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준석 야기한 불화에 속내 감출 수 없었을 것”
김종인 “무슨놈의 집권당이 이러나…위기 해결능력 없어”
하태경 “권성동, 의도 않았을 것…이준석, 불리하지 않다”
우상호 “이준석 제거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 공동작품”
박용진 “내부에서 비판적이거나 다른 얘기하면 총질인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겸 직무대행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겸 직무대행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텔레그램 대화 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총질’이 언급된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을 옹호하며 사안을 축소해 해석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 청년 정치인들은 이 대표의 징계에 ‘윤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이 당 권력투쟁에 개입한 정황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권 초부터 불안한 출발…그만들 하고 민생 돌봐야”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시장은 “대통령도 사람인데 당대표가 화합적 리더쉽으로 당을 이끌지 않고 계속 내부 불화만 야기시키는 것을 보고 어찌 속내를 계속 감출 수가 있었겠나”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 두 번에 걸친 이준석 파동을 제가 중재해서 어렵사리 대선을 치루었다. 그런데 정권을 교체한 후에도 소위 윤핵관들과 이준석 대표의 불화, 안철수-이준석 불화도 계속되어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미숙함과 더불어 정권 초기부터 불안한 출발이 계속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이 대표를 겨냥해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惑世誣民(혹세무민·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仰天大笑(앙천대소·하늘을 우러러보며 큰 소리로 웃는다)할 일”이라고 저격했다.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이 대표가 작년 3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정권초반부터 국정운영 동력 찾기 힘들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놈의 집권당이 이러냐”라면서 “(당이) 위기해결 능력이 없다. 정권 초반부터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쏟아진 물인데 다시 쓸어담을 수는 없다. 빨리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분간 국민의힘이 조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권성동 대행 체제를 정상적인 체제로 바꾸자고 하는 요구사항이 점점 강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비대위를 만들어서 뭘 하겠느냐”라며 “차라리 정상적인 대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생각이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해야 한다. 대선 전부터 잠재적으로 내재돼 있던 게 집합해서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대선 당시 아주 열심히 한 것은 사실이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껴안지 않았으면 선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당선 이후에도 이 대표를 감싸주고 끌어안았으면 좀 더 근사하게 보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8일 CBS라디오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문자를)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고, 또 본회의장에 지키고 있는 카메라 기자들의 매서운 눈을 벗어나기가 좀 어려웠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은 “대통령도 대통령 되기 전에는 일반 시민이었고, 서로 간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대표 사이의 문자메시지니까 크게 볼 수는 있겠지만, 이 부분보다는 대통령을 자꾸 정쟁의 정면으로 내모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를 내친 게 대통령의 뜻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해석을 하게 만드는 상황이 좀 안타깝다”며 “어쨌든 당 윤리위원회가 직권으로 징계를 결정했고, 윤리위원회는 스스로 중립적으로 일 처리를 한다고 생각을 하실 텐데 마치 대통령의 영향권 내에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 이렇게 만드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했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일이 너무 많아 요즘 과부하로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문자를 노출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권 대표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면서 “대통령 입장에선 대국민 신뢰 관계에 치명타가 됐고 본인도 상당히 힘들어졌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이준석에 불리하진 않은 상황”이라고 보았다. 그는 “감정대로 정치를 하는 사람은 하수다. 포커페이스가 필요하고 포커페이스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싫은 사람하고도 손잡고 같이 일을 해야 되는 게 정치”라며 “문제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본심이 소위 ‘윤핵관’(윤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큰 실망감을 보인 것 같다”고 보았다.

이어 “윤 대통령은 ‘문핵관’(문재인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의 격한 갈등과 투쟁과정에서 대통령이 됐고, 유승민 전 의원도 과거 ‘친박’과의 갈등을 통해 정치적으로 성장했다”며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도 당연히 기소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찰도 근거가 충분치 않은 무리한 기소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관계가 상당히 불편해지긴 했지만 끝났다고 볼 수 없다”며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싶다면 이러한 문자에 구애받지 말고 좀 더 통 큰 정치를 하고 포용력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2030에게 전례 없는 지지를 받았는데 청년들이 국정 동력, 에너지가 될 수 있기 위해서 청년 정책들을 더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 청년 “젊은피로 쓴소리해도 안 좋은 평가 받아”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국의 대통령과 또 집권 여당의 당대표 직무대행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온전한 사적 대화로 보기 어렵다”며 “당 내에 세대갈등이라든지 정치의 방법론을 둘러싼 여러 다른 생각들, 그 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보니까 저로서도 다소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 대표 징계에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면서도 “큰 선거를 두 차례 승리로 이끈 집권 여당의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것은 굉장히 큰 정치적인 힘이 작용하고, 최소한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강하게 지키고자 했다면 이런 식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었을까”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천 위원은 “(청년 정치인들이) 당내에서 젊은 피와 새로운 시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을 감수하고 에너지를 쥐어짜서 쓴소리를 할 때가 있다”며 “당을 위해서 정부가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 쓴소리를 열심히 해도 결국은 안 좋게 평가받지 않을까 하는 씁쓸함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쓴소리를 용납 안 하는 지지층들의 목소리가 좀 커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한 이 대표가 주도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출신인 임승호 전 대변인은 “내부총질이 아니라 셀프총질이고 자기총질”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대변인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총알이 본인들이 쥔 총에서 나오는 것도 모르고 허공에 몽둥이나 휘두르는 추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원들을 만나며 소소하게 음식 먹고 이야기 나누는 걸 ‘혹세무민’이고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평한다”며 “당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당원들을 모집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참 불편한 일인가 보다”라면서 “‘이준석 없는 유토피아’를 마침내 꾸리셨으니, 아름다운 지상낙원에서 본인들의 꿈을 한껏 펼쳐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당내 비주류 목소리‧다른 시선, 이렇게 취급하나”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간 공개된 메시지를 두고 이 대표와 윤핵관 간의 갈등의 배후에 윤 대통령이 있었냐며 몰아세우며 대통령의 당무 관여를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간 메시지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대통령이 국민의힘 권력 싸움에 깊게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제가 오래 전부터 이준석 대표 제거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 공동작품이라고 했는데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기 당, 집권당의 대표를 제거하고 기분이 좋아 권한대행에게 이런 문자를 보낼 정도로 대한민국이 한가한가"라며 "대통령이 이런 데 관심을 두니 민생과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언제는 이 대표에 의지해 젊은이들의 표를 구걸하더니, 이제는 내부총질을 한다며 바로 젊은 대표를 잘라내는 대통령과 윤핵관의 위선을 보며 정치가 잔인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통령에게 희망이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민생과 경제에 전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문자에서 언급된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이 극우 유튜버들의 일자리가 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극우 유튜버 정권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강기훈씨는 (극우 정당인) 자유의새벽당 대표였는데 과거 탄핵 여론 조작, 4·15 부정선거 등 왜곡된 영상을 올리며 활동한 인물”이라며 “극단적인 인물이 윤석열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강씨를 추천했는지, 윤석열 정부는 자유의새벽당과 같은 이념을 지향하는지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왜 내부에서 비판적인 얘기하고 다른 얘기하면 내부 총질인가”라며 “대통령이 그런 당 대표를 쫓아내서 전국을 떠돌면서 치킨 먹게 하고 노래 부르기 하고 그럼 속이 편한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 안에서 얼마나 당을 사랑하면 그 반발과 비판, 욕을 먹어가면서 당의 여러 가지 문제에 지적하고 쓴소리했겠는가”라며 “그런 사람을 내부 총질한다, 제소해야 한다 이렇게들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부끄러운 줄 아셔야 한다”면서 “당내 비주류의 목소리, 당내 다른 생각과 다른 시선을 이런 식으로 취급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자에서 드러난 윤 대통령의 인식은 충격적”이라며 “결국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 간 권력투쟁의 배후도 대통령이었느냐”라고 직격했다.

고 의원은 “국회와 협치하며 민생을 돌봐야 할 대통령으로서 민생은 등한시하고 권력투쟁에 골몰한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눈에는 잘하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라며 “공약파기로 시작한 정부여서 당무개입 안 하겠다는 약속은 머릿속에서 지우신 것이냐”고 되물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 윤 대통령이 집권 100일도 안 돼 거짓말한 것이 탄로났다"며 "앞으로 국민들이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나"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의도가 있건 실수를 했건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국민들에게 공개되게 한 건 문제"라며 "당내에서 여러 공격을 받던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것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이준석 대표가 어떠한 경우에도 당 대표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 대표도 그대로 조용히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만약 이런 문자와 이모티콘을 야당 대표나 원내대표와 나눈다고 하면 얼마나 멋있겠냐"며 "강기훈과 함께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배후에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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