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 5차 최고위, 유성엽·황인철·박주현 불참
박주현 “민생당 합당 시 합의 번복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
유성엽 “갈등에 따른 불참 아냐, 당시 지역구에 있었다”
김정화 “비례대표는 정치 신인으로, 현역 의원 재선 안 돼”
평화당계 “김정화, 자신의 비례대표 말고는 관심 없어”

[폴리뉴스 송희 기자] 민생당 각 지도부의 이견으로 당초 소상공인당(가칭) 비상대책위원회와 2차 후속 통합이 불발돼 출범한 지 3주 채 안된 당내에서 계파 간 갈등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정화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공천 규정 개정 등을 내세워 당내 내홍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날 최고위에 김 공동대표는 유성엽·박주현 공동대표와 이관승 최고위원이 불참한 자리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9일 민생당 최고위원회의에 김정화 공동대표는 유성엽·박주현 공동대표와 이관승 최고위원이 불참한 자리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연합뉴스>
▲ 9일 민생당 최고위원회의에 김정화 공동대표는 유성엽·박주현 공동대표와 이관승 최고위원이 불참한 자리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예정됐던 소상공인당 2차 후속 통합 불발…박주현 항의, 최고위 불참

당초 평화당계 민생당 측은 소상공인당 비대위와의 합당 조건으로 공동대표와 최고위원 1석 배정을 주장했으나, 바른미래당이 거절해 최고위원 1석으로 축소 조율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이마저도 배정할 수 없다고 맞서며 지난 6일쯤 “알아본 바에 따르면 실체가 분명하지 않으니 신중하게 접근하자”며 소상공인당 비대위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평화당계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는 9일 입장문을 통해 “민생당 합당 시 합의를 번복한 데 대한 항의로 최고위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평화당 시절부터 외연 확장의 일환으로 소상공인당 비대위와의 연대를 추진해왔다”며 “이날 최고위에서 소상공인당과의 합당을 최종 의결하려 했으나 막판에 막혀, 정말 죄송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8일) 소상공인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전화로 “민생당과 소상공인당 비대위가 이르면 월요일 합당 기자회견 예정이지만, 바른미래당 측의 반대가 있는 것 같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평화당 측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 등록 때 김 공동대표를 단독으로 등재하는데 어쩔 수 없이 양해했는데 김 공동대표가 스스로를 단독대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협의하고 결정하는 프로세스가 안 돼 난감하다”고 전했다.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와 소상공인당 관계자 등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와 소상공인당 관계자 등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박 공동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상공인 지원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추경예산의 피해자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민생당은 소상공인과 함께 4·15총선을 치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 쪽은 후속 통합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공동대표가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비례대표 공천 규정 개정…당내 의원 의견 제각각

9일 최고위 안건으로 올라온 선거대책관리위원회·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및 비례대표 공천에 관련한 당헌 당규 재개정에 대해서도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 최고위를 주재한 김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후보자로 현역 의원은 금지한다’는 내용이 거론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공동대표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역 비례대표를 배제하는 것은 지금까지 합당을 위해 고생한 의원들에게는 모욕감을 주는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의원들이 각 선거구로 내려간 상황에서 중앙에 남아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현역 비례대표”라고 말했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바른미래당 측은 소상공인당을 핑계로 비례대표 자리를 보고 있었던 박 공동대표가 현역 비례대표 재선을 사실상 봉쇄한 내부규정 제정에 불만 품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어차피 당이 아닌 공관위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저만의 생각이 아닌, 대안신당을 비롯해 바른미래당의 비례대표 의원들도 같은 뜻이다. 최도자 바른미래당계 의원도 최고위에서 직접 문제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평화당 측은 기자에게 “당내에서는 김 공동대표가 손 전 대표와도 제대로 소통이 안 돼 손 전 대표 측도 답답해하고 있다”며 “본인의 비례 말고는 관심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분통 섞인 목소리가 당내에서 터져 나온다”고 전했다.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안신당계 유성엽 민생당 공동대표는 최고위 불참에 대해서는 총선 출마로 지역구에 있었다며 내홍에 따른 불참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안신당계 황인철 최고위원은 이날 “모든 공천의 기준은 국민이 요구하는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 거론되고 있는 비례연합정당에 대해서도 각 지도부의 의견이 대립한다. 김 공동대표는 참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고, 유·박 공동대표는 각각 조건부 참여로 추진해 선거연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생당은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준비에 박차를 가해도 빠듯한 마당에 통합 이후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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