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동형 군소정당, 현역교체, 대권 잠룡, 지역별 포인트
5. 선거판 덮친 코로나19
두달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는 선거운동 양상부터 민심까지 뒤흔들어 놨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예비후보들은 유튜브·SNS 등 비대면 선거운동을 적극 활용했다. 시민들에게 악수를 하는 모습은 사라졌고, 대신 방역 봉사활동이 대세가 됐다.
코로나19 대한 방역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정부와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에서 “코로나19 조기 극복과 경제 위기 대응이 곧 선거운동이자 국난 극복”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제 침체가 장기화 되면 ‘여당 심판론’이 작용해 야당이 유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2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코로나19라는 흙먼지가 거치고 나면 문재인 정부가 망쳐놓은 황량한 경제 생태계가 그 몰골을 드러낼 것”이라며 정권심판론을 주장했다.
6. 연동형 비례제도 노리는 군소정당들
거대양당의 이전투구에도 군소정당들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정당투표 득표율 3%면 의석을 받을 수 있다. 3월 25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은 모두 50개다. 창당준비위원회도 27개에 이른다.
한편 군소정당이 늘어난 만큼 총선 투표지 길이도 역대 최장이 될 예정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등록 정당 27개 중 21개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고, 투표용지 길이는 33.5cm였다. 올해 초 선관위는 투표용지에 39개 정당명이 기재될 경우 투표용지 길이를 52.9cm로 예측했다.
7. 현역 교체 효과?
각 당이 지역구 공천 작업을 거의 다 마무리 한 가운데, 민주당의 현역 교체율은 27.9%, 통합당은 43.5%로 나타났다. ‘공천 혁신’에 있어서는 통합당이 크게 앞선 모양새다.
민주당은 129명의 현역 의원 중 93명이 공천을 받고 36명이 교체됐다. 86세대, 친문 그룹이 약진했다. 이해찬 대표가 당초 약속했던 현역 20% 교체는 이뤘지만, 여성·청년 공천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민주당에서 공천받은 여성 후보는 33명, 만 45세 이하 청년 후보는 20명이다.
통합당은 124명 중 70명이 공천받고 54명이 교체됐다. ‘혁신’에는 1차적으로 성공했지만,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 후보들의 반발과 무소속 출마 등은 넘어가야할 산이다.
8. 대권 잠룡 생환 여부
총선에서 승리하고 기세를 몰아 대권에 도전하려는 잠룡들의 생환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가장 눈에 띄는 ‘빅매치’는 서울 종로에서 벌어지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미니 대선’이다.
각각 여야 대선주자 1위인 두 사람은 이번 대결에서 패배하게 되면 향후 대권 도전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 황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이 전 총리는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어 전체 선거의 결과에도 책임이 따를 예정이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맞붙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 출마한다. 그는 지난 24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까지 돌파할 각오로 대구에 왔다”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여권 잠룡인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대구·경북(TK)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도 자신의 지역구인 수성갑에서 주호영 통합당 의원과 맞서야 한다. 야권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을에서 ‘대통령의 입’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붙어 생환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험지’인 세종시을로 간다.
불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선거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 달려있다.
9. 지역별 관전 포인트는?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대리하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그에 맞서는 보수 진영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수도권에 이낙연 전 총리(서울 종로)를 비롯해 고민정 전 대변인(서울 광진을),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서울 구로을),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서울 강서을),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 중원) 등을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통합당 황교안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용태 의원, 김태우 전 특감반원 등도 쟁쟁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진영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여당의 사수냐, 야당의 탈환이냐’가 주목할 포인트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PK 34석 중 9석을 가져갔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부울경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했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을 사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 등을 투입했다.
그러나 PK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만큼 민주당의 고전이 점쳐진다. 특히 PK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부산이 고향인 조 전 장관의 비리 의혹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여권에 대한 민심이 악화된 상태다.
호남에서는 민주당-민생당의 대결이 이뤄진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열풍을 만들어줬던 광주에서는 민주당이 크게 약진하고 있다. 민생당은 국민의당이 사분오열됐음을 사과하면서도 제3당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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