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 항의도 “물어봅시다. 인재입니까, 재해입니까”, 아파트단지 단전-단수 문제 호소
오천시장 상인들 “우리 좀 살려주세요” 하소연, 尹대통령 “최선 다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방문,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방문,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태풍 ‘힌남노’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포항 소재 아파트를 찾아 피해현장을 둘러봤다. 이 과정에 일부 아파트 주민의 항의와 피해호소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20분에 피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신희현 2작전사령관, 이영팔 경상북도소방본부장 등과 대통령실 이관섭 정책기획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수행했다.

윤 대통령이 도착했을 무렵의 해당 아파트 1·2단지는 입구부터 침수로 인해 뻘밭처럼 변한 상태였고 인근 냉천 범람으로 인해 차량 수십 대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아파트는 전기공급 끊겨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윤 대통령은 도착해 아파트 1단지 입구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힘을 내세요.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하에 물 빼 가지고 배전반부터 고쳐서 엘리베이터 고치겠습니다. 올라가서 최대한 빨리 지원할게요. 힘내세요”라고 격려했다. 이에 주민들은 “대피할 곳 마련해 주세요. 주민들 물도 전기도 안 나오는데 머무를 곳 마련해 주세요”, “화장실 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가 발생한 1단지 주차장 사건 현장으로 이동해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으로부터 ‘실종자 수색 상황 보고’, ‘아파트 인명 피해 현황’, ‘현장작전도’ 등을 보고받은 후 지하 주차장 입구로 50m 정도 걸어서 이동했고 이동 중 자원봉사를 위해 나온 의용소방대원 10여 명과 “네, 수고 많으십니다”라며 악수하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이 지하 주차장에서 걸어 나오자 지하 주차장 옆에 기다리고 있던 40대 남성이 “대통령님, 인재입니까, 재해입니까. 물어봅시다. 인재입니까, 재해입니까”라고 큰소리로 말하자 경호원 2명이 남성을 제지했고 윤 대통령은 반응하지 않고 아파트 정문을 향해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이동 중 간이 천막에서 대기하고 있는 소방관들을 향해 “고생많으십니다. 네, 수고 많으세요”라고 말했고 주차장에 모여든 주민들과 악수하며 대화 나눴다. 또 윤 대통령은 피해 복구 중인 해병대 장병 15여 명과 일일이 악수했고 장병들은 관등성명 대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동하자 2차 아파트 주민 50여 명 모여들어 윤 대통령 동선을 막고 대기했다. 이에 경호원들과 주민들이 엉키며 현장이 혼잡해진 가운데 주문들은 “1차만 보고 갑니까, 2차도 오세요”, “2차 아파트 피해가 더 큽니다”라고 얘기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말하려고 하지만 주민들 성화에 수차례 가로막혔다.

또 다른 주민은 “아니야, 그게 아닙니다. 직접 가서 보세요. 2차가 먼저 터졌습니다. 2차가 먼저 물을 다 퍼야 합니다. 저희도 투표하는 시민권자고요. 저희도 아이들을 키우고요.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2차도 와 주세요”라고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예정되지 않았던 2단지로 이동해 2단지 지하 주차장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구정4리 이장은 윤 대통령에게 단수, 단전 등의 피해상황을 호소하면서 “주민들은 대피소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화장실도 없습니다. 식수만 공급되고 식사 공급됩니다. 어디 가서 잡니까? 지금 주민들 전부 시내의 모텔에 가서 자고 있습니다. 모텔 동났습니다. 식당에 밥도 없습니다.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주민들도 “어르신들도 있는데 도와주세요”,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고 윤 대통령은 이에 “제가 저기(1차 아파트)에 먼저 간 것은 돌아가신 분이 저기에 많기 때문에 간 것뿐이고, 여기나 저기나 같은 지역인데, 다 같은 포항인데, 전기가 일단은 공급되는 게 제일 최우선이어서 제가 아주 신속하게 전기 쓰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이어 “조금만 참아주시면 저희가 중장기적인 공사 이것보다 지금 먼저 여러분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서울 올라가면 특별재난구역 선포 바로 할 겁니다. 오늘 바로 할 겁니다. 조금만 참으시고 시와 한번 협조해서, 시장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방문, 피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방문, 피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다가 항의 주민들 다시 만났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제가 1차를 먼저 간 것은 거기가 사망자가 더 많이 나와서 먼저 가서 뵌 것뿐이고, 똑같아요. 같은 포항이고”라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같은 포항이어도 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차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또 다른 피해현장인 포항 오천시장을 찾아 상황을 시찰했다. 윤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복구 작업하고 있는 상점으로 이동해 상인들과 악수하며 인사하자 상인은 “오천 좀 많이 도와 주십시오. 굉장히 힘듭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제가 가서 살펴보고, 한번 보겠습니다. 조금만 참으시고 시장 정비 잘 될 수 있도록…”,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올라가서 챙겨 보겠다. 조금만 찾고 기다려 달라”는 취지의 말로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에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으로부터 오천시장 인근의 피해상황과 군 등의 지원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보고 받은 후 윤 대통령은 피해 복구 중인 주방용품 전문점 안으로 들어가 격려했고 상점에서 나와 해병대와 경찰이 그릇 씻고 있는 모습 돌아 보면서 그릇 들어보기도 하고 살펴봤다.

상인들은 “대통령님, 냉장고 등 다 떠내려 가고...”, “아무것도 없이 다 떠내려가고 이러고 있습니다. 물도 없고 전기도 없고...”, “우리 좀 살려주세요”라고 하소연했고 윤 대통령은 “올라가서 신속하게, 시장도 정상화 되고 가게도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시장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천시장 방문에 이어 피해현장인 왕신저수지를 시찰한 후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아 희생자를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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