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50일째, 이젠 ‘손배소’…하청노조 “사측, 타협 결렬 위해 공권력 기다리는 듯”

2022.07.21 14:52:10

임금 협상 4.5% 타결 됐지만 사측, ‘손배소’ 문제 번복 제기
하청노조 “정부, 조선업 포기했나…공권력 맞서 대응할 것” 정면 충돌 예고
윤석열 “국민들 모두 불법행위 정상화 바란다” 견지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임금협상이 일단락 마무리된 가운데 손해배상소송 이슈가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다. 사측이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에 김형수 지회장은 “사측이 타협 결렬을 위해 공권력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며 난항의 어려움을 토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불법행위 정상화가 국민이 바라는 것”이다고 종식에 대한 입장을 무르지 않았다.

이미 벌써 21일 현재 50일째 파업 중인 가운데 20일 전날엔 국내 최대 규모 노조인 금속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쟁의권을 갖고 있는 사업장의 조합원만 해도 10만 명이 넘는다.

‘노사’ 문제를 넘어 ‘노노’, ‘노정’ 간 갈등까지 번지며 이번 파업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30%->4.5%로 타협했는데 이번엔 ‘손배소’…하청노조 “사측, 타협 의지 없어 보여”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이 21일 현재 50일째 국면에 돌입했다. 노사 협상이 2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 반께까지 장정 12시간이 넘는 협상을 가졌지만 노조의 기존 요구 사항인 30% 임금 인상을 대폭 낮춰 사측 제안안 임금 4.5% 인상에 노조가 받아들이면서 파업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다.

하지만 사측이 이날 손해배상소송 관련해서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다시 문제 삼고 나와 결국 파워게임으로 번질 가능성이 관측된다.

20일 노조는 늦은 밤까지 이어진 노사 협상이 끝난 뒤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 엄중한 사태에 업체가 이럴 수 있는 거냐 설득했지만 실패했다"며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상에만 매달릴 수 없다"며 수위 높은 농성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연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노조측 입장을 분명히 하고 타협이 난항을 겪는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지회장은 2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협력사 대표들이 교섭 과정에서 민, 형사상책임 손해배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원청이 다룰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굳이 다룰 이유가 없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다”며 “(그래서) 저희들이 임금 인상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다 포기하고 이 교섭을 타개하자 이러한 결의를 한 거다”고 밝혔다.

그럼면서 “(그런데) 갑자기 협력사 대표들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손배 문제를 들고 나왔다”며 “타결을 하려고 저희들이 의견 접근을 하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하고 조합원들도 설득했는데 갑자기 또 그 문제를 들고 나와서 회사가 타결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정부의 공권력 투입, 이것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측이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타결 성사에 방해하기위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취지다.

‘사측은 국민혈세로 7조 원을 투입한 회사다. 만약 그 손실을 그냥 덮고 넘어가면 덮어준 사람들, 경영진들, 또 산업은행, 이런 덮어준 사람들에게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라는 입장에 대해 “그런 문제가 있어서 저희들도 그 문제에 대해서 100% 전면적으로 다 면제해라. 이런 요구가 아니고 우리 임원들이 그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라는 얘기까지 했다”라며 지회장, 부지회장 사무장 등이 책임을 질 것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뭐냐 하면 원청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하청업체 대표들이 교섭 자리에서 자신들이 문제제기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들을 문제제기하고 나온 거다”며 “원청이 이 문제에 대해서 손배 문제를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아무래도 정권 초기이고 하니까 부담이 있을 것 같으니까 1차적으로 하청업체에게 떠넘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원청이 하청업체를 통해 손배소를 제기하게끔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앞서 김 지회장은 이번 ‘노노갈등’에 관련해서도 원청의 압력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갈등을 통해 노조를 없애고 타협을 파기하겠다는 원청의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 지회장은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전폭적으로 하청업체 대표들이 이야기하는 임금 인상 부분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다 내려놨는데도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은 교섭에 임하는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파토 내려는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 네, 결국에는 노조 파기를 하려고 의도가 깔려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청노조가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임금 30% 인상’을 내려 놓고 노사간 견해차를 줄이기 위해 노조는 10%, 5% 등등으로 인상 폭을 낮춘 바 있다. 하지만 20일 타협안은 결국 사측의 주장인 4.5%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 지은 것이다.

‘4.5%로 굉장히 과감하게 내려놨음에도 손배소에서 틀어졌다고 하니까 많이 안타깝게 느껴졌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안타까운 걸 떠나서 계속 말씀드립니다마는 기존에 문제제기를 할 이유가 없다고 얘기를 했던 하청업체들이 갑자기 문제제기를 하고 들어오니까 이거를 어떤 식으로 타협점을 찾아야 될까. 임금을 내놔야 되나 우리가 그러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도리어 마이너스로 가야 되는 가 그러면.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다)”며 ‘더 깎으려는 시그널로 보는거냐’는 질문엔 “(더 깎거나 공권력 투입 기다려서 임금협상 없었던 걸로 하던가) 이 둘 중 1개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김 지회장은 “오늘 10시에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는데 만약 오늘도 계속해서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저희들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권력에 대한 준비를 해야 안 되겠냐”고 결단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들 보고 백기를 들고 투항하라는 건지 노동조합을 깨라는 건지. 이 문제가 이렇게 정리가 되면 문제는 뭐냐 하면 조선소에서 지금 인력 유출이 심각해진다”라며 “그리고 지금 안 그래도 부족한 인력 때문에 떠나간 청년동지들을 지금 데리고 와야 하는 상황인데, 누가 오겠냐”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에는 제가 볼 때는 이렇게 가면 현 정부가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포기하겠다라는 선언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공권력 투입 시사에 대해 정면 충돌 의지를 보였다.

김 지회장은 “유최안 동지 살리자는 마음에서 결단 한 것이다”라며 “임금 인상에 대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회사가 제시한 제안을 갖다가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회사가 어제 갑자기 태도 변화 한 것이다. 잔인한 교섭이다”고 토로했다.

하청노조 조합원인 용접공 유최안 씨는 지난달 22일부터 가로, 세로, 높이 1m, 그러니까 1㎥ 쇠창살 안에서 파업 농성 중이다. 한달간 숙식과 배변활동까지 좁은 공간에서 해결하면서다.

김 지회장은 ‘건강 괜찮으신가’는 진행자 질문에 “괜찮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계속 보고 있기도 힘들다”라며 “그래서 나오게 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임금 인상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다 포기를 한 것이다”고 전했다.

윤석열 “불법행위 정상화, 국민 모두 바람” 강경 입장 견지…사측 “절충점 찾을 것”

한편, 이번 파업을 두고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종식돼야 한다”고 강경입장을 밝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출근길에 "빨리 불법행위를 풀고 정상화시키는 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라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입장을 견지한 셈이다.

한편, 이번 파업에 해결 키인 사측은 20일 노사 협상을 마친 저녁 11시 30분께 "회사 차원에서 사규에 의한 처리 없이, 소 제기도 하지 않는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표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협의 중이기 때문에 이후 대표들에게 또 설득하면서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합의되지 않았고 문서화되지 않는 부분을 회사 측이 어겼다고 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고, 협상 대상자로서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노사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 10시부터 노사는 다시 만나 전날 협상을 이어 갔다.

김찬익 사내협력사협의회 부회장은 협상 전 기자들에게 "회원사가 손배소 부분에 대해 아주 완강한데, 그래도 노조 측과 차차 협의해서 절충점을 찾아보려 한다"고 손배소 문제 해결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협상이 안 된다고 단정하기보다도 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며 "절대 결렬을 선언하지 않고 끝까지 의견을 절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1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부분은 말해줄 수 없으나 언제라도 경찰력이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은 맞다"며 "이를 대비해 현장 안전 확보 등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에 인력 투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지희 jh19888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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