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멧돼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돼지고기 구하기 힘들어"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돼지 고기가 없어서 많이는 못드리는 데 괜찮으세요?"

지난 11일 오후 9시 채 넘지 않은 서울 이수역 일대 돼지국밥 골목거리 안. 

식당 주인 A씨는 가게로 들어오려는 손님들에게 이처럼 양해를 구하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반면, '국밥집에 돼지고기가 없다'는 말을 들은 손님들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며 손님으로 북적거려야 할 시간에 그의 식당 안에는 손님 2명이 전부였다.  A씨는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주일 째 돼지고기가 공급이 안되거나 얼마 받지 못해 돌려보낸 손님만 수십명이다. 오늘은 그나마 한 마리 구할 수 있어 장사를 할 수 있지만, 어떤 날에는 한 마리도 받지 못해 문을 열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고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됐지만, 자리가 없어 손님들을 못받는 것이 아니라 돼지 국밥집에 돼지고기가 없어 손님을 못받으니 참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처에서는 고기를 구할래야 구할 수가 없다"면서 "조금 전에도 (거래처에)수십통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않거나 전화를 받아도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돼지고기를 구할 수 없는 답답한 마음에 다음 주 태백에 직접 내려가 공급받아올 것이라고 했다. 

A씨를 비롯한 이곳 국밥 거리 골목 일대 식당 주인들이 돼지 고기를 공급받지 못해 한숨 쉬는 이유는 2019년 첫 발견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다시 기승을 부리며 돼지고기가 원활히 공급 되지 않고 있어서다.

고깃집 창업자들도 돼지고기 수급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온라인의 한 창업자 카페 모임에서는 최근 ASF로 인해 돼지고기 수급이 어렵다며 장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등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달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이달 1일까지 약 2년 6개월동안 ASF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야생멧돼지 수는 2577마리다. 지역별 누적 건수로는 강원도 화천에서 4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천 418건, 춘천 218건, 영월 187건, 정선 159건, 인제 158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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