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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진 칼럼] 건널 수 없는 중재자와 당사자

1월 12일 조선중앙통신에 김계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고문의 기고문이 실렸다. 1월 1일 제7기 5차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회의 결과 보도문 이후 북측의 최고위층 실명 기고문이 처음으로 나왔다. 

김정은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트럼프대통령이 생일 축하 인사를 정의용안보실장을 통해 북측에 전달해달라는 내용에 대해 남측이 호들갑을 떨고있다면서, 북미 정상간에 연락 채널이 따로 있다는 것도 전혀 모르는 남측은 되지도 않은 중재자 역할 운운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기고문 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남측에게 북미 협상의 중재자 노릇에 미련을 갖지 말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난 1년 반동안 북측이 미국에 속아서 시간만 허비했다는 내용이다.

 먼저 그동안의 북미협상에 대해 인민이 겪는 고생을 덜기위해 일부 유엔제재와 중핵적인 핵시설을 교환하고자 했던 하노이회담 같은 협상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평가하고 북미 정상간의 개인적인 친분 관계와 국사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계관(당시 외무성 제1부상)이 발표한 담화문을 연상시킨다. 이 담화문에서 김계관은 미국이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는 협상에는 흥미가 없으며 따라서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에 응하는 것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판을 흔들었다. 이를 계기로 모두가 알 듯 트럼프대통령은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다가 나중에 수습되어 정상회담을 하게된 해프닝이 있었다. 

북미 정상간의 친분관계와 국사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상당히 주의해서 보아야 할 대목이다. 북측 사회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언급은 토씨 하나라도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고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설사 김정은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있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그대로 《개인》적인 감정이여야 할뿐, 국무위원장은 우리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리익을 대변하시는분으로서 그런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국사를 론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라면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가는 것은 이 기고문이 남측을 향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즉, 남측이 북의 국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트럼프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나 중계하는 것으로 마치 중재자가 되는 양 하는 노릇 그만 두라는 것이다. 김계관으로서는 북미 정상간의 친분 관계의 한계까지 지적하면서 강조하고픈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또한 북미 사이에는 독자적인 연락채널이 있으니 북미 협상에 남측이 끼지 말라는 것이다. 어쩌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하노이회담 결렬까지 협상의 주도권을 통전부가 가져간 것에 대한 평가도 담겨있는 것 같다. 

제7기 5차 당중앙전원회의 결과 보도문에 대남 정책이 한 마디도 나오지 않은 것과 연결하여 보면 남측이 그토록 집중했던 중재자 역할은 하노이회담 결렬로 그 수명을 다했음을 김계관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김계관은 기고문에서 남측이 중재자 역할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라고 하면서 남북협력의 당사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단 일언반구도 없었다. 외무성 출신으로서 외무성의 입장만을 분명히 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남측의 당사자로서의 역할 문제는 통전부 소관이며 통전부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통전부가 움직일 수 있는 남측의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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