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패배 89%”, “대선패배 책임자 전대 불출마 58.3%”

▲  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
▲ 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

민주통합당 내부 상당수가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민주당 입당을 환영하지만, ‘안철수 신당’ 출현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당수는 대선 패배 이후 당내에 ‘집단적 무책임’, ‘계파 편가르기’가 심각하고, 현 상황이 계속되는 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위원장 한상진)가 4일 밝힌 민주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2%는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안철수 전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 당을 새롭게 바꾸려고 한다면 환영하겠나’는 질문에 응답자 65.7%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안 전 후보의 영입을 위한 조건을 만들고 있나’는 질문에 8.6%만이 긍정 답변을 해, 현실적인 입당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응답자 89.4%는 ‘현재의 상태로 가면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대다수가 현재 당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민주당의 새 리더십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는 응답이 56.9%로 나와, 5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도 낮았다.

또 당의 현실과 관련해 ‘계파의 이익을 당의 이익보다 우선하는 풍조가 강하다’는 응답이 85.3%였고, ‘친노, 비노, 주류, 비주류 등 편가르기를 계속하는 한 민주당 미래는 암담하다’는 응답이 92.9%에 달했다.

총선, 대선과 관련해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았다. 응답자 81.1%가 ‘누군가 내 탓이오 고백을 하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견해에 공감한다’고 밝혔고, ‘집단적 무책임이 당 지도부에 널리 퍼져 있다’는 응답도 91.2%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 58.3%는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인사들은 향후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고, 응답자 73.6%는 ‘총선 평가보고서 은폐 문제에 대해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른바 친노 주류 '책임론'에 대해 공감 의견이 많은 셈이다.

‘친노라는 개념은 실체가 없다’는 입장에는 36.3%가 동의해, 사실상 친노쪽의 이 같은 입장이 당내에서는 많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다만,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문재인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21.3%에 그쳤다.

‘이번 대선은 잘 하면 이길 수 있는 선거였으나 민주당이 잘못해서 졌다’는 응답(85.0%)은 ‘애당초 이기기 힘든 선거에서 민주당은 최선을 다했으나 졌다’는 응답(11.8%)보다 많았다. ‘문재인 후보가 얻은 1470만 표는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는 표와 안철수지지 호소에 따른 표가 많다’는 응답(62.3%)이 ‘1470만 표의 대부분은 민주당과 문 후보를 지지하여 모인표’라는 응답(24.2%)보다 많았다.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는 재검토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 74.7%가 ‘국민참여를 늘리기 위해 모바일 투표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새로운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53.5%는 ‘모바일 투표의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차기 당대표 경선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민주당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선 ‘생활밀착형 민생정당’ 의견이 96.3%,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 진보 대 보수, 종북 대 반북 등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응답이 88%, ‘북한인권과 세습에 대한 비판’ 응답이 82.4%, ‘종북 세력과 분명한 선 긋기’ 응답이 71.5%였다. 최근 의원총회에서 논란이 된 ‘종편 출연’에 대해선 응답자 65.9%가 출연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대선 패배 이후 여러 가지 혼돈과 방황을 경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의 당의 미래에 대한 일종의 집합적인 이성이 형성되고 있다”며 “차기 지도부는 당권 경쟁, 계파 싸움을 멈추고 이런 민주당 내부의 집합적 이성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길을 걷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구당위원장(국회의원 포함) 112명, 당직자 100명, 국회의원 비서직 226명, 광역의원 및 기타 등 총59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선평가위는 오는 6일 오전 그동안의 대선 평가와 관련한 1차 중간발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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