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만건의 ‘좋아요’ 추천, 그러나 진행과정에 해외IP까지 동원된 어뷰징 발견” 
어뷰징세력에 대한 수사의뢰 질문에는 “오남용인데 수사의뢰할 사안은 아니다”

용산 대통령실[사진=연합뉴스]
▲ 용산 대통령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1일 국민제안 10건에 지난달 21~31일 열흘 동안 온라인 투표를 통해 3개를 우수제안으로 선정키로 했지만 해외 아이피(IP)까지 동원된 어뷰징(온라인 중복 투표나 추천 악용행위)이 발견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TOP10 투표 진행한 결과, 많은 분들, 많은 시민들, 국민들이 호응해 주셨지만 다소 투표의 어뷰징 사태가 있어서 당초 얘기한 우수 제안 3건을 선정하기로 했지만 이번에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표결과에 대해 “567만 건의 ‘좋아요’가 기록됐다”며 높은 국민들의 참여가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투표 진행과정에서 다수의 어뷰징이 나타나고, 특히 해외 IP 등에서 우회적으로 여러 어뷰징이 계속 끊이지 않아 이에 대해 변별력을 판단할 수 없겠다, 어뷰징 사태를 가지고 TOP3을 제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뷰징이 모든 제안에 대해서 다 됐는지, 아니면 특정제안에 쏠린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변별력 있게 온라인 투표를 하려는 것 등을 방해하려는 세력들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며 “해외 IP 등에 있어 그런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은 이런 변별력을 저해하려는 어뷰징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할 뿐”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비실명제 운영으로 예고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민원 제안이라는 것은 다 실명제로 했지만 이 부분을 온라인 투표로 해서 국민들의 여론을 듣는데 본인인증제를 강화해서 도입할 경우 이에 대한 참여율이 극히 낮아지면 국민제안 제도를 도입하면서 국민의 뜻을 물어보겠다는 것이 너무 폐쇄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있어 열어놨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여율을 높이는 쪽, 오픈된 시스템을 통해서 의견을 물어본다는 것이 저희 취지였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그 부분을 예상 못했다거나 또는 그랬기 때문에 이 제도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며 “이런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본인인증을 더 강화해 여론의 참여도 좋지만 정확도를 높이는 쪽으로 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향후 본인인증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번 어뷰징 발생에 따른 수사 의뢰 여부에 대해선 “제도를 풀어놨는데, 시스템을 풀어놔 놓고 어떤 근거로 수사 대상 이런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해킹도 아니다”며 “어뷰징이라는 것은 오남용 아닌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취지의 제도를 남용해서 어떤 특정한 이슈의 의견을 더 많이 내려는 부분을 수사 대상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드루킹 사건’ 대법원 판례에서도 불법적 해킹을 하지 않아도 추천 수 조작이 업무방해 판결을 받은 부분을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제도를 설계해 나가는 데 참여율을 높이고 어뷰징을 완전 없앨 수 없지만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 이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균형감각 있게 잡느냐가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어뷰징이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기술적으로 없앨 수 없지만, 또 IT라는 것이 우리한테 편리성, 여러 가지 단시간 내 물을 수 있다는 이 제도를 버릴 수 없지 않나? 여기에서 최적의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6월 23일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를 폐지하고 비공개·실명으로 이뤄지는 국민제안 코너를 신설했다. 이어 지난달 20일 1만2000여건의 국민제안을 접수받은 후 국민제안 심사위원회가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 ‘최저임금의 업종별·직종별 차등 적용’ 등 10건을 우수 국민제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 10건을 다시 열흘간 온라인 투표에 부쳐 3건을 추린 뒤 해당 제안을 관련 부처에 전달, 실제 국정에 반영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어뷰징 문제로 이를 결국 취소했다. 온라인투표는 ‘좋아요’ 추천을 기준으로 진행하며 ‘싫어요’를 선택할 수 없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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