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 3월 좌담회 전문 ③] “반성과 쇄신보다 투쟁 모드 강화한 민주당, 투 트랙이 필요하다”

2022.04.08 21:08:54

홍형식 “진영간 10년 주기 집권구조, 재집권 실패를 졌잘싸로 정당화시킬 상황 아니다”
차재원 “이재명 조기 등판은 조바심의 결과 일수도, 2024년 총선 기점 복귀가 맞다”
황장수 “반성도 없이 억울하게 졌다는 주장, 좌파의 가치와 도덕성을 훼손하는 것”
김능구 “박빙 승부와 정권 재창출 실패는 구분해야, 반성·쇄신과 선거 준비 투트랙 필요”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3월 30일 “0.73% 대선, 국민 앞에 겸손한 정치를 기대한다”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민주당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것이 0.73% 박빙 승부가 남긴 또 하나의 분위기다. 보통 대선에서 낙선하고 나면 언론에서 사라졌는데, 이재명 후보는 계속 이야기가 되고, 민주당 비대위 구성에도 이재명의 입김이 들어갔다 하고 원내대표 당선도 이재명 쪽이라, 친명 체제로 전환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재명의 체제로 간다고 보시는가? 저는 기본적으로는 대선 이후 비대위는 대선에 대한 반성과 쇄신, 평가와 대안 속에서 이루어져야 된다고 보는데, 그것이 빠져버린 것 같다.

차재원 : 대선 이후 민주당의 여러 행보에 이재명 후보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1600만 표라는 역대 낙선자 중 최고의 득표, 사실 상당히 기울어진 운동장인 선거에서 나름대로 잘 싸웠고, 0.73%라는 표 차이로 봤을 때도 이재명 전 후보의 정치적 존재감은 살아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저는, 이재명 본인의 뜻에 의해서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여러 가지 진행되는 양상을 보면 전체적으로 너무 조바심을 내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민주당이 현재 윤호중 비대위원장 체제인데, 사실 정권 심판의 빌미가 된 부동산 문제, 그 한 축이 임대차 3법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법의 졸속 입법과 독선적 추진인데, 윤호중이 거기에 앞장섰던 사람이다. 그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지도부가 일거에 완전히 물러날 경우 공백이 있어서 본인이 할 수 없이 했다면, 직후에 선출된 원내대표한테 넘기는 게 맞다.

그게 이재명의 뜻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이재명의 뜻이었다면 정말 잘못된 생각이고 본인의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거다. 또 한편으로 지방선거와 관련한 오늘 보도를 보면, 서울시장에 송영길 나와라, 경기도지사에 김동연 나와라, 일일이 이재명 고문이 챙긴다고 하는데, 사실이면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능구 : 정성호 의원하고 김남국 의원이 움직였다는 것?

차재원 : 이재명의 뜻이란 건데, 그런 식으로 뒤에서 상왕 노릇 하는 듯 비치는 부분은 법과 원칙에도 어긋나는 거다. 저는 이재명이라고 한다면, 이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제2, 제3의 이재명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 내에서 송영길 나오라고 찾아간 사람 중에 이동학도 있다고 한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이 이인영한테 편지 보내서 586은 물러나라고 했었다. 그럼 송영길은 586 아닌가? 이런 자가 당착적인 모습들을 보이는데, 당장 선거에서 이겨야 되니까 좀 더 명망 높고 좀 더 알려진 사람 중심으로 찾아봐야, 저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우리가 충분히 해볼 만하니 도전하라고 경선의 장을 열어놓고, 거기에 송영길이 나와도 되고 임종석이 나와도 되고 뉴 페이스가 나와서 치열하게 경쟁하라는 거다. 그렇게 가는 것이 맞는 것이지 이재명이 뒤에 앉아서 상왕처럼 지시한다는 것 자체가, 다시 한번 대선 연장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이런 이야기가 확인된 건 아니죠?

차재원 : 확인된거 아니고.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렇다는 거다.

황장수 : 야권이 되어 버린 민주당, 솔직히 말해 24만 표를 지든 0.73%를 지든, 진 것은 진 거다. 그렇다면 처절한 반성을 해야된다. 한때 20년 집권하겠다, 30년 집권하겠다고 했는데, 반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민주당 스스로 우리가 후보 경선은 공정하게 했는가. 후보들을 낼 때 기본적인 도덕적 자질은 걸렀는가. 이런 것도 반성을 해봐야지, 그냥 적게 지면 끝나버린 건가? 좀 뻔뻔하다는 생각이 드는게, 민주당이 밀어붙였던 것 중에 서민이니 진보적이니 하는 가치들이 있었지만 문재인 집권 하에서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심화된 부분에 대해서는 어쨌든 자기들이 집권하고 있었으면 책임이 있는 거다. 그런 부분에 대한 반성도 없이 그냥 기술적으로 ‘사실상 이긴건데 억울하게 졌다’고 하면서 ‘또 한 번 꺾어보자’ 이렇게 되면, 솔직히 좌파의 도덕성은 남아 있기나 한 건가? 그래서 윤석열이 모자라거나 문제가 있는 것 하고는 별개로 민주당은 자기 반성을 거의 안 하고 있다고 보는 거다.

홍형식 : 우리나라는 5년 단임제다. 제도상으로는 5년 단위지만, 우리 국민들은 사실상 보수진보를 나눈다면 동일한 진영의 10년 집권을 보장해줬다. 여섯 대통령이 정권을 잡아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보면 정권이 6번 바뀌었지만, 정치 세력으로 보면 정권이 3번 바뀌었다. 이번에는 사실 민주당이 되고 연임으로 재집권을 해야 되는데, 그것을 실패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자기 정당화시킬 상황은 아니다.

김능구 : 미국의 공화당이 민주당에 연패하고 나서 ‘국민께 드리는 10가지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이 나오기 전에 수많은 평가 속에서 반성하고 쇄신의 방안을 잡아서 공화당이 다시 기사 회생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 민주당 같은 경우 금방 홍 소장님이 이야기하신 대로 시계추 이론처럼 정치세력에 10년이라는 권력을 주는 게 우리 국민들의 선택이었는데, 이번에 5년 만에 끝났다는 거다. 이것은 뭔가 문제가 컸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지방선거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 한 달이라도 집중적으로 문재인 정부 5년간 민주당의 정책이나 국정운영, 행태 면에서의 내로남불 등을 그런 차원에서 분석해야 된다.

국민들이 박빙의 선물을 준 것 하고, 정권 재창출을 못한 것 하고는 구분해서 봐야 된다. 1%도 안 되는 초박빙이어서 그 문제에 대해서 국민적인 양해가 이루어졌다는 건 전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니까 비대위에서도 구체적인 안이 없는 것 같다. 지방선거 앞둔 현재, 백서를 만든다든지 하는 평가를 의원별로는 할 수 있지만, 이걸 비대위 차원에서 한다든지 했을 때는 또 다른 분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분위기 같은데, 저는 그거는 아니라고 본다.

70년 역사의 민주당으로서, 과감하게 지난 대선에 대한,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자기들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평가 작업에 돌입해야 된다. 그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과 지방선거도 맞이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까 전부 다 임기응변식이다. ‘이게 누구면 어떻겠냐’. ‘뭐 하면 어떻겠냐’은 식인데, 차 교수 말대로 이동학 최고위원 같은 경우 이인영 통일부 장관한테 586 물러나라고 공개적으로 서한을 보낸 사람이 대표적인 586인 송영길 전 당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종용했다고 나오는데, 그러니까 민주당에 대한 전체적인 불신으로 가는 거다. 이재명 후보도 많이 이야기했던 게 시대전환인데, 그 시대 전환의 흐름을 주도는 아니더라도 ‘함께 갈 수 있는 정당인가’, ‘저 당에 미래가 있느냐’ 회의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거다.

고정 지지층만 가지고 정치를 하려면 계속 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안타깝고, 윤호중 비대위원장이라든지 박홍근 원내대표 같은 경우 비대위원들도 모두 최선을 다하겠지만, 해야 될 걸 안 하고 건너뛰어서 제대로 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대선보다도 더 엄중하게 대선 패배의 원인 진단과 쇄신책을 마련하면서 가야 한다. 보통 비대위는 반성과 쇄신책, 그리고 다음 선거 준비를 투 트랙으로 같이 가는 거다.

지금 민주당에서 많이 이야기되는 이슈 중 하나는 이재명 후보의 재등판 시점이다. 너무 초박빙이었고 지방선거도 바로 눈앞에 있으니까, 말하자면 ‘1600만 표를 받은 후보가 함께 뛰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를 명분으로 당을 이재명 체제로 전환하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있다. 그래서 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가 가타부타 말을 안 하고 있다보니 이게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인데, 다른 한편으로 조금 호흡을 좀 길게 가져가야 되는 거 아니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재명 후보도 얘기했지만 대장동 특검 문제가 있다. 박홍근도 ‘문재인과 이재명 후보를 지키겠다’는 말을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의한 ‘지못미’,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정서가 강하게 있다 보니까, 사정정국에 대한 부담과 걱정도 함께 어우러지면서, 그것에 대한 해결책이 전면에 나서는 거다. 그래서 민주당이 상당히 좀 복잡한 것 같다.

차재원 : 저는 이재명 고문이 8월 전당대회에서 정치복귀하는 것은, 아까도 이야기했던 정치적 조바심의 결과라는 생각이다. 차기 대권 도전은 개헌이 없는 상황이라면 2027년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렇게 보면 본인이 2024년 총선을 기점으로 정계로 돌아오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본인이 공부를 좀 해야 할 필요도 있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본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스스로 해소해야 된다,

8월 전당대회에 나오면 될 가능성은 높은데, 문제는 되고 난 뒤에 야당 대표라고 해서 본인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법적인 의혹들, 고소 고발된 것을 봐줄까? 만약 ‘야당 대표니까 잡아가지 마라’는 식으로 되면 본인의 문제 때문에 당에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게 정치보복적인 측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야당 대표라는 지위가 하나의 방패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는 오히려 소탐대실(小貪大失)할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개인 이재명이 수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하는 것이 상당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야당 대표라는 간판 뒤에 숨어서 이것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게 대처하는 것은, 본인도 해가 되고 당에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 저는 그런 선택을 하면 안 된다고 본다.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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