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사과 아니다”고 했다가 “사과”로 정정, 野 “尹대통령, 대통령실부터 쇄신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집중호우에 따른 국민피해에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집중호우에 따른 국민피해에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사진=대통령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집중호우 국민피해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사과는 아니다”고 했다가 이에 대한 지적이 잇달아 나오자 “사과”라고 정정했다. 이에 야당은 대통령의 사과마저도 혼선을 빚는다며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주재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국민들께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대통령 직위가 국가적 재난에 대한 유무형, 직간접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위치이기 때문에 집중호우 피해에 따른 대통령의 사과로 해석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를 두고 “사과”로 해석하지 말라고 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룸에서 윤 대통령의 오전 발언이 대통령의 ‘첫 사과’인지를 묻는 질문에 “굳이 사과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든가 국민과 소통을 강조했는데 그런 이야기 중에 하나”라고 답했다. 국민과의 소통에 방점을 둔 것이지 ‘사과’는 아니라고 한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한 것이 사과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첫 사과라고 (질문)하니까...”라고 했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의미인 만큼 그런 일이 생겼을 때는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의 발언이 사과인지 여부에 대해 재차 묻자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답했고 그러면 사과가 아니라는 말이냐는 질문에 “사과다. 글자 그대로 죄송하다는 말이다. 해석을 더 붙이기는 어렵다”고 ‘사과’임을 인정하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마지못해 한 ‘사과’로 비춰지게 했다.

실제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오전 발언을 두고 취임 후 현안에 대해 처음 사과한 것에 대해 “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 집중호우 사태 속에서 빚어진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일부 해소하는 계기로 봤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대응은 이에 찬물을 끼얹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대통령이 재난 속에서 보여준 무책임을 희석하려는 의도겠지만 이미 재난으로 참담함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좌절감을 안겨줬다”며 “윤 대통령은 자신의 사과를 개사과2로 만든 대통령실부터 쇄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사과를 한 것인가, 안 한 것인가? 대통령은 마지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는 것인가? 제대로 하지 않은 사과는 국민을 우롱하는 개사과 시즌2를 연상케 한다”며 “이에 대한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사과마저 오락가락하면서 국민들을 혼란 속에 빠뜨렸다”고 힐난했다.

이어 “대통령의 사과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대통령실의 행태는 국정 전반의 난맥상이 어디에 기인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윤 대통령이 국정 난맥에서 벗어나 국정의 컨트롤타워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면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내각까지 전면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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