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 4월 좌담회 전문④]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 바이든 방한으로 첫 시험대”

2022.04.27 14:22:52

홍형식 “북한도 지속가능한 체제의 안정성을 보장 받으려면 남한의 보수와 미국의 확실한 보증이 필요”
차재원 “한·미·일 삼각동맹은 외교적 상상력이나 운신의 폭을 상당히 좁힐 우려, 균형이 관건”
황장수 “핵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 핵 없는 나라가 핵을 쏠 조짐을 파악해서 선제타격하는 게 가능한가”
김능구 “전 정부의 경험과 실적, 관계 등 외교안보 만큼은 계승과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4월 20일 “대선의 연장인가? 대결로 일관하는 정권이양 정국과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외교부 장관 후보로 박진 의원이 내정됐다. 인수위 차원에서 한미정책협의회 대표단 단장으로 미국도 갔다왔는데, 미국통 정치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약 자체도 많이 달랐다. 황 소장님 어떻게 보시는지?

황장수 :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윤 당선인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한 걸 보니까, 비핵화 프로세스에 북한이 들어오면 경제 지원이나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했고, 쿼드(Quad ; 4자 안보대화)에는 직접 들어가는게 아니라 산하기구에 들어간다고 한다. 오늘은 또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북한의 주적 표현에는 신중하겠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하고 남북 군사합의 파기 부분에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가 볼 때는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가 잘 안 풀려서 러시아가 결국 핵을 진짜 쓸 수도 있다. 최근 정권 교체기 대북 관계에서도 가장 달라진 점은, 이제까지는 북한이 자위권으로 미국을 향해서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개발한다 했는데, 북한 김여정이 남측을 향해서도 핵을 쓸 수 있다고 했고 더 나아가서 북한이 실제로 남을 겨냥한 단거리 전술 핵 미사일 발사도 했다는 거다.

이런 상황인데 제가 볼 때는 윤이 안보 문제에서 바뀐 환경에 대한 판단을 못하는 것 같고, 안보 문제에 굉장히 약한 것 같다, 그리고 그가 쓰는 박진이나 이런 사람도 그냥 한·미 동맹 강화, 주한미군, 한·미 연합 군사훈련 이런 소리나 할 줄 아는 거지, 북한 핵 문제가 눈앞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못하고 있고 감도 못 잡는 것 같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북한이 윤 정권의 약점을 겨냥해서 일정한 도발을 함으로써 초장에 굉장히 흔들어 놓을 거라고 본다.

김능구 : 한·미·일 동맹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황장수 : 일종의 수사에 불과하다. 본인도 그렇고 그 밑에서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말하는데, 핵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 핵이 없는 나라가 핵을 쏠 조짐을 파악해서 선제타격하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한 소리를 말장난으로 똑같이 하고 있다. 그러니까 북한이 보면 새 정권이 굉장히 멍청한 거고, 북한이 한 번 본때를 보이고 기를 꺾어야 되겠다고 도발을 할 상황을 자꾸 만들어주고 있다고 본다.

차재원 : 박진 의원을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했다는 이야기는, 미국 편중 또 일본 편중, 그런 쪽으로 외교적 방향을 돌리겠다는 하나의 명시적인 표시라는 생각이다. 박진 의원 같은 경우는 제가 미국도 한번 같이 가본 적이 있는데, 미국 조야에 상당히 많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어떻게 보면 미국 편중이 아니라 미국 추종에 가까운 여러 가지 인식들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균형 잡힌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을까에는 의문이 든다.

또 한편으로 미국 못지않게 한·일 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개선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실려서 이번에 일본에도 윤당선인의 인수위 대표단이 가게 된다. 그 대표단 중에 한 명으로 박근혜 정부 때 한·일 위안부 협정을 담당했던 실무국장이 들어가 있다. 결국 일본과의 관계 파탄이 한·일 위안부 협정의 폐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고 그걸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읽히기는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일본과의 관계 복원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생각이 담겨있다.

결국 한·미·일 삼각 동맹의 형태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란 건데, 문제는 그 자체가 필요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모든 것처럼 돼 버려서는 안 된다는 거다. 지금 미중간 패권 경쟁이 상당히 위험한 상태에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소위 신냉전으로 가고 있는 상황인데, 과거 50년대 60년대 식으로 한·미·일 삼각동맹 쪽으로 가는 것은 외교적 상상력이나 외교적 운신의 폭을 상당히 좁힐 우려가 높다. 그런 부분들에 대한 균형을 나름대로 어떻게 잡을 것이냐가 관건인 것 같다.

그리고 황 소장님 말씀하신 북한의 핵 도발 문제인데, 지난 금요일 북한이 신형 전술 무기를 쐈다고 한다. 많은 군사 관측동들이 얘기하듯이 핵탄두를 소형화시켜서 단거리 미사일에 장착하려는 조짐이라고 한다면, 말 그대로 전술 핵무기 정도로 불장난을 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고민이 정말 있을까?’라는 점에서 걱정되는 측면이 많다.

홍형식 : 선거판에서 표가 된다면 무슨 이야기를 못하겠나. ‘선제타격’ 화끈하고 좋은데, 옛날 어느 대통령 말 처럼 그런 발언을 해서 재미를 좀 봤을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집권한 이후 국방부 장관과 외교장관 내정자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제가 봤을 때 소신을 갖고 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친미적인 성향의 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제가 볼 때 한·미·일 또는 한·미 관계는 당연히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는데, 결과적으로 큰 방향에 있어서 대한민국 정부의 한반도 운명 결정권은 약화된다.

어떻게 보면 북한이 노리는 바가 있는 건데, 전술핵과 관련된 뉘앙스를 풍기면서 도발하는 데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본다. 큰 틀에서 놓고 보면, 민주당 정부도 그렇고 보수 정권도 그렇고 항상 자기 정부에서 남북 문제를 배타적이고 독자적으로 해결하려 들지만. 그것은 절대로 안 된다. 다만 한반도에서 민주당 정권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거는 데탕트다. 남북의 긴장 완화인 거고, 솔직히 말해 남북 관계에 도장을 찍는 문제에서는 북한 입장에서도 남한의 보수 정권하고 찍는 것이 더 확실하다. 민주당 정권하고 찍었다면 존속 가능성이 약한 거고, 역사상으로 봐도 결정적인 부분은 못 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 답방을 기대했지만 북한 지도자가 답방한다는 것은 남북관계 해법에 대한 결심에 서야 되는데, 결국 오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도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즉 민주당 정부의 남북관계 긴장 완화 역할은 평가해야 하지만, 북한 정부도 지속가능한 체제의 안전성을 보장받으려면 남한의 보수 그리고 미국의 확실한 보증이 필요한 거다. 그래서 급변하는 외교 정세를 놓고 본다면 보수 정권이 들어선 지금이 남북관계의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는 한데, 새 정부가 인사하는 것으로 봐서는 우리의 자주적인 의사결정보다는 미국측 의사결정의 영향력이 굉장히 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능구 :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5월 말로 바이든의 방한이 예정돼 있고, 보통은 일본을 가면서 한국에 들르는 정도인데 이번에는 한국에 먼저 온다고 한다. 바이든은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아시아 순방을 하게 되는데,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고 또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가 출범이 임박한 걸로 돼 있는데, 아마 그런 부분에 대한 정지작업이지 않겠나 싶다. 아무튼 바이든이 한국에 와서 1박 2일이 될지 당일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의 큰 틀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 박진 내정자나 외교부는 밤샘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들 이야기한대로 선제타격론이라든지 삼불 정책 폐기, 사드 추가 배치 이런 것이 선거 때는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치더라도, 이제 국정을 맡게 됐다면 균형 감각 있게 해야된다고 본다. 어쨌든 일본과의 관계도 풀어야 되고,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경중안미(經中安美)로 미중간 균형 정책을 펴왔는데 이 부분이 변화할 시에 야기되는 문제도 엄청날 거다. 북한도 ICBM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데, 아마 정부 출범이라든지 바이든 방한 시점에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고, 무력시위 강도는 더해 갈 수 있다. 그래서 전통적인 CVID정책으로는 북핵을 제어하기 보다 오히려 강대강 긴장만 고조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윤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해법이 기대되는 대목이지만, 지금 윤석열 정부의 초기 내각 인선은 어찌 보면 전부 다 지난 사람들을 갖다가 쓰는 것이라, 국제 정세의 격변을 감안하면 좀 새로운 시각과 정책을 갖고 올 사람이 필요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관련해서 한 말씀 하고 싶은 것은, 어찌 되었든 외교안보의 문제는 전 정부의 경험이라든지 실적, 관계, 인적 네트워크 이런 부분들이 계승돼야 된다. 그것이 계승되지 않고 정권교체가 된다고 해서 딱 끊어져버리면, 국가 차원에서 엄청난 손실인 거다. 우려가 많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적어도 외교안보 만큼은 정말 계승과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된다고 본다.

황장수 : 최근 국제관계 정세가 만만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코로나 등으로 정말 역대 가장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너무나 상투적인 우호적 한·미 동맹 강화를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미국은 한·미 동맹 강화한다고 좋게 볼 건가. 지금 윤 정권이 일본하고의 관계를 정리하는데도 1년 안에 못할 거다. 이런 부분으로 봤을 때 보수 정권으로 바뀌었으니까 이 동맹이 강화되고 안보가 안정화되겠느냐 생각해보면 매우 어렵고 좀 비관적이다. 구호만 있고 덜렁덜렁하게 하는 게 옛날 이명박 정권 초반하고 굉장히 비슷하게 가고 있다. 매사를 좀 꼼꼼하고 전문성 있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차재원 : 지금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많은 의미들을 부여하고 있는데, 바이든이 도깨비 방망이 들고 오는 것 아니다. 우리가 처해있는 여러 가지 외교안보 문제가 바이든이 방한하면 모두 깔끔하게 해결될 것인가?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바이든 입장에서는 한국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여러 가지 요구들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 준비가 돼 있느냐. 이런 부분부터 분명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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