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6.1선거 승리로 尹대통령 국정동력 확보, 쇄신·내홍의 길 접어든 민주당

2022.06.02 17:49:00

선거승리 이끈 尹대통령 여권 내 구심력 강화, 보수개혁-野협치-사정권력 행사가 관건
민주당 쇄신 두고 깊은 내홍 속에 계파 갈등 가능성, ‘세대 연대’의 틀 재구축 여부가 관건

 

윤석열 대통령은 6.1지방선거 승리로 지난 대선에서의 박빙의 승리라는 부담, 전임 문재인 정부와의 힘겨루기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했다. 지방선거 민심은 새로 출범한 정부의 안정적인 출발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12 대(對) 더불어민주당 5’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는 불과 4년 전 ‘민주당 14 대 자유한국당 2’의 민주당 압승 결과를 완전 뒤집어놓은 것이다. 민심은 대선 연장전 의미의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에게 국정운영 주도권을 부여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다른 한편 야당에게는 대선 때 미진해 보였던 ‘심판’의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줬다.

이번 대선 투표율 50.9%는 지난 4년 전 선거 투표율(60.2%) 대비 약 10%p 떨어졌고 2002년 지방선거(48.9%) 이래 가장 낮았다. 3개월 전 대선 투표율(77.1%)와 비교하면 대선 투표자 3명 중 1명이 투표하지 않았다. 선거결과를 보면 기권자의 구성이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은 유권자층들이 다수임을 추정할 수 있다.

야권 지지층 상당 부분이 ‘기권’하는 방법으로 윤석열 정부에게는 국정동력을 안겨줬고 민주당에게는 쇄신과 변화를 이끌라는 채찍을 든 셈이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힘을 실어줘 국정안정을 기해야 한다는 ‘국정안정론’에 손을 들어준 측면과 함께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선거에서 벌어지는 통상적인 현상이다. 이른바 ‘허니문 선거’는 대선 승리세력에게 민심이 힘을 몰아주는 절차에 더 가깝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대통령’을 민심의 등에 태우고 임기 동안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고 거래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이러한 정치적 환경 속에서 일했다.

한편으로는 대선에서 패배한 진영은 ‘허니문 선거’를 통해 변화의 쇄신의 길로 접어든다. 한 진영과 정당은 선거패배 없이 스스로 혁신하고 쇄신한 사례는 없다. 평시에 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묻히지 십상이다. 정기적으로 존재하는 선거 결과가 혁신의 출발점이 된다. 현상유지를 하는 정당이 스스로 혁신한 사례는 없다. 민주당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혁신’과 ‘쇄신’의 길로 안내하는 표지석이 됐다.

다만 민주당은 진영의 핵심기반인 호남권 3곳을 지켜내고 제주도와 함께 이번 선거 최대승부처인 경기도에서 박빙으로 승리한 것은 위안이다. 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와해 수준에 가까운 ‘붕괴’를 막고 수 많은 분란이 예상되는 쇄신 추진에 있어 버팀목을 마련했다. 

지방선거는 이러한 정치적 환경의 변화를 제공함에 따라 정국 흐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가장 주목할 지점은 국정주도권을 장악한 윤석열 정부가 어떤 ‘국정 아젠다’를 들고 정국을 운영할지 여부이다. 정국은 윤 대통령이 제시하는 이슈와 현안, 정책에 따라 출렁거릴 것이다. 이와 연동해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야권의 쇄신과 혁신도 정국의 핵이 될 것이다.

선거승리 이끈 尹대통령 여권 내 구심력 강화, 보수개혁-野협치-사정권력 행사가 관건

윤석열 정부는 영남권 뿐 아니라 전통적인 캐스팅보트 충청권도 석권하고 서울과 인천의 승리로 수도권 승부에서도 야당을 눌렀다. 이번 선거로 윤석열 정부는 안정된 민심 기반 속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된 것이 최대 성과다.

국민의힘 선거승리를 이끈 것은 윤 대통령이었다. 취임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 신구권력 갈등 등으로 당선인으로서 민심 모으기에 실패하는 듯했지만 취임과 함께 반전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약 20여 일 동안 보여준 정치적인 능력이 국민의힘 선거 승리의 막판 동력이었다. 

5월 10일 ‘청와대 개방’에 따른 긍정적 영향이 점차 집무실 이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고 16일 국회 시정연설에 ‘협치’를 강조하면서 영국 ‘처칠-애틀리’ 전시내각 사례까지 꺼내들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호남 발전’도 강조했고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이끌며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내보였다.

윤석열 정부 여성인사에 대한 국내외의 지적에 선거 1주일 앞두고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여성을 발탁했다. 한결같이 야권 지지층의 견제정서를 완화하는 행보였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윤 대통령의 ‘정치적 순발력’을 평가할 정도였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집권세력은 이를 동력으로 삼아 진보정권인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외교안보, 경제, 교육, 복지, 사회 등의 정책에서 보수의 정체성을 국정 속에 담아낼 것이다. 인수위원회 시절 선거민심을 고려해 머뭇했던 보수개혁 아젠다 설정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통합과 협치를 강조함과 아울러 ‘연금개혁-노동개혁-교육개혁’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협치의 사례로 2차대전 영국 전시내각을 제시했지만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의 진전된 행보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 윤 대통령의 영국 전시내각 언급은 ‘정치적 수사’에 더 가까워보였기에 여야 정치권은 이를 무게 있게 취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 “기술 진보 수준에 맞는 교육을 공정하게 제공하려면 교육 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이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갈등의 쟁점이 될 사안을 빼고 개혁만 얘기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지방선거 승리로 국정동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들 개혁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내놓을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본격적인 정치적 갈등이 시작될 것이다.

연금개혁 논의가 진행되는 보험료율 인상과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통합, 연금 수령연령 상향 등에 대한 논의는 민감한 정치사회적 갈등 소재가 된다. 박근혜 정부가 연금개혁 과정에서 겪은 진통을 되풀이할 수 있다. 노동개혁은 ‘이중 노동시장’과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를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접근하는 보수개혁 방식은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교육개혁’은 더 큰 사회적 갈등현안이다. ‘조국 사태’와 ‘정호영 청문회’, ‘한동훈 청문회’에서 국민들은 기득권 ‘교육특혜’의 내밀한 속살을 봤다. 자사고 및 특목고 중심의 ‘수월성-경쟁력 강화’라는 보수개혁적 구호보다 국민들은 ‘기회의 공정’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선택은 정치적 갈등의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과제는 과거 정부의 사례에서 보듯 정책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정치적 갈등을 관리해내는데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소득주도 성장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높였다. 노동계와 젊은층은 반겼지만 이것이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사면서 ‘을과 을 간의 전쟁’으로 비화됐고 지속적인 갈등이슈가 된 바 있다.

윤 대통령에게 놓인 거대야당과의 협치 문제는 큰 관문이다. 연금-노동-교육 등의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는 야당을 아우를 정치적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한 달 동안 정치적 순발력과 적응력을 보여줬지만 아직 야당을 설득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구현해 낼 지는 미지수다.

협치는 대통령의 몫이지 야당의 몫이 아니다. 등을 돌린 반대진영을 설득하는 주체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중 집권초기 잠깐 상대진영의 협조를 받는 경우는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된 사례는 없다. 특히 선거가 임박해지면 협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2024년 총선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약 1년 동안 협치를 통해 개혁과제 추진 성과를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집권여당의 중심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당 활동을 한 것은 대선후보로서 겪은 것이 전부이며 지금까지도 다소 겉도는 형국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윤핵관’이다. 지방선거 이후 윤 대통령은 여권권력이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도록 구심력을 강화할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을 ‘윤석열당’으로 만들어야 총선 국면서 당의 원심력을 제어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붕괴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원심력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다. 당시 새누리당 일부가 박 전 대통령 탄핵 대열에 가담했다. 지금 국민의힘 주류로 부상한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세력이었다.

이준석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으로서는 정책적 과제 추진에 당정 협조가 여의치 않다. 또 다수 야당과의 정책적 타협이 필요한 국면에서 당내 반발을 누르고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당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체제로 움직이는데도 한계가 있다. 당을 추스르지 못하면 야당과의 협치도 어렵고 윤 대통령은 정치적 상처만 입는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 추천으로 윤종원 IBK은행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됐지만 국민의힘 내부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는 윤 대통령의 당내 기반의 현 주소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를 ‘협치의 상징’으로 내세워 한 총리의 의사를 존중하는 입장이었지만 국민의힘은 윤 행장의 문재인 정부 경제수석 이력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에서 ‘협치’에 제동을 건 모양새다.

‘검찰개혁’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행보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정권력의 상(象)’으로서 검찰을 구현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맞선 정치적 명분을 실천하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임명의 목적도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은 국가 사정권력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를 동원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그가 펼칠 ‘검찰 정치’는 어떤 형태든 향후 정국의 풍향계가 될 것이다. 민심이 바라듯이 기득권과 진영을 가리지 않는 ‘공정한 부패수사’로 검찰 중심 사정권력이 국민적 신뢰를 얻는 과정이 될지 아니면 칼날이 반대 진영에만 향해 정쟁의 대상이 될지 여부에 따라 민심의 판단은 갈릴 것이다.

민주당 쇄신 두고 깊은 내홍 속에 계파 갈등 가능성, ‘세대 연대’의 틀 재구축 여부가 관건

문재인 전 대통령이 4년 전 지방선거 대승 직후 보좌진들에게 자만을 경계하면서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다. 그냥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의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고 말했던 것이 4년 후 현실화됐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책임론 공방 속에서 향후 당의 진로를 놓고 내홍을 겪게 됐다. 민심은 대선에서의 박빙의 패배보다 더 아프게 민주당을 심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여러 갈래에서 몰아닥칠 풍랑 속에서 ‘장기간 혼미의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

민주당이 지난해 4.7 보궐선거에 이어 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까지 패배한 것은 ‘세대 간 연대의 붕괴’에서 비롯됐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영호남 지역구도와 ‘2040세대 대 50대 이상’이라는 세대구도가 선거지형을 규정했던 연대 틀이 4.7보궐선거를 기점으로 2030세대가 진보진영에서 이탈한 것이 근본원인이다.

박지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쇄신’ 요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왔다.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기초단체장 민주당 출마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민주당 기득권’이었다. 여기에 새로운 세대를 위한 정치적 공간은 없었다. 게다가 정의당 등 진보정당이 궤멸하다시피 한 현실까지 더해져 2030세대들은 민주당과 진보진영에서 소외된 세대였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의 박 위원장의 쇄신 요구는 전쟁 중에 내부 전열을 흩트리는 요인이 됐고 민주당은 패배했다. 그리고 민주당의 패배는 지금 쇄신으로 이어지는 길로 인도하고 있다. 정당역사에서 스스로 쇄신의 길로 가지 않는다. 정당쇄신의 동력은 선거패배에서 나왔다. 지방선거 패배는 민주당에 쇄신의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쇄신의 길에 나선 민주당의 앞날은 험난하다.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PK)의 민주벨트 복원, 충청권 수복의 과제는 ‘2030세대’와의 연대의 고리를 복원에 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고 지난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 은퇴가 가져올 호남과 진보 간의 연대의 틀의 변화도 감안해야 한다.

민주당 비대위는 6월 2일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당초 8월 전당대회 전까지 임기를 수행키로 했지만 조기 사퇴하고 의원총회 등을 거쳐 임시지도부를 구성하게 됐다. 이는 민주당의 내홍의 시작점이다.

당장은 패배의 책임을 두고 내분은 불가피하다. 그리고 그 내분은 차기 총선까지 이어지면서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그 과정이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는 과정이 될지 아니면 분열의 골을 깊게 하는 길로 갈지는 불투명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쇄신을 촉구하면서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 그것이 아마도 국민들께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라며 자신의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보궐선거 당선자를 공격했다. 친문재인 정당인 민주당이 정권창출 이전의 과거 계파정치로 변모하는 흐름이다.  

민주당은 이처럼 내부적으로 정치지향에 따라 세력이 분화하는 흐름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각 세력은 ‘쇄신’을 명분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관철시키는 쪽으로 행동하며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진영 내부는 ‘혈전(血戰)’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당장의 책임은 이재명 당선자의 몫이 될 수 있다. 국회로 입성한 이 당선자에게 8월 전당대회는 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험대는 꽃길이 아닌 난관이 더 많다. 이낙연 전 대표가 2020년 4월 총선 승리 직후 당 대표의 시험대에 올랐지만 난관을 넘어서지 못한 전례도 있다.

‘586 퇴진’, ‘진보적 가치 재구성’, ‘호남정치 복원’, ‘젠더와 차별, 혐오에 대한 접근’ 등 다양한 정치적 요구들이 진영 내부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 여기서 핵은 ‘586’이다. 민주당 정체성의 상징이었던 ‘586’이 어떤 식에서 당내에서 변화의 혁신을 맞이할지 여부다. 이 과정은 ‘2030세대’와의 연대 복원과 긴밀히 맞물려 진행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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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jc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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