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의 대선 후보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중요한 선거 전략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하면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 현장에서 소탈한 일상을 찍은 사진과 소회를 페이스북에 올려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잠룡들에게 있어 민생 투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현대 정치인의 민생투어는 잠시 동안 정치에서 한 발 물러나 이미지 쇄신의 일환으로서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를 떠올리면 짙은색 정장을 입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오버랩된다. 이에 김무성 전 대표의 민생투어는 기존에 각인된 묵직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소탈함에 초점을 맞추었다. 

기존 당 대표의 이미지로서 정장을 입은 김무성<사진=연합뉴스></div>
▲ 기존 당 대표의 이미지로서 정장을 입은 김무성<사진=연합뉴스>

민생투어의 대표 패션은 정치인의 딱딱한 정장 차림새에서 벗어나 남방셔츠와 면바지에 운동화, 배낭, 모자 착용이 대표적이다.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는 것도 기본이다.

(좌)배낭을 맨 김무성 (우)빨래하는 김무성<사진=연합뉴스></div>
▲ (좌)배낭을 맨 김무성 (우)빨래하는 김무성<사진=연합뉴스>

민생투어의 이미지 컨셉은 ‘동네 아저씨’, ‘산악인 아저씨’, ‘수도자’ 등이다. 특히 ‘동네 아저씨’ 컨셉은 정치인들의 친근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단골 모델이다. 

김무성 전 대표의 민생투어는 ‘동네 아저씨’의 후덕한 이미지를 그려냈다. 방문하는 지역의 동네 아저씨다운 모습들을 엿보자. 

(좌)밀짚모자를 쓴 ‘부안’농부 아저씨 김무성 (우)‘장수’ 과수원 아저씨 김무성<사진=연합뉴스></div>
▲ (좌)밀짚모자를 쓴 ‘부안’농부 아저씨 김무성 (우)‘장수’ 과수원 아저씨 김무성<사진=연합뉴스>

(좌)트레일러를 몰고 (우)자상한 표정으로 장애인의 근로환경을 살피는 ‘청주’ 아저씨 김무성
▲ (좌)트레일러를 몰고 (우)자상한 표정으로 장애인의 근로환경을 살피는 ‘청주’ 아저씨 김무성

(좌)배식 봉사를 하기 위해 앞치마를 입은 ‘창원’ 아저씨 김무성 (우)파프리카 농장에서 포장하는 ‘김제’ 아저씨 김무성
▲ (좌)배식 봉사를 하기 위해 앞치마를 입은 ‘창원’ 아저씨 김무성 (우)파프리카 농장에서 포장하는 ‘김제’ 아저씨 김무성

이번에는 김 전 대표의 악수 자세에 대해 알아보자. 그는 한국의 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정격 폼의 악수를 보여주는 정치인이다. 올바른 악수 자세는 허리를 굽히지 않고 상대의 눈빛을 교환하는 폼이다. 

그럼에도 김 전 대표의 악수 자세가 언론의 가십 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허리를 지나치게 많이 굽히고, 상대의 눈을 쳐다보지 않으며, 어정쩡한 자세로 악수하는 것이 익숙한데 당당한 악수 자세가 거만한 이미지로 비쳐졌던 것이다. 그때 김 전 대표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는 대학생 시절에 학생운동을 하다 허리를 다쳐 허리를 숙이지 않고 악수를 하는 것이라며 궁색한(?) 해명을 했다. 당당함과 거만함은 엄연히 다름에도 여느 정치인의 악수 자세와 다르다는 이유로 오해를 샀던 것이다.

한국 정치인의 퍼스널 브랜딩에서 악수 또한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예를들면 글로벌 정치 무대에서 활동할 때는 김 전 대표처럼 당당하게 악수하는 폼을 고수해야 한다. 

정격 폼으로 악수하는 김무성<사진=연합뉴스></div>
▲ 정격 폼으로 악수하는 김무성<사진=연합뉴스>

반면에 민생투어를 할 때는 아직도 유교적 문화가 팽배한 한국에서 당당한 악수는 곤란하다. 즉 시장 상인들과 악수할 때는 동네 아저씨 악수처럼 허리를 많이 숙이고 상대의 손을 양손으로 잡아야 바람직하다. 동네 아저씨의 패션만 밴치마킹할 것이 아니라 보디랭귀지(Body Language)도 점검해야 한다.

허리를 숙이지 않고 뻣뻣한 자세로 시장 상인과 악수하는 김무성<사진=연합뉴스></div>
▲ 허리를 숙이지 않고 뻣뻣한 자세로 시장 상인과 악수하는 김무성<사진=연합뉴스>

김 전 대표에게 더해져야 할 퍼스널 아이덴티티는 스피치에 있다. 그의 짧고 간결한 화법에서는 마초적 기질이 묻어나지만 고압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특히 젊은 기자들에게 반말을 하는 습관은 시급히 교정해야 한다. 대중문화가 주류인 현 시대에 반말은 친근함보다는 권위적이며 오만하게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최근의 민생투어를 통하여 기존에 각인된 무겁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자하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자신의 별명이자 강점인 ‘무성 대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하여 민생투어를 통한 소프트한 리더십을 더해 새로운 정치인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 (사)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정연아는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 최고경영자(CEO) 등의 이미지컨설팅을 담당해왔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등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주제로 1만회 이상 강연한 인기 강연가로,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의 이미지컨설턴트로서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대회와 미스코리아 등 미인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1997년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매력은 설득이다’ 등 총 7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칼럼니스트로서 여러 매체에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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