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민생회의 통해 민생-경제 대응 나선 尹정부, ‘부자감세’ 등 위기대응 엇박자도
‘경제안보’ 묶인 한미동맹, 미중대결 한국대기업에 가장 큰 규제, 한국만 중국 리스크 떠안아
‘미래’보다는 ‘과거’에 있는 尹정부, 정쟁과 권력싸움에 몰두, 위기 속 ‘대통령 리더십’ 안보여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4일 서울 광화문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대책을 발표했다.[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4일 서울 광화문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대책을 발표했다.[사진=대통령실]

대한민국이 위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의 복합경제위기가 밀어닥친 가운데 경제와 안보를 묶는 신냉전질서 도래까지 겹쳐 칼날을 딛고 세계와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 탓이다. 이 가운데 위기를 헤치고 대한민국의 미래좌표를 제시할 ‘대통령의 리더십’마저 실종돼 위기 수렁의 폭과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태가 더 큰 위기다.

통계청 발표 지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월대비) 6.0% 올라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그런데 7월 이후 물가가 꺾이기보다는 추석과 겨울을 앞두고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세계적인 과잉유동성 공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등 식량과 에너지가격 상승이 물가상승 원인이다.

미국이 자신에게 밀어닥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세계는 또 다른 충격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금리를 쫓아가야하는 한국은 고금리와 고환율의 이중고를 안았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p 올렸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6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졌지만 7월에 미 연준은 또 금리를 대폭 인상할 예정이다. 한미 금리역전은 원화 저평가의 방아쇠다. 한국은 환율안정이 중요한 만큼 미국의 금리인상에 발을 맞춰야 한다. 올해 하반기 한국경제는 고금리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피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고물가와 고금리는 국민들에게 이중의 부담을 안기고 있다. 물가상승 분만큼 실질임금 및 소득이 감소하고 가계부채 금리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0.5%p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이자 부담 증가액은 6조8천억 원이다. 미국 연준이 빅스텝을 올 연말까지 밟을 경우 가계와 중소기업 이하 경제주체들은 고통 속에 빠져든다.

환율불안도 리스크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물가에 연동된다. 이는 다시 금리를 자극하면서 국민고통지수를 높인다. 환율안정은 무역수지 흑자기조에 바탕을 두지만 올 상반기에 약 1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역수지 적자가 구조화된다면 한국경제는 위기의 수렁에 빠진 것으로 봐야 한다.

3고의 복합경제위기가 가져올 경제적 파장은 끔찍하다. 국민 가처분소득 감소와 가계부채 이자 부담증가에 이어 올 하반기 중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야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와 국내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대기업, 중소기업 등 기업들은 ‘투자’보다는 ‘비용축소의 생존모드’로 진입한다. 이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국민 고통 체감도는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한 금융 리스크 증가는 화약고다. 

비상경제민생회의 통해 민생-경제 대응 나선 尹정부, ‘부자감세’ 등 위기대응 엇박자도

윤석열 대통령은 7월 들어 8일, 14일, 20일 세 차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민생 챙기기에 나섰다. 첫 회의에서는 물가대책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대책에 집중했고 2차 회의에서는 금융대책, 3차는 전월세 및 부동산시장 대책을 국민에게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첫 회의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바로 서민과 취약계층이다. 정부는 민생안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 내용은 미흡했다. 수입축산물 할당관세(0%), 가공용 대두 저율관세 적용물량 확대, 에너지 바우처, 정부양곡 판매가 인하 등 취약계층 민생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총 규모는 8,800억 원 수준으로 긴급한 물가대책으로도, 민생대책으로도 맞지 않았다. 정부가 전 정부들이 해온 대책들의 나열식 반복이었다.

2차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금리인상에 따른)부담이 고스란히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30조원 규모 ‘새출발기금’을 조성해 부실채권 매입과 최대 원금의 60~90%를 감면해주는 채무조정조치를 발표했다. 아울러 청년세대의 이른바 ‘영끌’ 부동산, 가상화폐 투자손실을 구제하는데 초점을 맞춘 ‘이자 감면, 원금 상환유예’ 등 청년 특혜 프로그램 시행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3차 회의에서 전월세 대책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대책을 내놓았다. 주택공급 확대와 임대시장 안정화를 약속했다. 또 집값 하락국면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깡통전세’ 사기에 대한 강력한 수사의지도 밝혔다. 회의에서 민간임대시장 활성화도 내놓았다.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전환으로 부동산시장 하방 압력을 막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부동산 시장의 편중을 가중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7월 21일 법인세 25%를 22%로 낮추고 1세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했고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른바 ‘부자감세’다. 이로 인한 내년도 세수감소 추정액은 법인세 인하로 6조4천억원, 종부세 완화로 1조7천억 원 등 총 13조1천억 원이다. 이중 소득세 감소추정액은 2조5천억원이다.

윤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를 대기업 투자 활성화로 연결시켰고 종부세 완화는 문재인 정부의 ‘징벌적 과세’ 때문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부자감세 논리였던 ‘낙수효과’ 논리를 그대로 사용했다. 기업규제의 가장 큰 요인인 세금을 완화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인다는 ‘낙수효과’는 이명박 정부 때 기업의 곳간만 늘이는 결과를 빚으면서 실패로 결론 났음에도 윤석열 정부에서 부활한 것이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경제위기 극복과는 동떨어진데다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강조한 ‘서민과 취약계층’ 대책과는 더 더욱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7월 7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비판하고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서민과 취약계층을 두텁게 돌보겠다”면서도 그 재정기반인 세수부터 먼저 약화시켰다.

이렇게 약화된 재정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윤 대통령은 ‘공공부문 자산 매각’, ‘공무원 정원감축과 급료지출 감소’를 내걸었다. 당면한 위기해법도 아니고 정치적 홍보성 구호에 가까운 정책대안이다. 국민의 질시를 받는 공공기관 때리기는 일시적으로 여론의 호응을 받을 순 있지만 공공기관의 고유의 역할과 기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실효성은 떨어진다. 또 공공기관 자산매각은 자산시장 불안이 증폭되는 경제위기 상황 대응책과도 거리가 멀다.

윤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친 회의에서도 불안정한 주식시장 대책을 없었다. 주식시장 불안은 다수 소액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뿐 아니라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해외 투기자본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일시적인 공매도 금지, 주식시장 투명성 제고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월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을 만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 간 협력을 강조했다.[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은 7월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을 만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 간 협력을 강조했다.[사진=대통령실]

‘경제안보’로 묶인 한미, 미중대결 속에 한국대기업에 가장 큰 규제, 한국만 중국 리스크 떠안아

복합경제위기 전개와 윤석열 정부의 대응에도 국민들의 불안감은 전혀 걷히지 않고 있다. 작금의 위기가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의 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와 곡물 등 공급망 위기, 미국 연준 기준금리 인상 등 외적 요인으로 불거졌고 앞으로 전개될 국제무역환경의 변화가 가져올 리스크의 크기는 더 크다.

지금 미국과 중국 간의 첨예한 패권 대립, 러시아와 서방진영의 대결이 가시화되면서 한국경제가 2000년대 들어 승승장구했던 그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 노태우 정부 북방정책 시행 이후 역대 정부는 국제교역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은 급변해 국민들을 불안 속으로 내몰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민간주도의 작은 정부’다. 이를 위해 기업에 대한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법인세율을 줄이고 상속법도 손보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의 요구에 맞춘 교육개혁 등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즉 기업투자 촉진을 위해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어떠한 규제완화나 아무리 경제정책을 민간주도로 한다고 해도 대외교역환경 변화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는 크게 못 미친다. 국내 정책요소보다 대외 환경변화가 경제와 기업에 대한 규정력은 훨씬 강하다. 한국경제는 국제 교역환경 변화에 특히 더 민감하다. 

한국은 국제교역환경 변화의 파고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 1967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가입으로 ‘수출입국’의 길에 들어섰고 1988년부터 세계화 질서 전개에 맞춰 중국, 러시아 등 세계로 그 시장을 넓혀왔다. 그러나 2022년 지금 신냉전질서 전개로 제동이 걸렸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기업 그룹들은 앞다퉈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2025~2026년까지 ▲삼성 450조원 ▲SK 247조원 ▲현대자동차 63조원 ▲LG 106조원 ▲롯데 37조원 ▲포스코 53조원 ▲한화 37조6000억원 등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1,000조원 투자계획이다.

그러나 불과 두 달 만에 이 계획이 실현될 것인지 회의적이다. 한국과 세계경제의 침체 전망과 교역환경의 불안이 증대되는 상황 속에서 기업이 위험부담을 안고 투자를 결정하기란 매우 어렵다. 정부가 나서 팔을 비틀어도 손실이 예상되면 투자를 할 수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6월30일 ‘500대 기업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 조사’에서 국내 대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기업이 28%에 달했다.   상반기보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6.0%에 그쳤다. 그 이유로 국내외 경제 불안정(43.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에 있어 가장 큰 규제, 걸림돌은 다름 아닌 교역환경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한국의 러시아 제재 참여로 러시아와의 교역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는 상황은 이를 대변한다. 그러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경제와 안보’를 묶는 선택을 함으로써 복합경제위기 위에 위기요소를 더 얹었다.

미국이 주도의 중국견제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했고 미국 백악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의 ‘경제안보대화 상설채널’을 만들어 ‘한미 경제안보동맹’이라는 틀 속에 뛰어들었다. 한국은 최대교역국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불안정한 상황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탈중국’을 공공연히 얘기했다.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수행한 최상목 경제수석은 6월 28일(현지시간) 수행기자들에게 “지난 20년 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면서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중이 상호의존적 교역구조를 갖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경제 리스크를 키우는 발언이다. 여기에 미국이 한국에게 반도체 칩4(미국-한국-일본-대만)에 참여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해 정부는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두고 미국의 “협박외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윤석열 정부는 또 다른 위기를 부르는 뇌관을 만지작거리는 형국이다.

미국과의 ‘경제안보 동맹’으로 미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에서 한국기업의 대중국 투자와 수출을 통제할 수단을 획득했고 삼성전자 등 한국 수출대기업 목에 고양이방울을 달았지만 한국이 얻은 실체적 이익은 없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으로 한국은 고환율의 리스크를 풀기 위해 윤 대통령까지 나서 ‘한미 통화스와프’를 타진했지만 미국의 태도는 통상적이고 의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7월19일 옐런 장관을 직접 만나 한미동맹을 ‘경제금융안보동맹’이라는 말로 기존의 ‘경제안보동맹’에서 ‘금융’을 덧붙이면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협력을 주문했다. 절실히 ‘통화스와프’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옐런 장관은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금융·외환시장 양국 간 협력강화’ 수준의 합의에 그쳤다.

한국이 미국과의 경제안보동맹에 묶임으로서 미국은 대중국 전략적 이익을 확보했지만 한국은 대중국 무역리스크를 떠안은 모습이다.

‘미래’보다는 ‘과거’에 있는 尹정부, 정쟁과 권력싸움에 몰두, 위기 속 ‘대통령 리더십’ 안보여 

윤석열 대통령이 7월 22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기자 질의응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7월 22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기자 질의응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복합 경제위기와 심각한 교역환경 변화 리스크가 한국경제를 옥죄는 상황에 대통령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위기에 맞서 정부와 국민의 역량을 모아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검찰-경찰 등 국가 사정권력 장악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前) 정권에 수사에 매몰돼 경제위기 대응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여러 차례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하는 등 위기대응 행보를 보였지만 여기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또 위기 앞에서 ‘고통분담’과 ‘취약계층에 대한 두터운 지원’을 강조했지만 이와는 상충되는 ‘부자감세’와 ‘재정 허리띠 졸라매기’를 해야 한다고 말해 위기대응의 전략적 방향설정부터 혼선이다.

원화 환율이 1,300원대로 상승해 시장불안이 증가하자 옐런 장관을 면담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위기대응능력에 대한 국민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경제금융안보동맹’을 말했다. ‘금융동맹’이 미 재무장관과의 접견자리에서 느닷없이 나온 것 자체가 즉흥적인 용어 사용에 가깝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의 강한 반발을 무릎 쓰고 IPEF에 참여했고 조만간 칩4에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맞춰 중국 리스크를 키우면서도 정작 미국으로부터 이에 상응한 경제적 안전장치는 받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한미 통화스와프’를 요구했지만 미국의 태도는 불투명하다. 북한 핵에 대한 ‘한미 확장억제’의 대가로만 ‘경제안보’를 묶은 것이 됐다.  

윤 대통령은 위기가 다가오는 상황에도 애초 “근본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방도는 없다”고 했다가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자 민생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보여주기 이상이 못됐다. 오히려 윤 대통령의 관심사는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서해공무원 피격’, ‘탈북어민 북송’ 사건을 통해 전 정권을 검찰 수사선상에 올리는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검찰, 감사원,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외교부 등을 총동원했다. 여기에 경찰을 통제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집권 초기 정치적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정부출범 후 2개월 동안 경제위기 극복보다는 사정권력 장악과 전 정권 손보기에 전념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지 않고서는 이러한 상황 전개를 상상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두 달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좌표를 제시하지 않고 ‘과거’를 답습하며 ‘권력 쟁투’에 몰입하고 있다. 대선을 통해 이미 대통령 권력을 장악했음에도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인사와 경찰국 신설 등을 통한 ‘권력 추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불거진 국민 불안의 근원은 여기에 있다. 윤석열 정부는 ‘미래’보다는 ‘과거’ 속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재임기간 중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선진국’을 넘어 ‘글로벌 선도국가’라는 목표에 접근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는 그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7월 중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은 이러한 국민 불안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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