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은 7,000여종에 달하지만 승인된 약물은 5%에 불과해 희귀질환 환우들 고통 배가
“미충족 수요가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사업에 향후 5년간 6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후변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라는 전 세계적인 기업 환경 변화에 맞춰 기업의 ESG 활동을 지원해 민간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ESG 경영이란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다.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경영 활동을 말한다.

최근 EU·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ESG 경영 강화에 나서는 추세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은 올해 초 연례 서한을 통해 “ESG를 염두에 두고 책임 투자에 나서겠다”라는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본지는 주요 제약 및 유통사 등 국내 제약‧유통 실행 중인 ESG 경영정책과 기대 효과, 전망 등을 차례로 분석·소개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지난 2월 24일부터 경기도 용인 R&D센터 미디어파사드에 ‘세계 희귀질환의 날’ 이미지를 게재했다. <사진=GC녹십자>
▲ GC녹십자는 지난 2월 24일부터 경기도 용인 R&D센터 미디어파사드에 ‘세계 희귀질환의 날’ 이미지를 게재했다. <사진=GC녹십자>

[폴리뉴스 최성모 기자] GC녹십자가 지속적으로 희귀질환 환우들을 위한 신약 개발에 앞장서는 등 ESG경영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정립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제약 바이오 기업 중에서 GC녹십자는 ESG경영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일찍이 희귀질환에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 및 투자를 이어오면서 희귀질환 환우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기업인 것이다. GC녹십자는 창립 초기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연구에 집중해 국산 혈우병 치료제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했으며, 최초로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는 등 ESG경영의 모범사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희귀질환은 7,000여 종에 달하지만 승인된 약물은 5%에 불과하다. 또한, 치료제가 존재하더라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고아약(Orphan Drug)’이라 불릴 정도로 신약 개발속도가 더디고, 언급한 대로 개발된 치료제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희귀병 환우들의 투병 생활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요인 때문에 희귀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GC녹십자는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유럽 희귀질환기구(The European Rare Organization)는 2월 마지막 날을 ‘세계 희귀질환의 날’로 제정했다. 이는 2월 29일이 4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는 희귀성에 착안한 것으로 매년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이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GC녹십자는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공식 슬로건 ‘Light Up for Rare’를 활용한 ‘Rare Disease Day, February 28, 2022! #LightUpForRare’ 문구가 담긴 이미지를 게재하기도 했다. 슬로건에는 희귀질환 환자들을 조명하기 위한 인식 제고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희귀질환에 대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관심은 꼭 필요하다. 알려진 대로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10~1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임상3상을 통과하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한다.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모두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꿈꾼다. 중소 규모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공룡 기업으로 도약하는 사례는 이따금 목격하게 된다. 

저버릴 수 없는 달콤한 유혹에 제약‧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성공 사례보다 실패사례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충분한 자금력이 있다고 해도, 신약 개발 물질을 발견을 장담할 수 없는 게 제약‧바이오 산업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선 철저히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약 안보를 위한 사회적 책임은 어느 정도 짊어진다고 해도, 장기간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신약 개발에는 철저히 자본의 논리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라고 제약‧바이오 산업의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귀질환에 관심을 갖고 오랜 기간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는 GC녹십자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GC녹십자는 신약 개발뿐 아니라 오랜기간 희귀질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환우들은 벼량끝 절벽에 서 있는 것처럼 매일매일 생과 사를 넘나드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례로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란 병이 있다. 환자의 5년 생존율이 55%로 알려진 완치가 어려운 희귀질환이 있다. 이름도 생소한 이 질병은 면역 결핍 질환 중 하나로 치사율이 높고,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병이 급속도로 진행돼 심한 경우 일주일에서 두 달 내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의 미비한 증상이 갑작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람들이 많다.  

이밖에도 GC녹십자는 미국 Speragen과 희귀난치성질환인 ‘SSADHD(Succinic Semialdehyde Dehydrogenase deficiency,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의 치료제 공동 개발 계약을 지난해 7월 체결했다. 

‘SSADHD’는 유전자 결함에 따른 효소 부족으로 인해 열성 유전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평균적으로 백만명 중 한 명 꼴로 만 1세 전후에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 증상으로는 뇌전증 및 운동 능력‧지적 발달 지연 등이 있으며, 현재는 치료제가 없어 발작 증상 완화를 위한 항경련제 처방 등만 이뤄지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자사의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위해 헌신하는 글로벌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희귀질환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한-일 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데도 앞장섰다. GC녹십자는 일본 돗토리대학교와 ‘GM1 강글리오시드증(GM1 gangliosidosis, 이하 GM1)’의 경구용 샤페론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GM1’은 유전자 결함에 따른 체내 효소 부족으로 열성 유전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신생아 1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6세 미만의 소아기에서 발병된다. 이 질환은 신경퇴행과 함께 발작, 근육 약화 등이 동반되며, 현재 시장에 출시된 치료제는 없다.

이 연구에서 GC녹십자는 후보 물질 합성 및 비임상 독성시험을 담당하며, 임상시험부터는 단독으로 진행한다. 회사측은 계약을 통해 신규 물질 특허 단독 소유 및 독점실시권을 확보했으며, 추후 글로벌 상업화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이어갈 것이다”라면서 “GC녹십자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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