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34.5%, 문명순 33.5%로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 이경환 후보 20.7%
진보 성향 강한 고양갑…민주당·정의당 후보 간 단일화 없을 듯
세 후보, 지역 시급한 공통 과제로 ‘교통’ 꼽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고평기 고양갑 후보 <사진=송희 기자>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고평기 고양갑 후보 <사진=송희 기자>

[폴리뉴스 송희 기자] 4·15 총선을 열흘 남겨두고 경기도에서 격전지로 떠오르는 고양시로 가보았다. 고양갑에서 4선을 노리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세대교체로 젊음을 어필하는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가 3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세 후보자의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면서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봤다. 인터뷰에 답한 주민들은 사전 만남 없이 무작위로 만났다. 고양시갑은 주교동, 원신동, 흥도동, 성사1동, 성사2동, 고양동, 관산동, 화정1동, 화정2동을 선거구로 한다. 

고양시갑 민심 엿보기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는 생각 안 해봤어요. 타협해서 고양시를 살릴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경환 후보는 관심 없죠. 그동안 정의당만 계속 찍었어요. 지역구도 비례정당도 정의당을 찍을 거예요, 그래야 고양시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정동 남, 43세)

“(비례정당에 정의당을 찍을 것인가?) 그럼 당연한 거죠. 상정 언니 골수팬이에요” (화정동 남, 53세)

“지난 총선 때 심상정을 찍었어요, 그런데 한 가지 공약을 안 지키더라고요. 화훼마을인지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그리고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든 것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욕해요. 총선 때까지 가봐야죠. (원신동 남, 65세)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때마다 힘들어요. 투표 안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정당이 너무 많이 생겨나서 헷갈려요. 민주당이 국민을 배신한 거예요. 뒤통수 친 거지. 국민을 봉으로 아는 거죠.” (파주 남, 43세)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선거 현수막으로 걸었다. <사진=송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선거 현수막으로 걸었다. <사진=송희 기자>

“(민주당 문명순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있는 선거 현수막을 가리키며) 요즘은 저렇게 두 사람이 같이 서 있다고 해서 찍어주지 않아요. 옛날에는 무조건 1번을 찍었다지만. 요즘에는 뭐니 뭐니해도 경제, 배가 불러야 돼.” (원신동 여, 65세)

“지금은 국민들이 의식 수준이 높아져서 아무나 안 찍어요. 끌려다니지 않아요. 올바른 정치를 하는, 국민을 생각하고 돌보고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을 찍어야죠.” (흥도동 여, 65세)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하면 유권자 입장에선 마음이 덜 불편하겠죠. (투표용지가 두 장인데 어떻게 투표할 생각인가) 하나는 민주당, 하나는 정의당 줘야겠네요.” (성사동 여, 59세)

“지난 총선 때 정의당 찍었어요. 이번에도 투표해야죠. 비례정당도 정의당에 투표할래요. 통합당이요? 아니요, 생각도 안 해봤어요.” (주교동 남, 33세)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경기 고양시갑 후보자 지지도 <사진=출처 KBS뉴스>
▲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경기 고양시갑 후보자 지지도 <사진=출처 KBS뉴스>

진보 성향 강한 고양갑…민주당·정의당 후보 간 단일화 없을 듯

고양시는 원주민보다도 타지에서 이주해온 시민들이 많은 위성 도시인 만큼 진보세가 강한 곳이다. 16·17대 총선에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내리 2선을 했고, 19대 때부터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8년간 터줏대감으로 군림해온 곳이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실제로 보수정당보다 진보정당 지지가 훨씬 우세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도 민심이 비슷하게 나왔다. 한편 문재인 정권에 실망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지난달 31일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보 지지도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34.5%, 민주당 문명순 후보 33.5%로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이었다. 통합당 이경환 후보는 20.7%를 얻었고, 국가혁명배당금당 고평기 후보는 1.0% 지지율로 조사됐다. 

누구를 지지하는지와 상관없이 누가 당선될 것 같은지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심 후보가 당선될 것 같다는 응답은 39.6%로, 심 후보의 4선 성공을 전망하는 유권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문 후보와 이 후보가 각각 26.3%와 16.1%를 얻었다. 

그러나 심 후보가 안정권에 있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다져온 지역구임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와 지지도가 1.0%p밖에 차이 나지 않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후보 간 단일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KBS 의뢰, 3월 29~30일 고양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성인 500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5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마포구 연남동에서 n번방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 5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마포구 연남동에서 n번방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고양갑 터줏대감 심상정, 4선 노려 

이날 심상정 후보(61)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민을 포함한 모든 개인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 원씩을 4월 안에 지급하도록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후 오후 1시 40분 오현주 정의당 마포구 후보의 유세 현장을 지원하면서 ‘지금당장 n번방 해결촉구’ 집중 유세를 펼쳤다. 심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뿐 아니라 정의당 후보자들의 지역구를 돌며 함께 거리유세에 동행했다. 앞서 심 후보는 2일 이정미 후보가 있는 연수을과 4일 전주와 익산을 각각 방문해 유세에 함께 하는 등 후보들을 위한 전폭적인 지지를 이어나갔다. 

심 후보는 오후 4시쯤 다시 지역구로 돌아가 주민들과 만나며 선거 유세를 했다. 심 후보는 목소리가 쉰 상태로 “기득권 양당 정치를 끝내기 위해선 6번 정의당을 찍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서울대학교에서 시회교육학을 전공했다. 2004년 민주노동당 원내 수석 부대표를 통해 제17대 민주노동당 초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제19대 (통합진보당), 20대 국회(정의당)에서도 연달아 당선되었다. 심 의원은 지나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정의당 후보로 출마하였지만 낙마하였고, 현재 정의당 대표를 맡고 있다.

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가 유세 트럭을 타고 화정역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 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가 유세 트럭을 타고 화정역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쌍둥이 엄마 문명순, 고양의 가치를 두 배로

민주당 문명순 후보(57)는 같은 날 오후 화정역 광장과 덕양구청 뒤편 먹자골목 거리를 유세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집중 유세했다. 그는 “쌍둥이 엄마 문명순”이라며 “고양의 가치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과의 친분을 밝히며 “노무현·문재인과 인연있는 30년 은행 경력 서민금융전문가”라며 “저 문명순이 민주당이고 문재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서강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문 정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금융경제특위 위원장, 민주당 고양시갑 지역위원장, 금융경제연구소 이사 등을 역임했다. 

5일 오후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가 유세 트럭을 타고 화정역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 5일 오후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가 유세 트럭을 타고 화정역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이경환, 젊고 새로운 인물 포지셔닝

통합당 이경환 후보(53)는 화정 일대를 유세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집중 유세했다. 이 후보는 5일 본지 기자와 만나 “1번인 여당은 경제무능 심판을 받아야 하고, 6번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를 느낀 장본인이다. 본인이 연동형을 주장해서 엉망이 된 선거제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면 힘 있는 3선이 지역발전을 다 이룰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이룬 것이 없다. 이번엔 바꿔야한다는 바닥 민심이 있다”고 했다. 

이어 “1번(문명순 후보)은 전문가가 아니다. 금융 전문가라고 하는데 경력이 너무 짧다. 금융기관에서 노조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금융 정책 전문가로 주민들이 인식을 해줄지. 저는 법률 전문가임이 틀림없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서 20년 가까이 했다. 이런 차원에서 심상정의 대체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과거의 고양갑은 여성 정치가들이 많았다. 새로운 인물을 찾는다는 차원에서 보면 젊은 남성인 제가 적합하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및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현재 법무법인 가우 대표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고양시갑 당협위원장을 역임했다. 

세 후보의 공통 공약 ‘교통’

고양갑의 세 후보는 모두 지역의 시급한 해결 과제로 ‘교통’을 공통으로 강조하고 있다. 고양갑 선거구는 인근 지역과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고 개발에 대한 갈증이 강하다. 고양시에서도 일산을 제외한 원도심 지역으로, 원당 그린벨트 지역 등이 이곳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교외선을 복원해 복선 전철화를 약속했고, 이 후보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교외선 복원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경기도를 남북으로 분리해 경기북부청을 고양갑 지역에 유치하는 공약을 냈다. 심 후보는 시존 사업들의 지속적인 추진을 약속하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 착공과 고양선 확정 등을 들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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