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지난 6월 17일,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한국사회과학회가 주최하고 폴리뉴스가 주관하는 2022년 봄철 정기학술대회가 광주광역시 호남대학교 광산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날 정기학술대회는 '정치소통의 대전환기, 진단과 성찰'을 대주제로 하여 세션별로 다양한 토론이 이어졌다. 

<폴리뉴스>와 사단법인 광주전남발전정책포럼이 후원한 본 세션 '6.1 지방선거 이후 정국 전망'에 대한 토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전남대학교 조정관 교수, 돌바네 정책연구소 정진욱 소장,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사회자(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 2022년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한국사회과학회 봄철 공동학술대회, 전체 주제는 “정치 소통의 대전환기 진단과 성찰”이고, 6월 17일 오늘부터 내일까지 호남대학교 광산캠퍼스에서 열린다. 본 세션은 “6.1 지방선거 이후 정국 전망”이라는 소주제로, 저희 폴리뉴스와 사단법인 광주전남발전정책포럼이 후원한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먼저 기조 발제를 맡아주신 조정관 교수님은,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예일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신대 국제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지금까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행동하는 정치학자로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 등에 활발한 활동 이력을 갖고 있다. 조정관 교수님의 기조발제를 듣도록 하겠다.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전남대학교 조정관 교수,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돌바네 정책연구소 정진욱 소장
▲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전남대학교 조정관 교수,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돌바네 정책연구소 정진욱 소장

 

기조발제(조정관 교수)

조정관 전남대학교 교수
▲ 조정관 전남대학교 교수

오늘 발제의 출발은 지난 대통령선거하고 지방선거가 사실은 한 묶음의 선거였다는 것에 강조점을 두려고 한다. 석 달의 시간 차가 있지 않느냐 생각하기 쉬운데, 이렇게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후광 속에서 집권 세력에 표를 많이 몰아주는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 민주당이 이기기는 상당히 어려운 선거였다. 흔히들 대통령 선거에서 0.7%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는데, 0.7%든 10%든 간에 진 것은 진 거다.

그런데 지더라도 민주당이 ‘어떤 전략적 목표를 위해서 이 선거를 치를 거냐’라는 부분에 있어서 민주당 내에 한 두 가지 의견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전략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건데, 말하자면 이재명 후보라는 분을 살려내고 또 송영길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서서 선거를 좀 견인해 보려고 했던 것들이, 국민들한테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있었던 것이고, 사실 저는 그 전에 검수완박이라고 하는 입법 시도가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의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번 지방선거로 인해서 민주당은 헤어날 수 없는 큰 패배를 당한 것이냐,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서울 지역에서 시장 선거와 구청장 선거에서 나타났던 교차해서 투표하는 방식, 서울시장은 오세훈 후보를 찍었지만 구청장으로는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든가 하는 여러 가지 현상들도 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완패를 당한 건 맞는데, 그렇다고 해서 완패의 효과가 누적돼서 앞으로도 민주당이 살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헤게모니를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민주당은 크게 변하기보다는 전략적 개념을 좀 바꿔 나가면서 총선을 준비해가는 방식으로 서서히 추스르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진보의 대안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리더십을 누구로 가져가느냐라든가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서 리프레시와 리모델링을 좀 해야 된다는 이야기들은 계속 있겠지만, 아마도 앞으로 1년 이내에 나름대로 다시 정리해서 민주당은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

반대쪽인 국민의힘은 어떨까. 국민의힘에서 키운 정치인이 아닌 검찰총장 하시던 분이 자기 이미지를 가지고 국민의힘이라는 세력에 결합을 했는데, 지난 대선과 지선 과정을 쭉 훑어보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좋아서 국민들이 찍었다기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심판을 해야 되겠다, 이번에 호된 매를 맞아야 된다고 하는 개념이 훨씬 더 강했던 선거였다.

회고를 해보면,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로서 당을 완전한 장악했다고 보기가 좀 어려운 상태로 오랫동안 갔는데, 선거 막판 민주당 안에서 내부 정리가 끝나고 이재명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결론이 나면서 총력이 기울여지고, 이에 따라 이재명 후보가 급격히 따라잡기 시작한 거다. 그것은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중심으로 입증할 수가 있다.

아시다시피 이낙연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의 경선 끝 마무리에 깨끗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고, 또 이재명 후보 개인적인 자질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는 호남인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당시 기억하시겠지만 호남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도 꽤 높았다.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80% 이상의 호남인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압도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밀었다. 그래서 총력 싸움이 됐던 것이고, 제가 볼 때는 아마 안철수의 마지막 단일화 그리고 만약에 날짜가 며칠 더 있었다면 이재명이 이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고 올라온 건데, 그것은 뭐냐하면 민주당이 갖고 있는 기반 조직들과 민주당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결코 허물어지지 않았다는 거다. 왜냐하면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민주당의 대안이 못 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민주당을 심판 할 거냐 말 거냐 주저하던 많은 사람들, 서울 수도권의 중산층이랄지 이런 사람들이 국민의 힘에 대해서 깊이 신뢰를 못하는 거다.

그래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향후 정국에 있어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스스로의 리모델링 혁신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그리고 지방조직까지 포함해서 여러 기반 조직을 제대로 구축해낼 수 있는가가 1년 10개월 뒤를 바라보고 있는 총선 결과하고 그대로 연결되는 것이다. 만약에 총선 결과 국민의힘 진영이 과반수 의석을 못 차지한다면, 그것은 더불어민주당 쪽에 완승이 되는 것이고 윤석열 정권은 한 2, 3년간 아주 괴롭게 가는 것이다.

국민의힘에 관심을 더 많이 둬야 한다는 건데, 국민의힘이 현재의 당 대표하고 대통령 측근 세력 간에 겉돌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 이번에 이준석 대표가 아웃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앞으로 정국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회가 오면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려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제가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정치개혁 연구위원으로서 일을 했었는데, 당시 제가 맡았던 일이 열린우리당 디자인이었다. 그러니까 새청년민주당 후보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이 됐는데, 노 대통령은 새천년민주당 안에서도 당내 기반이 약한 소수파이고 호남 의원들한테 치이는 사람인데, 그 상황에서 1년 뒤 총선을 승리해야 되는 거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자기 측근 세력이 첫 번째 당내 주류가 되고 두 번째 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총선에서 이겨야 되는 문제였는데, 기억하시겠지만 호남 의원들이 많이 반대를 했고 그래서 리모델링 혁신 운운하면서 노력해도 잘 안 되니까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열린우리당의 모델은 사실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때부터 디자인을 시작한 것이고, 제가 이것은 증언한다. 그 모델을 가지고 있으면서, 새천년민주당을 리모델링 할 수 있으면 좋은 거고 리모델링이 안 되면 신당을 만드는 수밖에 없는 거였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총선 이전까지 어떤 방식으로 변모할 것인가에 정국을 움직이는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있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되게 좋아하고 노무현 대통령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했던 것은 윤석열 대통령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다. 정치를 많이 하셨으니까 그런 건데, 윤 대통령은 그렇지 못하고 그래서 조심스럽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은 아마 당내에 우세 세력을 만들고 그리고 아마도 총선 승리 때까지도 로우킥 모드로 갈 가능성이 높다. 자기가 게임을 이끌기보다는 당에서 뭔가 역할을 더 해주기를 바라면서, 더불어민주당하고 너무 크게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을 할 것 같다.

지금 임박해 있는 게 국회 원구성인데, 이것을 윤 대통령 쪽 시각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쪽 시각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원구성을 좀 더 유연하게 하면서 정치를 잘 못하는 윤 대통령보다는 우리가 정치를 잘하는 당이라는 유연성을 보인다면, 오히려 민주당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정책 아젠다의 이니셔티브를 다시 획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 쪽에는 확실하게 갖고 있는 정국 전환의 정책적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조금 더 중도 쪽으로 유연하게 가져가면서 끌고 가기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걱정되는 건 딱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우리가 개혁을 잘 안 해서 진거야, 진보 개혁을 잘 안 해서 진 거니까 진보 개혁으로 계속 가야 돼’ 이렇게 가면, 제가 말씀드린 성공으로 가기가 매우 어려울 거라고 생각을 한다.

사회자 : 역시 행동하는 정치학자답게 현실 정국에 대해서 나름대로 진단과 전망을 해 주셨다.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에 대해 상당한 낙관론을 말씀하셨는데 비판적인 공격과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라는 부분이 오히려 제1의 변화 요소가 되지 않겠나 예측을 해 주셨다.

정진욱 소장님 같은 경우는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선선대위 대변인으로 뛰고 이재명 후보가 총선에 나왔을 때 대변인도 했다. 지금 민주당의 화두는 이재명이냐 아니냐인데, 현장에서 함께 뛰었던 정진욱 소장님의 토론을 듣겠다. 한국경제 기자와 교보문고 본부장을 거쳐 새 정치민주연합에서 정책위 부의장을 역임했고. 정치활동 사단법인 돌바내의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다.

<편집자주: 기조발제문 전문 http://www.polinews.co.kr/newsdesk2/article/view_art.html?no=508149>

토론 1 (정진욱 돌바내 정책연구소장)

<strong></div>정진욱 돌바내 정책연구소장</strong>
정진욱 돌바내 정책연구소장

제 토론문의 제목을 ‘민생 파탄은 의구한데 정치 변화는 뉴노멀로’ 이렇게 잡았다. 경제 위기와 민생 파탄 속에서 민주당이 해내야 되는 혁신과 통합의 정치 시간이 다가왔다고 보는 것이고,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처한 현실과 타개책이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조정관 교수님의 대선과 지선이 하나였다는 평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민주당은 심판의 시간인 대선이 끝났으니 지선에서는 일꾼을 뽑아달라는 일꾼론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저희가 선거를 치러가면서 느낀 것은 유권자는 여전히 심판하고 있었다는 거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20일도 안 된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다는 거다.

그동안 선거에 3연패한 이유로 첫째는 집값 폭등에 따라서 주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조세 저항이 있었고 주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은 지지 철회를 했는데, 특히 수도권과 서울 민심이 급격히 악화돼서 중도층 민심의 이반을 겪었다. 두 번째는 2030 남성의 이탈이 있었고, 세 번째는 거대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민주당의 정책 능력이나 실행력에 대한 실망이 상당히 지배적이었다.

조정관 교수님이 검수완박을 지적하셨는데 선거 민심에 영향을 미친 것이 맞다. 다만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되는데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균형 감각이랄까 그런 것들이 작동한 것이지, 민주당이 주도한 검찰 정상화의 내용 자체에 대한 반대는 전혀 아니라고 평가하고 싶다.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둔 것은 국민의힘이 가진 역량을 보여준 것 보다는, 민주당이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위기의 본질이 뭐냐하면, 저는 국민이 달라졌고 경제 상황이 달라졌는데, 여기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력이나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거다.

제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정치의 뉴노멀이 나온 게 아니냐,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정치의 문법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상황 전체가 변할 만큼 시대가 빠르게 바뀌면서, 국회의원이라든가 저처럼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이 느끼거나 바라는 것을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함 내지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나온다고 보는데, 리더십을 세운다면 그런 것들을 담보해낼 수 있는 이재명 의원께 주목하고 싶다. 지금처럼 기존의 문법이 달라진 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려면 결국은 현실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맞닥뜨려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리는 거다. 또한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이 낙선한 이후의 상황과 2022년 이재명 후보와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말씀도 드린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혁신과 통합이라고 본다. 사실 2011년에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혁신과 통합을 주장해서 민주통합당을 만들어냈고, 그건 굉장히 성공적인 변화의 사례다. 저는 2022년에도 혁신과 통합이 필요하다는 거고, 그래서 유능한 민주당을 탄생시켜야 된다는 이야기다.

혁신과 통합은 서로 모순되는 단어인데, 이 모순을 통일시켜서 갈 수 있는 리더십만이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할 거라고 본다. 나서지 않는 것이 순리가 아니라 나서서 당원과 국민의 요구를 실현시키는 것이 뉴노멀 시대의 순리라고 본다. 경제 위기 속에서 민생을 지키는 대안과 정책 제시 능력이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정치 체제를 만들어 내되 당내에서 인위적인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당내에 존재하는 세력들을 인정하고 그들과 함께 나가는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 정진욱 소장님은 정치의 변화를 인용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으로서 이재명 의원을 인정했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을 둘러싼 논의에서 이재명 의원에 대한 것이 많은데, 저는 최소한 지난 대선에서 비호감 대선을 만든 책임론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이재명 의원은, 본인이 민주당 재건의 길로 나서든 어떻게 하든 간에, 거기에 대해서 국민들한테 고백이 있어야 되겠다, 일단 국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다음에 새로운 길이 있다고 보는 거다.

민주당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일단 송갑석 의원님께 토론을 맡기고자 한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남대 총학생회장 및 전대협 의장 출신이다. 20대 재보궐 선거와 21대 총선 광주 서구갑에서 당선된 재선 의원이고,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과 중앙당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토론 2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strong></div>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strong>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단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 광주가 37.7%로 전국 최저 투표율인데, 바로 얼마 전 대선 투표율은 82.5%로 전국 최고였다. 0.73% 차이로 졌지만, 그 정도로 근접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 하나만 들라고 한다면 저는 4일과 5일 호남에서의 사전투표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랬던 곳인데 전국 최저 투표율이 나온 거다.

‘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저는 100%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 대한 탄핵이다’ 약간 과할 수도 있겠는데 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총선까지 향후 2년을 민주당이 어떻게 슬기롭게 거쳐가느냐에 따라서, 탄핵은 그대로 진행될 수도 있고, 탄핵의 지경까지는 안 가는 날카로운 회초리와 강력한 경고를 정말 생약으로 잘 받았던 것이 될 수도 있다. 전적으로 민주당에게 달려있는 문제라는 말이다.

지금은 분명히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결국 황교안 체제까지 가서 총선에 망한 다음에 그다음 단계로 왔었다. 과연 황교안 때 미래통합당처럼 갈 것이냐 말 것이냐의 갈림길에 저희 당도 와 있다라고 생각을 한다.

이번 지방선거만 놓고 봤을 때 저는 중앙정치적 논쟁은 철저하게 피하면서 일꾼 지방선거로 갔어야 된다고 본다. 이번에도 증명된 것이 8곳의 서울 구청장이 당선됐는데 일자 투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송영길의 등판으로 대선의 연장선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실패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작년 4.7 재보선이 끝나고 나서 제가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을 때, 4.7을 왜 졌는가라고 하는 심도 깊은 조사를 가지고 의총 때 발표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 의원들 전부 다 충격 받았는데, 민주당 하면 가장 떠오르는게 뭐냐 하니까 ‘내로남불, 무능’ 이런 것들이었다.

민주당이 이념 중심적 정당이라고 다소 비판적으로 많이들 평가를 하고, 586 정치인들 한테도 지나치게 이념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말하는 이념은 주사파나 막스레닌주의 이런 것은 아니다. 이념은 대의명분이나 가치, 무언가 선함 이런 걸 중심에 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런 것을 중시하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잘못했다라고 말씀을 하신 적이 별로 없다. 그다음에 조국을 임명했고 윤석열을 임명했고, 결국 그것이 어떤 의도였든지 간에 결과는 이렇게 온 것인데, 전 국민은 아니라 할지라도 당원들한테는 뭔가 좀 시원스럽게 인정한 적도 없다.

대체로 민주당 정치인들은 자신이 무엇을 했을 때 선한 의지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 과정을 정당화시켜줄 수 없지만 결과도 정당화시켜줄 수가 없는 문제다. 그런 가치에 얽매인 거라고 했을 때 저 같은 사람이 이념에 얽매인 사람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이번 당대표 선거에 다른 사람들은 좀 안 나왔으면 좋겠고 70년대생들이 대거 나섰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이것은 팬덤하고도 연관이 되는데, 앞서 이야기한 내용 중에 이런 항목이 있었다. 가장 신뢰하는 집단이 어디냐고 물은 건데, 낮은 순서로 일베가 5.4%, 태극기 9.7%, 그때는 강성 친문이라고 했었는데 11.5%였다. 강성 친문한테 ‘니들하고 태극기하고 국민이 보기엔 동급이야’ 이러면 뒤로 자빠질 거다. 그런데 국민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무어냐 하면, 민심의 이야기를 들어야 될 정당이 태극기 부대에 좌우되고 강성친문에 좌우되는 것은 못 본다, 이것은 저 정당이 잘못 가고 있다고 보는 거다. 결국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가 끝까지 태극기의 손을 못 놓고 망했다. 그럼 우리도 끝까지 팬덤의 손을 못 놓는 순간 아마 망할 거다.

또 하나 이념 중심, 대의 중심, 가치 중심이라고 하는데, 지난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가치와 비전을 보여준 적이 없다. 가치와 비전은커녕 메가 공약도 없었다. 이런 문제부터 시작해서 평가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야당이 됐는데 전당대회가 뭐가 그렇게 급하냐 주장하는 소수가 있다. 여당이면 일사불란하게 정부 청와대하고 딱 맞춰서 가야 되니까 당 대표도 얼른 세우고 해야 되는 게 맞지만 우리는 야당이다. 그러니까 비대위 책임 하에 오개월이나 육 개월 정도 기간으로 문제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고 거기에 맞는 혁신안을 만들어, 거기에 어울리는 리더십을 뽑기 위한 전당대회로 가자는 거다.

아무튼 팬덤이 이런 식으로 오는 데 여러 변곡점이 있었지만 가장 큰 변곡점은 조국 사태였다. 당시 광화문과 반대로 서초동에서 전선을 지킨 사람들은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팬덤들이었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국회의원들이 도덕적으로 할 말도 별로 없는 거다. 저는 이런 자기 고백이 함께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 민주당에서 여러 그룹들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때 가장 중심이 재선의원 그룹 아닌가 싶다. 재선 그룹은 야당도 겪었고 여당도 겪었고, 또 그 중간에 촛불 시민혁명도 겪었다. 제가 아까 이재명의 자기 고백이 있어야 된다고 했는데, 초재선 의원들, 중진들 포함해서 자기 고백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가 어쨌든 정책 면에서 실패했다는 것을 첫 번째로 꼽을 수밖에 없는데, 열린우리당 시절 108번뇌라고 했던 분열의 우려에서 국회의원들이 자유롭지 못했다.

오늘 마지막 발제자는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님이다. 농업인 출신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북 유일의 새누리당 출신 의원 등 본인만의 타이틀을 많이 갖고 계신다. 20대 총선 전주을에서 새누리당 타이틀로 지역에서 당당히 당선되셨고 21대에서는 비례대표로 당선된 재선 의원으로 농림축산식품위원회에서 활동하시면서, 지역 균형 발전과 관련해서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토론 3 (정운천 국민의힘 국회의원)

<strong></div>정운천 국민의힘 국회의원</strong>
정운천 국민의힘 국회의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한 3년 동안에 걸쳐서 대한민국은 완벽하게 민주당 천하가 됐다. 당시 국민의힘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 끝에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는데, 호남에 대한 공략 없이는 전국 정당도 정권 교체도 없다는 슬로건 하에 호남 집중 전략을 전개했다. 10년 동안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호남에 교두보를 만들 것인가 노력해서 당선도 됐지만 저한테도 기회가 된 거다.

그때 가장 중요시했던 첫 번째가 호남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40년 동안 민주당 전유물인 5.18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김종인 위원장이 5.18 묘지에 무릎 꿇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인데 그것이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성일종 국회의원이 정무위 간사를 했었는데 저와 함께 5.18 3개 단체 법제화를 주도했다.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성과를 거둔 건데, 그 결과로 작년 5.18에는 유족계의 공식 초청을 받게 되었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각부 장관 수석과 함께 와서 5월 18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는데, 드디어 민주당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 되었고 국민 통합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두 번째는 42개 지자체의 한 군데 한 군데를 다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거였다. 호남 특위라고 하는 게 확대돼서 국민통합위원회가 되고, 제가 위원장으로서 실행 실체적인 임무를 맡았는데 첫 번째로 한 것이 제2 지역구 운동이다. 41개 지자체에 한 명씩 주로 영남에 있는 의원을 동행 의원이라는 이름으로 배치해서 예산, 법안, 교육 등등으로 협력하게 된다. 이런 노력들로 이번 지방선거 광주에서 15.9%라는 대단히 경이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1년 전에 국회의원 배지가 없는 36살 청년이 우리 당 대표가 됐다. 이준석 당 대표가 되니까 탄핵 이후 꼰대정당 수구정당 등 모든 비판들을 다 뛰어넘어버렸다. 이준석 하나로 혁신정당이 되는 성과를 가져온 건데, 호남 친화 전략도 계속된다. 결국 이번에 큰 성과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전라북도 전라남도 광주 전부 다 15.6%, 18%, 17%를 얻어서, 이제 국민의힘이 탄핵을 뛰어넘고 5.18을 뛰어넘는 단계까지 왔다는 생각이다.

당 대표와 대통령 간의 관계, 당 대표와 당 내부의 관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준석 당 대표하고 계속 일을 해보니까 대단한 사람이다. 혁신위원회를 지금 가동을 시키는데, 우리 당의 5선, 다선들이 문제를 삼는데, 문제를 삼는다는 건 그만큼 임팩트가 있다는 얘기다. 최재형 위원장을 통해서 지금부터 시스템화된 공천을 준비하고 있다. 저는 내년 이준석 대표가 자기 임기 끝날 때까지 이런 쇄신을 진행해 나가리라고 본다.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행정 중심으로 제대로 일을 하고 국회는 국회 중심으로 입법부의 역할을 하면서 서로 힘을 모으는, 그런 역할 분담의 단계를 잘 만들어내는 것이 미래 민주주의에 더 도움이 되고 국민들한테도 더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지금 우리 국민의힘은 의미 있게 지금 나가고 있다고 본다. 그게 어떻게 보자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이다.

전체적으로 국민의힘이 방향을 어느 정도 잘 잡아나갔는데, 민주당의 여러 가지 실책에 의한 반사이익도 굉장히 컸다. 대통령 되고 나서 불과 20일 만에, 지방선거를 한다고 하는데도 검수완박의 날치기를 진행하는 걸 보고 저는 깜짝 놀랐다. 민주당 국회의원들 170명이 그 숫자만 갖고 저렇게 한다면 국민들을 진짜 바보로 아는 것 아닌가 싶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된다는 것을 결론으로 말씀드린다.

사회자 : 국민의힘의 변화, 저는 김종인 이준석 윤석열 3명의 이름을 세울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정치의 역사에서 대통령이 집권 여당을 대통령 중심적인 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야 대통령이 힘 있게 나갈 수 있고, 더욱이 2년 뒤 치러지는 총선에서 그 주도 세력들이 당을 변화시키고 승리하지 않으면 그 다음은 본인도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나타난 민들레 파동이라는 게 용산 대통령실에 있는 분들이 당의 리모델링을 구상했던 것으로 듣기도 했는데, 앞서 조정관 교수님이 노무현 인수위에서 이미 열린우리당을 디자인했다고 말씀했듯이,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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