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 확대로 부동산 시장 안정 꾀해...국토부 협력은 과제
그간 막혔던 TBS 기능 전환에 속도 내...진통 불가피

돈의동 쪽방촌 방문한 오세훈 시장
▲ 돈의동 쪽방촌 방문한 오세훈 시장

민선 8기 닻을 올린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부터 기반을 다져온 '오세훈표 서울시정'을 완성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 가운데,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당면 과제와 함께 '서울런'과 안심소득 등 기존 역점사업의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다. 오 시장은 작년 4월 보궐선거에 당선돼 취임한 이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오세훈표 규제 완화의 대표 결과물은 '신속통합기획'이다. 민간 주도 개발을 공공이 지원해 정비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방식으로, 현재 50여 곳에서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심의기간 단축을 위해 통합심의위원회를 가동하여 영향평가 기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역점 정책은 노후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한꺼번에 개발하는 '모아타운'이다. 지난 2∼3월 진행한 모아타운 공모에는 14개 자치구 30곳이 참여했고, 최근 종로구 구기동과 중랑구 면목3·8동 등 21곳이 대상지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모아타운 사업으로 2026년까지 3만 호 이상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파트 높이 제한 완화, 도심 개발, 고품질 임대아파트 건립 등을 통해 신규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이 오히려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모아타운의 경우 토지수용권이 있는 일반재개발사업과 달리 대부분 토지수용권이 없는 소규모 가로주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토지보상법 적용을 받지 못해 세입자 보상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시는 시행자가 세입자에게 손실보상을 할 경우 해당 비용만큼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내용을 담은 법령 개정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상태다. 또한 최근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을 협의하는 서울시와 국토부 회의에서 이견으로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불거져 향후 정책 협의가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오 시장이 작년 취임 후부터 추진해온 이른바 '서울시 바로세우기' 작업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새로운 11대 시의회의 주도권이 소속 당인 국민의힘으로 넘어가면서 민간위탁 사업 재구조화를 비롯한 여러 숙원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첫 단추는 조직개편이다. 내달 이뤄질 조직개편에서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신설된 남북협력추진단은 폐지가 유력한 조직으로 꼽히며 시민협력국과 균형발전본부 등도 주요 개편 대상으로 거론된다. 오 시장의 정책 목표인 '약자와의 동행' 컨트롤타워 조직을 신설하는 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새로운 의회가 출범하면 조례를 개정해 TBS의 주 기능을 교통에서 교육·문화 등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TBS(교통방송) 기능 전환 역시 11대 시의회 출범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관계자는 "TBS 관련 특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7월 시의회 출범 후 상임위 구성을 마치면 특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시 감사위원회 감사에서 '기관장 경고'를 받은 이강택 현 TBS 대표의 임기가 내년 2월에 끝나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진 교체를 통해 기능 전환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TBS 노조가 "방송 편성에 관한 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변경허가' 사항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 시장이 박 전 시장 시절 만들어진 '대못'으로 규정한 민간위탁 사업 조례도 개정 수순을 밟고 있다. 시는 지난 23일 민간위탁 적격자 심의위원회 위원 자격 기준에서 서울시의회 의원과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사람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박 전 시장 때 만들어진 서울시 상징 브랜드 '아이·서울·유(I·SEOUL·YOU)' 변경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가 국힘 위주로 재편되면서 그 기반은 마련됐다. 시는 내년에 새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현재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시작된 오 시장의 역점 사업들도 민선 8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서울형 헬스케어는 명칭을 '온서울 건강온'에서 '손목닥터 9988'로 이름을 바꾸고, 참여 대상을 확대한다. 안심소득은 최근 대상자 500명을 선정하고, 7월부터 3년간의 소득 실험을 시작한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 역시 무료로 이용 가능한 학습 사이트를 기존 11개에서 14개로 늘리고, 어학·독서 콘텐츠 등을 추가로 제공하며, 각 가정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유아를 돌봐주는 친인척에게 돌봄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약자와의 동행'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선보이고, 기존 역점사업은 더욱 박차를 가해 정책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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