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제명...총선전 공천 잡음 원천 차단 목적
이해찬, 4년전 김종인에 컷오프로 무소속 출마 후 복당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지 못한 민주당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소속 출마시 영구제명 할 것”이라며 강경한 ‘극약처방’을 들고 나왔다.
16일 이해찬 대표는 고위전략회의에서 “우리 당에서 4·15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지역에서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에 우리 당으로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례들이 있다”며 “이 경우에도 우리 당은 입당 또는 복당을 불허 하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의 이 같은 영구제명 발언을 두고 “공천을 받지 못해 당을 떠난 분들이 무소속 출마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경우 복당하지 못한다는 취지다”며 “그래야 지금 선거에 나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입장은 이날 하루종일 당 내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자 이들이 당의 시스템 공천을 불복하는 것으로 간주해 총선 전 공천 잡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병두, 문석균, 오제세, 차성수등 경선불복...릴레이 탈당
우선 서울 동대문을의 3선 의원으로 21대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민병두 의원은 이번주 내에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이날 이 같은 의사를 밝히며 무소속 출마의지를 강력하게 밝혔다. 현재 민 의원의 지역구인 동대문 을은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과 김현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코로나대책부단장간의 경선이 진행 중이다.
만약 민 의원이 출마를 결정한다면 동대문을은 무소속의 민 의원과 민주당 후보, 이혜훈 미래통합당 의원의 3자 대결 구도가 될 전망으로 표가 분산될 위험성이 있다
‘세습공천’ ‘아빠찬스’라는 논란이 일어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후보 역시 민주당을 탈당하고 의정부갑에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의 전국청년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가 이 지역에 출마한 오영환 후보가 말하지도 않는 내용을 퍼뜨려 ‘흑색선전’을 벌이고 있다”며 “문 후보가 정치신인인 오 후보에게 ‘정치적 폭력’을 가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것을 발판 삼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려 한다”며 문 후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오 후보는 의정부갑 지역위원회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외면과 질시 속에 눈물 흘리고 있다”며 오 후보에 대한 지지와 관심을 당부했다.
민 의원과 문 후보에 이어 충북 청주 서원의 현역인 오제세 의원, 서울 금천구에 출마를 선언했지만 컷오프된 차성수 의원 역시 당의 공천 탈락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한 권성중 전 원주갑 지역위원장 역시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공천이 결정된 원주갑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당내 무소속 출마 기류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해찬, ‘영구제명 최후통첩’ 효과 있을까.
4년전 이해찬 "공천 배제 승복 못해... 김종인, 정치 그렇게 하는 것 아니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당내 인사들에 대한 ‘영구제명’ 방침이라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이 극약처방으로 탈당 저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전반적 분위기다.
실제 4년 전 20대 총선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컷오프에 반발해 세종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7선에 성공한 뒤 복당한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공천배제에 불복하며 탈당 -> 무소속 출마 -> 당선 -> 복당을 하고 현재는 민주당 대표와 총선 공동선대위원장까지하고 있는 당사자인 이 대표의 과거 행적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 20대총선 당시 이 대표는 "저의 공천배제는 이유와 근거가 없다"며 "우리당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앞으로 정치에 몸담을 후배들을 생각해도 잘못된 결정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공천 배제 결정은 도덕성이든, 경쟁력이든, 의정활동 평가든 합당한 명분도 승복할 수 있는 절차도 없다"고 공천 결정에 불북했다.
그러면서 "더민주당을 잠시 떠나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를 위해 돌아오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공천탈락 시킨 당시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게도 "김종인 비상대책위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민병두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심정도 4년전 이해찬 대표와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송한데 4년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신 것 같은데요. 그걸 벌써 잊으신 건지요”라고 이 대표를 비꼬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17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당이 지금 총선 승리를 위해 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당내에서는 심정적으로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분위기다”면서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입장에서도, 컷오프된 후보들의 입장에서 각자의 입장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의 내로남불 논란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탈당한 당시와 지금이랑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봐선 안된다. 누가 옮다 그르다 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당의 입장이 바뀔 수도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저도 만약 오랫동안 출마를 위해 준비 했는데 선거를 앞두고 중앙당에서 컷오프되면 저도 그때는 받아 들일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민병두 의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어느 정도 억울한 측면은 있을 것이다. 결국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따라 다른 것이다. 다만 총선이 끝나고 난 뒤에 이 대표가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탈락한 의원들을 보듬어 주고 격려해야 한다.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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