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정부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
한국당, 중재자로 조경태 내세워 1:1 협의체 구성 추진
분양가 상한제 주장한 안철수, 전략적인 좌클릭 행보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보수통합 참여에 대해 계속 선을 긋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당은 안철수와의 1:1 통합 기구를 추진하는 등 여전히 통합의 끈을 놓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21일 서울 세종대로 달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정부·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1대1로 들어가면 정부·여당이 이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며 "오히려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 경쟁하는 것이 나중에 합한 파이가 훨씬 더 클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의원은 "한국당을 막으려고 민주당을 찍자고 하다가 민주당을 막고자 한국당을 찍자고 하지 않았나. 수십년 하다가 어떻게 됐나. 정치인 밥그릇 키워주지 않았나"라며 "저는 정치인 말고 국민들 밥그릇을 챙기는 데 관심이 있다. 이번에 들어온 것도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들 밥그릇을 만들기 위해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의 계속된 ‘선긋기’에도 한국당은 안 전 대표와의 통합을 위한 ‘1대1 협의체’ 구성을 추진한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새로운보수당 외에 다른 세력과도 1대1 접촉을 늘리고 한다. 안철수 전 대표 측과도 협의체 구성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한국당과 안 전 의원 측을 이을 중개자로는 안 전 대표와 겹치는 면이 많은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을 탈당하기 전까지 같은 당에 있었다. 안 전 대표가 김한길 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를 역임했을 때 조 최고위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최고위원이기도 했다. 고향 역시 부산으로 같다. 조 최고위원은 최근에도 안 전 대표 측과 보수 통합에 대한 대화를 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안 전 의원은 정책적으로도 본격적인 ‘좌클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경실련을 찾아 폭등하는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적 방식’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한국당의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셈이다.
이 같은 안 전 의원의 발언은 보수 통합에 완전히 선을 긋고, 본격적 좌클릭을 위한 전략적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센터 소장은 22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분양가 상한제라는 정책은 보수진영의 시장주의적인 해결방식이 아니다”라며 “안 전 의원이 보수 진영으로 자꾸 표현되자 선 긋기를 위해 내놓은 발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안 전 의원의 경제관에 대해 ‘보수의 그것이 아니다’라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부터 시장적이기보다는 진보적 성향이 컸다는 것이다. 안 전 의원은 정계진출과 대선 출마를 선언한 12년 당시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소득세율 인상 등 각론에서 진보적 스탠스를 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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