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경제위기의 체감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통령 국정지지율의 폭락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 자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폴리뉴스는 취임 2개월만에 30% 중반대 지지율이 현실로 다가온 7월 11일,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가졌다.

김능구 : 이준석 징계의 파장과 본질,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다. 앞서 징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말씀하셨는데, 적절하다와 미흡하다를 합하면 60%가 넘는다.

이강윤 : 국민들이 안 좋게 생각하시는 게 드러났다고 보인다. 이 문제가 8개월 동안이나 끌어오면서, 국민들도 너무 지쳐버렸고 성상납이라니 도대체 ‘팩트가 뭔데?’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거다. 당 윤리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한 것은 올 4월이지만, 작년 12월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변호사의 폭로부터 치면 그렇다,

김능구 : 이준석 대표처럼 미디어에 민감한 사람이면 이 사안을 어떻게 해서든지 정리하고 매듭지었어야 되는데, 지금 상황까지 왔다는 것은 일반 사람들이 볼 때도 매듭 짓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강윤 : 뭔가 있고 단단히 잡혔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상궤라고 본다.

김능구 : 가세연 강용석 전 의원이 자기가 문제 제기했다가 사실과 다르면 사과한 것도 많다. 변호사라 그런지 팩트가 누가 보더라도 인정할 수 있으면 바로 사과해 버리는데, 이 문제에는 그런 게 없다.

이강윤 : 징계 결정된 그날 가세연 홈페이지에 ‘속 시원하다, 잘 됐다’는 멘트를 냈다.

김능구 : 문제의 성상납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당시 시점으로 본다면 이준석 대표가 20대 후반 나이다. 유성호텔에서 몇 차례 술 접대를 받았고 당일에 거기서 잔 것은 맞다고 시인했지만 성상납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 룸 접대는 괜찮은 거냐고 혹자는 이야기하는데, 어쨌든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는 다른 일로 지금 징역을 살고 있는데 이준석 대표를 심하게 공격하고 있다. 둘이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나 싶은데, 결과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벤쳐업계 첫 방문이 아이카이스트였다. 그러면 성상납 여부를 떠나서 성사된 청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무튼 성비위라는 용어 자체가 국힘이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이었는데, 당 대표가 거기에 휘말리면서 지금은 ‘이당 저당 똑같아’로 되어버린 형국인 것 같다.

이강윤 : 이 건에 대해서는 두 갈래의 흐름이 있는 것으로 많이들 관측한다. 하나는 말 잘하고 경우 바르고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전투력도 있고, 새로운 기풍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던 똑똑새 이준석이, ‘알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야’라고 실망하는 측이다. 더군다나 당원권 6개월 정지는 가벼운 게 아니다. 물론 성상납 여부를 심의한 건 아니었지만, 성상납이 없었으면 증거를 인멸한 것도 건덕지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해석이다. 또 하나는, 우리의 희망이자 비교적 우리를 잘 대변해 온 이준석 대표한테 그렇게 호된 징계를 내린다는 건 말이 안된다. 그래서 국힘도 안 되겠으니 떠나간다는 관측도 있다.

저는 전자의 흐름, 즉 이것이 과연 공정한가, 이준석이 내걸었던 기치와 맞는 것인가라는 실망이 좀 더 넓을 것 같다. 일부에서는 이준석을 내치고 토사구팽한다는 식으로 바라보고 떠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시발점이 된 사건이 아름답지 못하다. 그래서 이준석 대표 징계 때문에 국힘의 지지율이 빠진다라는 견해에는 저는 솔직히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

김능구 : 저는 좀 다른 측면에서 보는데, 이준석이라는 한 명의 전도유망한 청년, 대표까지 됐던 청년에 대한 징계와 국힘의 혼란, 이것을 좀 더 본질적으로 보려면 국힘이 어떻게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는가를 돌아봐야 된다. 과연 국민의힘이 스스로 이야기했던 혁신과 쇄신에 성공해서 국민들한테 새로운 보수의 깃발과 내용을 보여줬고 그것을 인정받아서 정권교체가 됐느냐, 아니라는 거다. 그것은 윤석열도 이야기하고 이준석도 이야기하고, 당에 있는 중진들이나 초·재선 의원도 다 인정하는 바다.

국민의힘이 변하려면 한참 멀었다는 이야기인데, 다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약자와의 동행, 호남, 청년, 여성의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하나의 이미지로서 살아 있고, 그 이미지의 상징이 바로 이준석 당 대표의 당선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여의도 정치하고 거리가 멀었던 윤석열 대통령하고 연결되어지면서, 어떻게 보면 국민의힘의 본질적인 모습이 가려졌다고 본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실책 그리고 이재명 후보의 온갖 의혹들이 주요하게 부각되면서, 윤석열 후보의 여러 가지 본부장 비리 의혹도 그냥 샘샘이로 ‘이게 더 크네’식으로 되면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던 거다.

그런데 그 연결 선상에 있던 윤석열 후보에 대해 국민들이 바라봤던 불안감, 저는 그 불안감이 현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지금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고 보는 거다. 거기다가 변화와 혁신의 상징이었던 이준석 당 대표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문제에 연루되면서 징계 처분을 받았고, 김종인 위원장은 벌써 팽되어버렸다.

저는 이제 가려졌던 국민의힘의 본질이 모두 다 까발려져 드러난다고 본다. 지금 현재 국민의힘은 어떤가? 탄핵 이후 정말 변화가 있었느냐 하면, 모두 다 인정하듯이 없었다. 지금 정당 지지도가 떨어지는데, 이게 윤석열과 연계돼서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가려졌던 국민의힘을 다시 보게 되고 그래서 지지할 만한 동인이 별로 안 생기는 거다.

그래서 민주당이 잘한 것 하나도 없는데 당 지지율이 역전되는 조사도 나온다. 이게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인데, 기득권 양당 체제가 계속 상대의 헛발질로 인한 반대 급부로 잘한 것 하나도 없는데 왔다 갔다 뒤섞이면서, 민주주의에서 핵심인 선거를 통한 평가와 선택은 또 다른 당의 승리와 집권으로 나타나는 거다.

지난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징계 이후 이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10일 국회 본청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불이 꺼져 있다. 2022.7.10(연합)
▲ 지난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징계 이후 이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10일 국회 본청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불이 꺼져 있다. 2022.7.10(연합)

이강윤 : 달라진 건 없이 상대 반사이익으로만 해오다가 이제 백일 하에 민낯이 드러난다는 말씀이다. 거기에 하나 저는 덧붙이고 싶은데,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중에 이준석 대표가 여러 가지 면에서 몹시 못마땅했을 거다. 제 뇌피셜에 가까운 추론인데,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정치 초년병으로 보고, 적어도 정치밥에서는 당신보다 위니까 제 말도 좀 잘 들으세요 했던 것 같다.

김능구 : 당시에 지혜 주머니를 줬다. 제갈량이 자기 휘하 장수들한테 줬다는 건데, 사실 어찌 말하면 치욕적인 거다.

이강윤 : 좋게 보면 귀여운 거고 나쁘게 말하면 공개적으로 물 먹이는 것일 수도 있다. 윤석열 후보가 속으로는, 겨우 30대 초중반에 자기가 당 대표라고 그렇게 행동하는데, 검사 질서로만 말하자면 한 주먹 감인데 했을 수도 있다. 특히 두 번에 걸쳐서 이준석 대표가 가출을 했는데, 두 번 다 아주 치명적으로 지지율이 추락해서 이재명한테 역전 당했고 이 당이 되냐 안 되냐 구설에 올랐다. 울산에 밤 늦게 가서 밥 먹고 폭탄주 마시고 무마했는데 한 달 있다가 또 그랬다. 아마 ‘나와 오래 갈 사람은 아니다’라고 생각했을 거다. 때만 본 거라 할 수 있고, 윤석열 후보는 당시에 비대위 개편하면서 김종인은 끊고 간다고 했고, 이준석과 김기현 등등 해서 함께 하자고 됐던 건데, 이제는 이준석이 그렇게 아쉬운 게 아닌 거다.

김능구 :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큰 선거가 2024년 총선밖에 없다. 2년간 심판받을 일이 없으니 보통내기가 아닌 이준석을 정리하려면 지금이라고 보는 거다. 당 대표 임기가 끝나기까지 1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이준석이 지방선거 끝난 다음에 바로 혁신위를 띄워버렸다. 오히려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사인을 준 건데, 혁신위를 띠운 게 좀 급했다고 볼 수 있다.

이강윤 : 아무튼 제가 볼 때 둘은 궁합이 안 맞는다. 그런데 지금 힘을 가진 쪽은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고 하지만 여당 대표 보다는 대통령이다. 그리고 여당 대표가 당 내 중진이나 의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김능구 : 살펴보면 이준석에 대해서 아예 선을 긋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데, 당무를 한 사람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당 대표 안에서 자기들이 일을 한 것이라, 기본적으로는 혁신의 상징으로 인정한다, 청년들이 지지를 끌어오게 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들은 한다. 그런데 이번 징계 끝나고 나서 주말과 오늘 반응을 보면, 다들 사표를 냈으면 좋겠다, 수용해라 이런 태도다.

홍준표 현 대구시장이 이준석과 윤핵관의 논쟁이 있을 때는 이준석 편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모습이다. 과거 바른정당 시절에 손학규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서 이준석 대표가 정말 끈질기게 싸웠다. 심한 말도 하고 했는데, 저는 손학규 대표가 왜 저렇게 연연할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던데, 정말 많은 수모를 겪었다. 홍준표 대표가 이번에 ‘그때 비하면 지금 이건 약과다, 뿌린 대로 거둔다’고 이야기 했다. 그래서 저는, 이준석 대표가 만약 자기가 생각하는 미래가 있다면 이번 일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이강윤 : 죄의 질이 썩 좋지 않아서 미래를 함부로 얘기하기도 힘들다. 그 뿐 아니라 젊은 세대를 유인해 오는 데 성공했다고 중평을 하는데 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본다.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될 때는 젊은 층의 열화와 같은 파워에 의한 것이 맞다. 그런데 대선에서는 갈라치기 전법이 막판에 갈수록 급격하게 빛을 잃었고 오히려 여성들을 대동단결하게 만드는 걸로 작용했고, 아슬아슬한 결과로 갔다. 그래서 저는 이준석이 2030을 독점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라고 보는데는 썩 동의하지 않는다.

김능구 : 제가 볼 때 이준석은 ‘보수의 정권 교체 욕구와 욕망이 만들어낸 모래성’이다. 혁신의 상징일 수도 있고 지난 한 1년간 한국 정치에서 새로움을 보여줬던 이준석에게 한마디 조언을 한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선을 긋고 현실로 받아들이고, 홍준표 시장의 이야기가 맞다고 보는데, 본인의 혐의와 의혹을 클리어하는데 전력을 다 하고 지난 일을 되새겨보는 지혜의 시간을 가져야 된다는 거다.

지금 여기서 몸부림쳐봤자 이미 국힘의 국회의원 중에 이준석 대표와 함께 하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어쩔 수 없는 건데, 거꾸로 말하면 당 대표 1년 하는 동안 어떻게 국회의원 한 명을 자기 측근으로 못 만들었냐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거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이강윤 : 사안의 성격이 굉장히 치명적이다. 십몇 년 전 일의 사실관계가 드러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본인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무진 애를 써야 하고 일단은 잊혀지는 게 중요하다.

김능구 : 국힘이 앞으로 어떻게 수습해 갈지도 중요한데, 오늘 아침 보도에 따르면 본인이 사퇴를 하지 않는 한 사고로 처리돼서 현재 원내대표인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고 전당대회는 불가하다는 거다. 6개월 뒤에 돌아오면 다시 당대표하고 6개월 뒤에 전당대회 하는 건데, 그건 이준석 대표한테 달려 있는 거다. 당 기조국의 당헌 당규에 대한 유권해석에 따라 그렇게 한다는 거다.

이강윤 : 돌아온다면 그때 과연 대표로서 권능과 권위와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이준석 체제는 일단 끝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김능구 : 하여튼 지켜보겠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이 있을텐데, 참고로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금 원내대표직을 사퇴할 수 없고, 본인이 당 대표를 하려면 6개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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