀약설'에 대해 '법적대응'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윤 후보의 단일화 결렬 일방적 주장의 기자회견 직후 유튜브와 SNS에서 단일화 결렬 이면에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간 모종의 밀약이 있다는 음모론적 허위사실이 집중 유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당 선대위는 더불어민주당과 공식, 비공식적으로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제안도, 검코한 사실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허위사실이 특정인으로 부터 시작해 조직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면서 "채증한 자류를 바탕으로 고솔,고발 절차를 밟아 선처없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일지와 함께 공개한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 ⓒ 국민의힘)
▲ 국민의힘이 단일화 일지와 함께 공개한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 ⓒ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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