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강공 드라이브 위해 민형배 ‘꼼수’ 탈당
국민의힘 "용납할 수 없는 꼼수" "민주당의 집단 광기" "위장 탈당쇼"
양향자 반대에 박홍근 “대책 다 준비됐다”... 민주당 단독처리 위해 '안건위 구성요구서' 제출
양향자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 정당하게 행사하겠다”

국회 법사위원인 민형배 의원이 20일 전격 탈당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민형배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4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의원, 민 의원, 윤영덕 의원. (사진출처: 연합뉴스)
▲ 국회 법사위원인 민형배 의원이 20일 전격 탈당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민형배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4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의원, 민 의원, 윤영덕 의원. (사진출처: 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검수완박’ 법안 강행을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전격 탈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최근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이탈한데에 대비하여 안건위 구성을 변경할 방책이다. 이에 양 의원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민주당에게 화살을 겨눴고 국민의힘도 "용납될 수 없는 꼼수" "위장 탈당" "집단 광기"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 국민의힘 "민주당이 안건조정위 무력화하려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꼼수" "위장 탈당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전격 탈당을 두고 '안건조정위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전격 탈당을 두고 "안건조정위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형배 의원 탈당에 대해 "민주당이 또다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 의원의 탈당은 안건조정위를 형해화하려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꼼수"라며 "민주당이 편법과 꼼수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넣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에 사보임 된 양향자 의원이 검수완박 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자, 급기야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법사위 안건조정위의) 비교섭단체 몫으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안건조정위는 여야 3인 동수로 구성해야 하지만,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에 들어가면 사실상 여야가 4대2인 상황"이라며 "안건조정위는 하나 마나 한 구색을 맞추기요, 짜고 치는 고스톱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건조정위는 소수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설치한다는 게 입법취지인데 민주당이 다수당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국회선진화법이 사실상 사문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 의원 탈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위장 탈당쇼"라며 "민주당의 꼼수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고 성토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그토록 민주당이 비판해 마지않던 '법꾸라지'(법 미꾸라지)의 모습 아닌가", "민주당의 집단 광기"라고 맹비난했다.

■ 양향자 반대에 박홍근 “다른 대책 다 준비되어 있다”... 민형배 전격 탈당

한편, 앞서 양향자 의원이 직접 작성했다는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인 ‘양향자 문건’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할지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 조기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민 의원을 탈당시켜 민주당의 강공 드라이브를 위한 포석을 놨다.

20일 오전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양향자 문건’에 대한 질문에 “내부적으로 작성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주변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해보기 위해서 작성을 한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그것을 공식화시키지 않은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한 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에 양향자 의원께서 지금 그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그건 또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 따른 대책도 다 준비되어 있다, 말씀만 드리겠다”라고 언질을 놨다.

민 의원의 탈당이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나온 뒤에 소식이라 탈당 과정에서 당 차원의 압력이 있었던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민주당은 "민 의원의 개인적인 비상한 결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 차원의 계략이 아니라는 취지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 의원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음을 전달했고, 원내지도부는 상의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민주당 소속이 아닌 의원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수도 있고, 그 순간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말씀 주신 것으로 안다"며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이 필요한 시점이 오면 민 의원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시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안건정위는 최근 양향자 무소속 의원 합류에 따라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조정했다. 이중 4명(3분의 2이상)이 찬성하면 안건 통과가 되는데, 민주당은 이를 위해 양 의원을 사보임했다.

하지만 ‘양향자 문건’에서처럼 양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 통과에 반대 입장을 취한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민 의원이 양 의원을 대신해 무소속으로 할당된 자리에 배정된다면 4월 국회 통과가 유효하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양 의원이) 우리가 일점일획을 고치지 않겠다, 이렇게 이해하실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 법안에 대해 충분한 설득 과정을 거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 “또 언급하신 법원 행정처에서 제기한 것 중에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한정 내용은 저희들도 거기에 대해서는 반영할 의지가 있다”며 “국민의 동의를 위해서나 이런 걸 위해서 정확성을 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라면 저는 그것은 당연히 반영해서 최종적인 수정안을 만들겠다라고 반복적으로 얘기를 했다”고 강조해 양 의원을 설득할 의지를 피력했다.

■ 양향자 “제 한 몸 제물로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양심 선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K-디아스포라 범세계 추진연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K-디아스포라 범세계 추진연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양향자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상에 돌던 해당 문건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양 의원은 페이스북에  해당 문건 공개와 함께 “어제 제 명의의 문건은 극도로 대치하고 있는 여야가 어떻게 하면 협치를 할수 있게 할까 고민하며 양심에만 의지해서 작성한 글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더구나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확고한 반대 입장 표명과 민 의원을 탈당시키는 등 민주당의 자행에 대해 힐난했다.

이어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의 한사람인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며 “제 한 몸 제물로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양심 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시대적 소명이지만 좀 더 숙고합시다. 국회도 제 역할을 하는지 성찰합시다”라며 조언도 잊지 않았다.

페이스북에 공개 입장을 밝힌 양 의원에 대응해 민주당은 ‘검수완박’ 단독 처리를 위해 법사위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서를 제출했다.

■ 민주당 '검수완박법' 단독 처리 위한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서 제출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법' 단독처리를 위해 20일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서를 국회 법사위에 제출했다. 민주당 소속 민형배 의원이 전격 탈당, 무소속 의원으로 당적을 변경해 구성 요건을 맞추었다. 민주당의 꼼수라는 비난이 거세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법' 단독처리를 위해 20일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서를 국회 법사위에 제출했다. 민주당 소속 민형배 의원이 전격 탈당, 무소속 의원으로 당적을 변경해 구성 요건을 맞추었다. 민주당의 꼼수라는 비난이 거세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반대에 민형배 의원을 전격 탈당시키면서 까지 20일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 '단독 처리'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요구서를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에게 제출했다. 김진표, 김남국, 최강욱, 최기상, 이수진, 김용민, 송기헌, 김영배 의원과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1소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려 한다고 항의하며 퇴장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은 상임위 내에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최장 90일 동안 논의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를 통과하면 상임위 소위를 거친 것으로 본다.

상임위는 안건조정위에서 조정안이 의결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해당 안건을 표결해야 한다. 안건조정위원은 여야 각 3인 동수로 구성되는데, 민주당 의원 3명, 국민의힘 의원 2명, 무소속 의원 1명으로 구성된다. 법안을 의결하려면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의 '검수완박' 반대 입장에 민주당은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무소속 신분으로 전환, 민주당 단독 처리를 위한 조건을 만들었다. 

양향자 공개 입장문 (사진출처: 양향자 의원 페이스북)
▲ 양향자 공개 입장문 (사진출처: 양향자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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