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선 칼럼] ‘윤핵관’도 이준석도 여당의 대안이 아니다

2022.07.29 15:02:55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메시지가 집권여당을 다시 내홍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가리켜 '내부 총질 당 대표'라고 표현한 것이 알려지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이준석 대표 간의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그 같은 문자 내용이 알려지자 자신의 SNS를 통해 "그 섬에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 측의 모습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얘기로 해석되었다. 이에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양두구육이라니?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 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보고 크게 웃음) 할 일"이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다시 이 대표는 언론을 통해 "오늘 국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될 것 같다"면서 다시 ‘윤핵관’들을 저격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다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 간의 갈등이 재연된 것이다.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전당대회 소집 등의 목소리도 나오면서 국민의힘 내부 상황은 당분간 혼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직무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고 있는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확산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얼마 전에도 ‘사적 채용’ 논란에 대응하면서 ‘9급이라 미안’ 발언으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은 일이 있다. 그런데 얼마 되지않아 대통령과 사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를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 되었으니,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을 받게도 되었다. 게다가 이번 일로 과거 국정감사 도중 휴대전화로 비키니 입은 여성 사진을 보고 있는 사진이 보도된 일이 소환되면서 낯뜨거운 신세가 되어버렸다.

지금 윤석열 정부가 출범 세 달도 되지 않아 지지율의 추락 상황을 맞고 있는데, 과연 권 원내대표를 얼굴로 여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야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윤핵관들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눈에 들어오는 윤핵관들은 구시대 정치의 표상일 뿐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과는 정반대로, 윤 대통령이 내내 윤핵관들의 인맥에 둘러싸여 정치를 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 구태의연한 모습에 실망하여 등을 돌린 사람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다음 시대를 열어갈 아무런 새로운 비전도 보여주지 못한채  그저 편하고 익숙한 윤핵관들과 손잡고 가는 윤 대통령이었다. 그러니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라고 했던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이 윤핵관들에 둘러싸여 국정을 운영하는 모습과 과감히 결별하지 못한다면 국민으로부터 어떤 감흥이나 기대를 받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윤핵관들과 갈등을 빚어온 이준석 대표가 그들의 대안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성상납 의혹’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기가 대표로 있는 당에서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 일은 무척이나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것을 갖고 ‘윤핵관들의 핍박’이라고만 하기에는, 이 대표의 좁쌀과도 같은 정치가 당심마저도 그에게서 등돌리게 만들었음을 성찰해야 할 일이다. 당내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만 있으면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말다툼 하는 모습에서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포용력 같은 것은 찾아볼 길이 없었다. 더욱이 이 대표가 추구해온 정치노선은 남성과 여성을 가르고, 세대를 가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르는 분열주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 전체를 껴안고 가야할 여당 대표가 그런 분열주의적인 사고와 행동을 드러내 온 것은 자신의 위치와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이 대표는 여당 대표에게 요구되는 통합의 리더십이라는 덕목을 갖지 못한 정치인이었다.

윤핵관도 이준석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리더십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기들끼리 아웅다웅하고 있는 모습에서 오늘 여권세력의 근본 문제를 읽을 수 있다. 배에 물이 들어오고 있는데, 바깥 풍경 구경만 하고 있는 사람들만 같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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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니스트 정치평론가 yuc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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