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에 위축된 자금시장, 미래산업의 자금 경색과 한계기업 급증 현상 대처해야”
“인구구조는 경제의 장기지표, 임박한 초고령사회 인정하고 고령친화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가장 유의미한 양극화 해법, 질 좋은 교육의 기회를 무상에 가깝게 제공하는 것”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지난 14일 <폴리뉴스> 발행인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베이비붐 세대가 취학하면서 사교육 붐이 일어났고, 졸업하고 결혼할 때 되니까 주택난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돈의 흐름과 어느 인더스트리(Industry)가 어느 시장에서 성장해 가는지의 흐름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것이 인구 구조”라고 설명했다.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지난 14일 <폴리뉴스> 발행인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베이비붐 세대가 취학하면서 사교육 붐이 일어났고, 졸업하고 결혼할 때 되니까 주택난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돈의 흐름과 어느 인더스트리(Industry)가 어느 시장에서 성장해 가는지의 흐름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것이 인구 구조”라고 설명했다.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한유성 기자] 위기로 치닫는 한국경제, 민생 회복에 대해 새 정부에 거는 기대는 크지만 윤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폴리뉴스 스페셜인터뷰는 9월 14일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를 모시고,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향후 전망. 가능한 해법을 들어봤다.

박정호 교수는 “최근 자금시장이 급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스타트업이나 미래 신산업을 전개하는 사람들이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확 바뀌어버렸는데, 정해진 미래라 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분야에서 다음 스테이지를 이끌어갈 신생 기업들이 성장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한국은행에서 관련 통계를 산출한 이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한계기업들의 숫자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갔다”고 분석하고,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수출이 막히는 상황이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이제 한계기업의 문제를 논의해야 할 시기다”라고 주장했다.

경제를 진단하고 전망하는 핵심 지표를 묻는 질문에 박 교수는 ‘인구 구조’를 꼽았다. “예를 들어 베이비붐 세대가 취학하면서 사교육 붐이 일어났고, 졸업하고 결혼할 때 되니까 주택난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돈의 흐름과 어느 인더스트리(Industry)가 어느 시장에서 성장해 가는지의 흐름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것이 인구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향후 3년이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데, 그러면 전반적인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귀결된다”고 진단하고,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해법으로 하루빨리 ‘고령친화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자동차 등은 20대, 30대, 좀 넉넉하게 잡아서 40대 초반이 주력인 산업인데, 우리나라는 20~30대가 점점 줄고 있다”면서, 초고령 사회가 된다는 정해진 미래를 인정하고 거기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업력이 하나하나 축적되는 분야가 고령친화산업의 영역“이라고 정의하고 대표적인 것으로 디자인 산업, 소재·기계장치·부품, 공공서비스와 관광 산업 등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우리 사회의 현안인 양극화의 해결방안에 대해 박정호 교수는, “양극화의 가장 근원적인 배경은 자신의 인적 자원 가치에서의 차등에서 유발된다”고 정의하고 외국의 예를 보아도 “양극화 해법의 첫 번째는 특정 나이를 넘어서서 정말 질 좋은 교육의 기회를 거의 무상에 가깝게 제공하는 시도가 가장 유의미했다”고 설명했다. 그다음으로는 “건전한 신체 발육과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의료, 보건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라면서 양극화의 해법은 “이 두 가지의 펀더멘탈(Fundamental, 기본)을 공고하게 해 주는 것으로 귀결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폴리뉴스 9월 스페셜인터뷰>에는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님을 모시고 현재 위기로 치닫는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향후 전망. 가능한 해법을 들어봤다. ( ⓒ폴리뉴스)<br></div>
 
▲  <폴리뉴스 9월 스페셜인터뷰>에는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님을 모시고 현재 위기로 치닫는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향후 전망. 가능한 해법을 들어봤다. ( ⓒ폴리뉴스)
 

박정호 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KAIST 대학원에서 경영학,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현재 명지대학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KAIST 전문연구원을 거쳐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부회장, 혁신클러스터학회 학술위원장 등 다양한 이력을 거쳤다. 최근에는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경제·경영·인문학 등 다양한 영역을 커버하고 있다. <이코노믹센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등 다수의 저서와 <한국사에 숨은 경제학자> 등 공저가 있다.

[다음은 박정호 교수 인터뷰 주요내용이다]

김능구 : 교수님께서 몇 달 전에 어느 방송에서 시중에 자금이 말랐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한다. 금리 상승 시기에 기업의 자금 수요와 은행의 공급 메커니즘을 두고 하신 말씀 같은데, 성장 동력이 돼야 할 미래 첨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셨다. 우리 경제의 회복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되는데, 지금은 어떤가?

박정호 : 지금 자금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제 개인 사무실은 여의도에 있는데, 근처에 스타트업과 미래 기업에 투자하는 회사의 CEO들이라던가, 증권 분야에서 투자하는 업을 하고 있는 친구나 동문들을 살펴보면, 요즘은 시장에서 돈을 많이 회수하거나 보수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거다.

그런데 최근 2~3년 동안 메타버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등 많은 신종 산업들이 나열됐었고, 이런 산업들은 앞으로도 몇 차례 계속 투자가 들어가야 되는 업종들인데, 진짜 불과 몇 개월 만에 이런 스타트업이나 나름대로 신사업을 전개하는 사람들이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으로 확 바뀌어버렸다. 그리고 은행도 대출을 하는 데 실제 훨씬 더 보수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정해진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분야에서 다음 스테이지를 이끌어갈 신생 기업들이 성장할 수가 없게 된 거다.

또 하나는 한계기업 문제다. 한계기업과 관련된 통계를 한국은행에서 집계한 지가 한 15년 정도 됐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한계 기업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업의 숫자가 가장 많이 늘었다. 한계 기업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들을 말한다. 그 숫자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간 거다.

그러면 이런 한계기업은 ‘구조조정 할 건 구조조정하고 가야죠’ 이야기하지만, 저 같은 사람들이 들여다보기에는 참 쉽지가 않다. SK하이닉스가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 2등 기업이지만, 예전에 현대에서 하이닉스를 가지고 있었을 때는 부실기업으로, 정말 말도 아니게 힘들었다. 그때도 현대 하이닉스를 ‘왜 구조조정 안 하냐’는 소리를 어마어마하게 했는데, 그때 없애버렸으면 지금 우리나라 시가총액 2등 기업은 없는 거다.

단순히 일정 기간 동안 경영 활동으로 이자도 못 냈다고 해서 무조건 다 없앨 수도 없다. 하지만 그 숫자는 점점 느는데 고금리 기조는 계속되고 수출은 막히고 하면, 언젠가는 뭔가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제가 그래서 ‘시중에 자금이 말랐다’는 화두로 던져서 한계기업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지 이제 다시 논의를 해보자는 의미로 한 이야기다.

김능구 : ‘우리 경제 위기가 초입 단계’라는 말씀을 하셨다.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 교수님이 경제를 진단하고 전망하는 핵심 지표는 어떤 것인가? 관련해서 내년 연말 정도 돼서 회복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씀도 하셨다.

박정호 : 내년 연말 들어서면 물가는 조금 잡혀가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거다. 물가 잡았다고 경제 좋아졌으면 다 물가만 잡으려고 할 거다. 그런데 저는 경제를 진단하는 데 제일 중요한 지표 중에 하나로 인구 구조를 꼽는다. 사실 어떤 산업군이 번창할지도 인구 구조로 알 수 있고, 물가가 올라갈지, 금리가 올라갈지, 환율이 어떻게 될지도 인구 구조로 상당히 많은 게 설명된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면, 베이비붐 세대들이 취학하고 났더니 사교육 붐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그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학 졸업하고 시집, 장가 갈 때 되니까 주택난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건설, 아파트, 토목 이런 사업 차린 사람들 다 떼돈 벌었다. 그러니까 돈의 흐름과 어느 인더스트리(Industry)가 어느 시장에서 성장해 가는지의 흐름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것이 인구 구조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이냐 하면 초고령 사회가 3년 뒤에 도래한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일단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 나이 든 사람들은 무조건 주머니를 닫는데,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줄어들다 보니까 옷도 잘 안 산다. 전 국민이 중장년층이 됐다면, 새로운 물건에 대한 소비가 안 생기니 기업 입장에서도 신제품, 새로운 콘셉을 잘 안 만들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 전반적인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귀결되는 거다.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다 보니까, 사실 저는 인구구조라는 지표 속에서 그렇게 긍정적인 소리는 못 하게 되더라.

김능구 : 윤석열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국가 총력을 기울여서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 금방 말씀 들어보니까 제대로 아젠다를 잡은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박정호 : 저 같은 사람들은 워낙 그런 것에 많이 속아서, 어떻게 잡을 건지까지 꼭 들어야지만 마음이 놓인다. 꼭 해결하면 좋겠다.

김능구 : 경제가 불안하고 어렵다 보니까 늘 분석과 진단을 찾는다. 부의 불평등 심화와 양극화 문제에 대한 진단도 들었는데, 문제는 해법이다. 교수님이 가진 내공을 다 쏟아서 ‘우리 경제 어떻게 가야 된다’는 해법을 듣고 싶다. 정부는 어떻게 해야 되고 기업은 어떻게 해야 되고, 전체 국민 경제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박정호 : 저는 공부하는 사람이라 굳이 제 소견이 중요할까 싶지만, 저는 하루 빨리 '고령친화 산업'을 육성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고 역대 정부에서 주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산업들을 보면, 다 고령친화적 산업이 아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자동차 이런 것은 20대, 30대, 좀 넉넉하게 잡아서 40대 초반이 주력인 산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제 20~30대가 점점 줄고 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부실에 도래할 게 대학이다. 학생들이 이렇게 줄어드니 우리나라 대학 2개 중에 하나는 없어지게 되는 게 수순이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높으신 분들이 육성하겠다는 그 인더스트리(Industry)를 누가 할 수 있을까.

이렇게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구조조정돼서 황혼 재취업을 준비하거나 황혼 실업에 놓인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재취업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여름 휴가도 가고 소비도 하며 살 수 있는 거다. 그런데도 국가가 이런 고령자들을 위한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한 번도 방점을 찍은 적이 없다.

외국 사례를 보면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밀라노 같은 데를 가보면, 대부분이 은발에 나이 지긋하신 고령자다. 그런데 너무나도 해피하다. 왜 그러냐 하면 밀라노가 대표적인 고령 친화 산업 디자인의 메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에서 양복 브랜드로 유명한 아르마니라는 사람이 계신다. 그분이 1920년대 생인데 아직도 현역이다. 지금도 그 사람이 디자인하면 ‘이게 아르마니가 한 거네’ 하면서 오히려 더 비싸게 팔린다. 그 다음에 폴로 랄프로렌, 이분도 1930년대 생인데 현역이다. 그분이 무슨 로드쇼에서 오프닝 세레모니 하러 온다고 하면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온다.

우리 사회에서 그런 '고령친화 산업군'들을 많이 만들어야 된다. 왜냐하면 저출산 고령화는 진짜 수조 원을 써봤지만 이제 해결이 안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청년층들의 문화적 기조가 바뀌었다. 돈 때문에 못 낳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이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안 낳겠다는 거다. 자기의 가치 판단을 바꾸는 정책이라는 건 쉽지 않다. 그러면 솔직하게 플랜B라고 해야 될지 모르지만, 솔직히 ‘초고령 사회가 된다’라는 정해진 미래를 인정하고 우리가 거기에 맞는 옷을 입어보자는 거다.

지금 우리 인터뷰 현장에도 20~30대가 없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누군가가 ‘이제 좀 다른 일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뭔가 찾았을 때, 아니면 국가에서 뭔가 일자리 육성하는 걸 알아봤는데, 인공지능을 배워야 되고 자율주행을 배워야 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된다고 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니 아파트 경비 알아보고 공인중개사나 따볼까 이렇게 가는 거다. 정책 당국자들이, 반도체나 자율주행 자동차 육성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고령친화산업'이라는 개념 속에서 빨리 많은 사업을 지원했으면 좋겠다.

김능구 : 그런 사업에는 어떤 게 있을까?

박정호 : 디자인 산업이 그렇듯이,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업력이 하나하나 축적되는 분야들이다. 대표적으로 소재, 기계 장치, 부품도 여기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베어링 같은 경우 초미세 베어링 같은 것은 일본의 장인들이 있는 몇 개의 회사에서만 만드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은 그분들의 노하우로 만드는 거지 대규모 설비 투자로 되는 게 아니다. 뿌리 산업도 여기에 해당되고 공공 서비스 분야도 이런 게 있다. 관광도 마찬가지고, 그런 분야를 많이 찾아서 육성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

김능구 : 전에 고 박원순 시장 계실 때 인터뷰해 보면 관광은 문화랑 관련이 있어서 참 쉽지 않다고 한다.

박정호 : 그것은 이제 오히려 우리나라의 어마어마한 강점이 됐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이태리다.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옷을 잘 입고 한국은 어떻게 거리가 그렇게 이쁘고 한국의 노래와 배우들은 어떻게 이렇게 이쁘냐고 해서, 한국이라는 국가가 가진 브랜드 가치가 상당히 올라왔다. 그러다 보니까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관광 와서, 우리가 옛날에 일본에서 코끼리 밥통 사는 것처럼 많은 걸 사서 가는 거다.

그런데 한 가지, 관광 산업이 육성이 안 되는 이유는 선택과 집중이 잘 안 된다는 거다. 관광에 제일 좋은 게 동선이 효율적이어야 된다. 여기 가서 뭐 보고 한 블록 지나면 또 뭐가 있고 또 한 블록 지나면 뭐가 있어야 된다. 관광이라는 건 내수의 관광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외국에서 관광객이 와야 붐업이 되는 거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연간 파리 시민보다 7배 많은 관광객이 들어온다. 그러니 관광으로도 먹고 사는 거다. 그렇게 하려면 집적효과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우리는 관광 테마도 나눠준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세트장을 파주에 하나 지었으면,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안동에 하나 짓고, 또 어디에 짓고 하는 식이다. 그러면 이걸 관광객이 3박 4일 와서 어떻게 보겠나. ‘거기 가면 다 본다’고 해야 경쟁력이 있는 건데 그런 것들이 많이 부족하다.

김능구 : 진짜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추세라고도 하는데, 옛날 같았으면 혁명이 일어났을 거다. 지금은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자본주의가 참 생명이 길다는 생각도 든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양극화의 해결방안, 무엇을 해야 할까?

박정호 : 저도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지 양극화의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해외에서 시도하고 있는 양극화 해법의 첫 번째는 정말 '질 좋은 교육의 기회'를 거의 무상에 가깝게 제공하는 시도가 가장 유의미했다. 왜냐하면 양극화의 가장 근원적인 배경이 자신의 인적 자원 가치에서의 차등에서 유발되는 게 있다. 최근에는 돈이 있어야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돈이 있어야 더 좋은 학력을 갖게 되고, 이게 양극화를 고착화시킨다. 그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태어나든 만약에 자신이 뜻을 세웠다면 그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또 특정 나이가 넘어서더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교육적인 차원에서 주는 것, 이게 하나다.

그다음 또 한 가지는 보건의료인데 ‘몸이 상해서 내가 아무 기회도 못 얻었습니다’ 이것은 막아주자는 거다. 얼굴 예쁘게 하고 이런 게 아니라, 건전한 신체 발육과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의료, 보건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펀더멘탈(Fundamental)을 공고하게 해 주는 걸로 귀결돼 가고 있다.

김능구 : 서구 유럽 복지국가들을 보면 대학까지 무상 교육, 그리고 언제든 선택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데, 사실 우리는 상상도 안 되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운 국정테마 중 하나가 교육혁명인데, 이런 관점에서 해야 된다고 본다.

제가 보기에 마지막에 주신 두가지 이야기가 진짜 해법인 것 같다. 학자들의 연구결과나 정책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이 부분은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풀어낼 또다른 사람들의 역할이 있을 거다. 많은 이야기들이 와 닿았던 인터뷰였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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